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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일단 불을 붙였으면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16 조회수717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28주간 수요일


< 불행하여라, 너희 바리사이들아! 너희 율법 교사들도 불행하여라! >


  
복음: 루카 11,42-46





구세주


 모스크바 화파 작, (1330 경)

 


     < 일단 불을 붙였으면 >

              어제 아침에는 냄비를 태워먹었습니다. 아침을 먹으려고 찌개를 가스레인지에 올려놓고 이것저것 꺼내어 먹으면서 냄비 올려놓은 것을 깜빡 잊었던 것입니다. 정말 깜짝 놀란 것은 온 집안이 탄 냄새로 가들 찰 때까지 바로 뒤에서 검게 타들어가고 있는 냄비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개구리가 천천히 온도를 높이면 물에서 튀어나오지 않고 그냥 죽어버린다는 이야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옷에까지 탄내가 베이는데도 모른 채 밥만 먹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이런 기억이 한 번 더 있습니다. 그 때는 학교에 다녀와서 라면을 먹기 위해 물을 불에 올려놓고 피곤해서 잠이 들었었습니다. 지금보다 상태가 훨씬 심각했었습니다. 연기가 온 집안을 채우도록 저는 잠만 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만약 물이 넘쳐 가스가 꺼졌다면 어떻게 할 뻔 했느냐고 크게 나무라셨습니다.

아주 단순한 진리입니다. 일단 불을 지폈으면 어쨌거나 그 불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 위에 올려놓은 것에 주위를 기울여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불 때문에 큰일이 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바리사이와 율법 교사들을 나무라십니다. 그들이 십일조를 강조하면서 더 중요한 계명인 의로움과 하느님 사랑에 대해서는 아랑곳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혹은 자신들도 힘겨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워놓고 자신들은 손가락 하나 움직이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예수님께 꾸지람을 듣는 이유는 이들이 소위 백성의 지도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사람 같았으면 듣지 않아도 될 말들이지만, 모세의 자리를 대신해 백성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 질타를 당하는 것입니다.

어떠한 자리에 앉겠다고 해 놓고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이 그 자리에 앉기 전에 할 수 있는 온갖 악한 행동보다 세상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일단 가스레인지를 점화 했다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제가 유학하며 공부할 때 이태리 한 교구에서 어떤 신부님이 동성애를 하다가 걸려서 사회적인 이슈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주교님까지 그 사람을 보호했다고 하여 문제가 커졌습니다. 그 사제가 교구청에서 근무했는데 동성애를 한 사람에게 교구청에서 사용하는 수표로 돈을 준 모양입니다. 이런 일 때문에 많은 사제들이 안 좋은 시선을 받아야만 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미국에서는 사제의 아동 성추행 문제로 재판비용을 대다가 한 교구가 파산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사제들 사이에 떠도는 소문이라 신빙성은 없을지 모르지만 수긍이 가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 때 처음으로 명동성당이 공권력에 짓밟힌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정부에서 사제들의 비리들을 내보이며 명동성당에 진입하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을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추기경님을 협박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추기경님이 눈물을 흘리며 공권력이 진입하는 것을 막지 못하고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근거 없는 이야기지만 같은 사제로서 그럴 수도 있었겠구나!’라고 수긍이 가는 것은 사제들의 문제가 아주 없을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은 수업하면서 신학생들에게 만약 원한다면 너무 깊이까지는 가지 않는 한에서 여자를 사귀어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사제가 되기 위해 통제 속에서 살다가 결국 사제가 되어 문제를 일으키면 자신의 영혼과 교회에 커다란 손해를 입히게 됩니다. 그러니, 아직도 그런 마음이 있다면 우선 만나보고 자신이 사제가 되기보다는 결혼이 더 좋은 것 같으면 자신과 교회를 위해 사제가 되기 전에 일치감치 나가고 아니면 확실하게 결정하라고 하였습니다. 아빌라의 데레사도 수녀들에게 자신에게 성소가 없는 것 같은데 수녀원에 계속 있으려고 하는 사람의 영혼은 그 구원을 책임질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영혼구원을 위해서라도 그런 사람은 수녀원을 빨리 나가달라고 청했습니다.

 

성철 스님은 매우 무서운 분이셨다고 합니다. 사진 찍는 것도 매우 싫어하셨습니다. 그러나 일단 사진을 찍으라고 허락을 하시면 수천 장을 찍어도 인상 한 번 찌푸리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자신이 일단 결정했으면 그것에 대한 책임은 확실하게 지는 것입니다. 불을 붙이기 전이 그 불을 감당할 수 있는지 먼저 잘 숙고해야 합니다. 그것이 자신과 교회를 위하는 일일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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