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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합시다 -지혜, 말씀, 예수님- '12.10.14. 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14 조회수400 추천수8 반대(0) 신고

2012.10.14 연중 제28주일 지혜7,7-11 히브4,12-13 마르10,17-30

 

 

 

 

 



사랑합시다

 

-지혜, 말씀, 예수님-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사랑이 빠지면 허무의 어둠만 남습니다.


어제 어느 수도형제와

형제들에 대한 많은 비판의 말들을 주고 받은 후에

결론처럼 스친 생각은

불쌍히 여기는 연민의 사랑, 자비 하나뿐임을 깨달았습니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사랑은 모두에게 통하는 만민 공통어입니다.

말이 짧다 보니 표현은 단순할 수뿐이 없습니다.

함께 식사 도중 독일 어느 수사님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Do you like German rice(너는 독일의 쌀을 좋아하느냐)?”

 


점심 식사 중 나온 쌀밥은 우리와 같이 쫄깃쫄깃 차진 쌀이 아니라

낱낱이 흩어진 밥알들이었습니다.

식사 중에는 가벼운 유머가 적격입니다.

 


“German rice searches for independence, I like you more than German rice(독일의 쌀은 독립을 추구한다. 나는 독일 쌀보다 너를 더 좋아한다)”

 


아주 초급 영어지만

저의 사랑이 담긴 이 말에 폭소를 터뜨리며 서로 웃었습니다.


또 어느 베네스웰라 수사님이 슬며시 제 손을 잡기에

그의 이름을 물었습니다.

 


“My name is Alexsander(내 이름은 알렉산더이다).”

 


마침 수사님의 얼굴도 성인처럼 보였기에 즉시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Saint, Alexsander!(성인, 알렉산더!)”

 


이 또한 저의 사랑 담긴 호감의 표현입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아도 마음을 담기에는 짧은 한 마디로도 충분합니다.


오늘은 지혜와 말씀, 주님께 대한 사랑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첫째, 지혜를 사랑합시다.

 


지혜가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에서 샘솟는 지혜입니다.

지혜에 대한 사랑은 바로 하느님께 대한 사랑입니다.

 


오늘 1독서를 보면 저절로 지혜를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울어납니다.

지혜를 사랑하여 추구할 때 고귀하고 품위 있는, 행복한 삶입니다.

지혜란 보물을 지닐 때 세상 욕심은 저절로 사라져 초연한 자유를 누립니다.

 


“내가 기도하자 나에게 예지가 주어지고

  간청을 올리자 지혜의 영이 나에게 주어졌다.”

 


기도를 통한 하느님의 선물이 지혜입니다.


온 세상의 금도 지혜와 마주하면 한 줌의 모래이고,

은도 지혜 앞에서는 진흙처럼 여겨집니다.

 

진정 현자는 지혜를 건강이나 미모보다 더 사랑하고,

빛보다 지혜를 더 갖기를 선호합니다.

지혜에서 끊임없이 광채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지혜와 함께 좋은 것이 다 옵니다.

지혜의 손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재산이 들려있기 때문입니다.

 


1독서의 지혜 예찬이 참 아름답습니다.

이런 지혜를 사랑할 때 삶은 저절로 단순해지고 아름다워집니다.


지혜와 함께 가는 내적 아름다움입니다.

 

 

 

 

 



둘째, 말씀을 사랑합시다.

 


막연한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이 바로 지혜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사랑하는 것이 지혜의 첩경입니다.

막연한 하느님 사랑이 아니라 말씀을 사랑함이 바로 하느님 사랑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길도 말씀뿐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을 통해

인간의 본질은 말씀임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말씀을 사랑할 때 하느님을 닮은 ‘참 나’가 됩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 영혼의 영혼이요 생명이자 빛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

 


말씀을 사랑할수록

역시 우리 삶은 단순해지고 지혜로워지고 아름다워집니다.


저절로 세상 탐욕으로부터의 이탈도 이루어져

고귀하고 품위 있는 인간이 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사랑하지 않고는 참 나의 실현도 불가능합니다.

하느님 안에 있는 참 나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예수님을 사랑합시다.

 


우리가 볼 수 있는

하느님의 원성사(原聖事)가 바로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십니다.

진짜 사람은 지혜의 화신, 하느님 말씀의 화신인 예수님 한 분 뿐입니다.

 


이분을 사랑하여 따름으로 닮아갈 때

세상 것들로부터의 자연스런 이탈이요 영원한 생명의 구원입니다.


지혜에 대한 사랑, 말씀에 대한 사랑의 궁극의 실현도

예수님을 따름으로 구체화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궁극의 인간 모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계명을 다 지키고도

영원한 생명을 목말라 하는 구도자에게 답을 주십니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한 가지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났다 합니다.


과연 이 시험에 통과할 사람 몇이나 될는지요.

그대로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라 나선 주님의 제자들입니다.

 

바로 이 말씀의 충격으로 주님의 제자들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라 나선 3세기 사막의 안토니오 성인이었습니다.

 


막연한 예수님 사랑이 아니라

나눔과 따름으로 구체화되는 사랑이요 영원한 생명의 열매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하여 따라 나설 때

저절로 뒤따르는 버림과 비움, 나눔이요

바로 이게 하늘에 보물을 쌓는 일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지혜를 사랑하고 말씀을 사랑하고 예수님을 사랑합시다.

이 사랑은 곧장 하느님 사랑과 직결되어

우리를 단순하고 아름다운, 고귀하고 품위 있는,

주님을 닮은 ‘참 나(眞我)’의 삶으로 이끌어 줍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자신을 버리고 항구히 당신을 따름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십니다.

 


“부자들도 굶주리게 되지만,

  주님을 찾는 이에게는 좋은 것뿐이리라.”(시편34,1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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