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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21 조회수410 추천수2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스즈키 히데코 지음 / 심교준 옮김

5. 죽음의 순간, 즐거운 추억을 이야기하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

의사한테서 가족 중 한 사람이 암으로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말을 듣는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대부분 격심한 혼란 끝 에 깊은 슬픔에 잠기게 되겠지요. 소중한 사람이 죽어야 할 운명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떤 마음 의 움직임을 겪게 될까요? 당사자가 아니라도 이런 경우에는 부 인ㆍ분노ㆍ거래ㆍ억울함ㆍ수용이라는 흐름을 갖게 됩니다. 즉 소 중한 사람의 죽음을 알게 된 사람은 죽음을 선고받은 본인과 비슷 한 마음의 변화를 경험합니다. 우선 '내 남편이 3개월밖에 못 산다니, 그럴 리가 없어' 하고 분 명한 사실을 없었던 일로 하려 합니다. 그러나 의사의 설명을 들으 면 더이상 부인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서서히 남편 의 상태가 나빠지면 그 사실은 더욱 확실해집니다. 그러면 '왜 하 필이면 내 남편인가?' 하는 분노가 솟구칩니다. '법 없이도 살아 왔는데, 왜 이리 가혹한 시련을 겪어야 하는가?' 하고 절망합니다. 분노를 터뜨릴 상대가 없음을 알게 되면 그 다음에는 기적을 바 라며 하느님께 매달리거나 의사나 치료 관계자에게 큰 기대를 겁 니다. 이런 과정을 '거래' 라고 하는 것은 '다 나으면 모범적인 삶 을 살겠어요', '욕심부리지 않겠습니다. 아이들이 직장을 갖게 될 때까지만ㆍㆍㆍ' 이라든지 '딸이 결혼할 때까지만ㆍㆍㆍ' 과 같은 조건부 희망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도 무리라는 것을 깨달은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죽을 때 까지 자신이 겪을 고통이나 당혹감, 그리고 이별 후의 쓸쓸함과 불 편함, 경제적인 문제 등 부정적 생각에 휩싸여 억울해하는 상태가 됩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물리치고 귀중한 시간을 소중히 여길 때 비 로소 운명을 수용하게 됩니다. 이 수용은 '이해' 에 이르는 단계와 는 다릅니다. 생각하면 힘들고 불쾌한 일들이 많지만, 이 슬픈 체험에도 반드 시 의미가 있고 괴로움을 받아들이는 것에 큰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입니다. 사이토 시게요시는 모친을 여윈 슬픔을 승화시켜 후세에 남는 단가(短歌)를 읊었습니다. 죽음에 가까운 어머니 옆에서 곁잠이 들면 먼 논에서 개구리 울음 소리 하늘을 뒤덮네. 내 어머니, 이제 떠나가시는 내 어머니 나를 낳으시고 젖 먹여 키우신 어머니 새끼 제비 두 마리 처마 밑 둥지에 남겨 두고 내 어머니는 이제 떠나가셨네. 살아 있는 사람 모두 모여서 내 어머니 떠나가시는 길 지켜보네, 떠나가심을. 어머니가 돌보시던 누에방에 혼자 들어가 보니 내 서글픔 끝이 없어라 - 「샥코우(赤光」의 '어머니의 임종 2,3' 에서 -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는 남은 시간을 함께 할 사람이 이 '수용' 단계에 이르렀는지 아닌지가 대단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앞으로 3개월 후에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남편에게 부인이 차분하게 사실을 받아들여 주면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죽음을 받 아들이는 것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인이 "여보, 이건 뭔 가 잘못된 거예요. 그럴 리가 없어요" 하고 부인하거나, "왜 우리 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해요?' 하고 분노하면 남편은 심한 고통을 느 끼게 됩니다.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에게 '죽을 때가 가까워졌어' 라든가 '당 신이 죽는다면---' 과 같은 말을 입에 올리면 조심성이 없다고 핀 잔을 듣게 됩니다. 또 본인이 '내가 죽으면---' 이라든지 '그래봐 야 고작 3개월이니까---' 라고 말하는 경우, "왜 그런 마음 약한 말을 하느냐?" 라든가 "그런 말 하지 말고 힘내요" 하고 용기를 주 는 마음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은 죽음을 생각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 단정짓 고 일부러 죽음과 관계없는 화제를 꺼내곤 합니다. 그러나 만일 죽음이 가까워진 사람이 부인 - 분노 - 거래 - 억울함의 과정을 통 해 '수용' 단계에 도달했을 경우, 주위에서 죽음을 피하려고 하면 본인은 오히려 초조하거나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가까스로 '수 용' 단계에 이르러 마음의 안식을 느끼며 깊은 생각을 나누기를 바 라는 그때,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상대가 제대로 받아주지 않으면 아무렇게나 내팽개쳐진 것 같고, 제대로 이해받지 못한 것에 대해 쓸쓸함이나 끝없는 고독을 느끼며, 그 결과 증상은 더욱 악화되어 갑니다. 병자는 육체적 고통 이상의 쓰라림과 적막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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