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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16 조회수823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10월 16일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Oh you Pharisees!
Although you cleanse the outside of the cup and the dish,
inside you are filled with plunder and evil.
You fools!
Did not the maker of the outside also make the inside?
(Lk.11,39-40)



제1독서 갈라티아 5,1-6
복음 루카 11,37-41

작년에 책을 출판한 뒤에 아는 분들께 책을 한 권씩 보내드렸습니다. 특별히 생각되는 분들에게는 당연히 제 부족한 책을 보내드려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서였지요. 그러나 대부분이 책을 받으시고도 아무런 대답이 없더군요. 물론 고맙다는 인사를 받고 싶어서 책을 보내드린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받고도 아무런 소식이 없으니 원하지도 않은데 괜한 행동을 한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과 함께 조금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어떤 상대방의 응답을 바라는 마음은 진정한 나눔이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나눔이라는 것은 나의 입장에서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상대방의 입장에서 베풀어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응답이 없어도, 또한 상대방으로부터 어떤 부정적인 말을 듣는다고 하더라도 ‘사랑’이라는 관점에서 무조건 실천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사람들은 ‘형편이 넉넉해지면... 시간이 많아지면... 조건이 충분해지면...’ 등의 나눌 수 없는 이유들을 만들어 나가는 것 같습니다. 즉, 내 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이 나눔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줄 것이 없다고 생각되면 나눌 수 없다고, 그래서 뒤로 미루는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나눔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랑’의 관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사랑의 관점에서 상대를 바라보고 소통을 하다보면 자신이 가진 것이 없어도 나눌 것들을 발견할 수 있지요. 다시 말해서 따뜻한 미소, 좋은 말 한 마디, 남에 대한 배려 등등 할 수 있는 것들이 할 수 없는 것들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나눔에 있어서 조건을 바라는 것, 또한 나눌 수 없는 조건만을 찾아나서는 것. 어쩌면 당연한 말인 것 같지만 주님께서는 제일 싫어하는 원치 않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을 통해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의 모습을 이야기하시지요. 겉으로는 깨끗한 척, 고상한 척하고 있지만 사실 속은 너무나 더럽고 지저분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주님께서는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라고 말씀하시지요.

참된 자선을 베푼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앞서 말씀드렸듯이 조건을 생각하지 않는 것과 무조건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실천을 계속한다면 당연히 마음 역시 깨끗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깨끗한 마음을 통해서 우리 모두가 간절하게 원하고 있는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나의 자선에 대해 반성하게 됩니다. 얼마나 많은 것들을 나의 이웃들에게 나누고 있었을까요? 너무나도 나눌 것이 많은데도 나의 욕심과 이기심에 나누지 못하는 속이 지저분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말 속에 들어 있는 친절함은 자신감을 창조한다. 생각 속에 들어 있는 친절함은 정중함을 창조한다. 베푸는 곳에 들어 있는 친절함은 사람을 창조한다.(노자).
 



이 정도면 충분한데, 너무 많은 것들을 가지려는 것은 아닐까요?
사진은 피정의 집의 방 모습입니다.



 
깨어있는 삶.

언젠가 저의 형님께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해주셨어요. 주일미사에 참석하려고 집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윗집에 사시는 할아버지 한 분을 만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할아버지께서는 양복을 입고 있는 형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하네요.

“자네, 지금 출근하는가?”

형님께서는 웃으면서 “오늘은 주일이라서 출근하지 않습니다. 어르신.”이라고 대답하셨지요. 그랬더니 그 할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이야기하시더래요.

“매일 쉬다보니까 오늘이 주일인지도 몰랐네.”

매일 쉬다보니 날짜 가는 줄도 몰랐다는 말씀이지요.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생활해서는 안 됩니다. 하긴 매일의 삶이 똑같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지루해 하시고 힘들어 하십니다. 이런 분 역시 타성에 젖은 삶을 사시는 것이지요. 하지만 매일의 삶은 절대로 똑같을 수가 없습니다. 조금만 주의 깊게 바라보면 얼마나 다른 지를 그래서 주님께 감사할 수 있는 것입니다.

타성에 젖어 있는 삶을 과감하게 버리고, 대신 항상 깨어 있는 삶을 선택하십시오. 이렇게 깨어 있는 삶을 통해서만이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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