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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21 조회수556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10월 21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And surely I am with you always,
to the very end of the age.
(Mt.28,20)


제1독서 이사야 2,1-5
제2독서 로마 10,9-18
복음 마태오 28,16-20

얼마 전, 신부님들과 함께 두 대의 차량으로 지방에 내려갈 일이 있었습니다. 처음 가보는 곳이라서 저는 차에 부착되어 있는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집중하면서 운전을 했지요. 그런데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듣다보니 이상하게도 길이 막히는 곳으로만 안내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짧을 길을 안내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교통량이 많은 곳이라 짧아도 빠른 길은 아니었습니다.

힘들게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저와 함께 출발했던 다른 차는 도착한지가 한참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차의 운전을 했던 신부님에게 길을 잘 알고 있느냐고 물었지요. 하지만 이 신부님도 이곳이 초행길이라고 합니다. 단지 내비게이션의 안내만을 듣고서 운전했다는 것입니다. 똑같은 내비게이션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제조사에 따라 그리고 얼마나 자주 업그레이드를 해주냐에 따라 그 성능이 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이 내비게이션의 차이를 보면서, 우리들 마음속의 지도도 이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각자 각자의 마음속에는 지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즉,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도이지요. 그리고 우리는 이 지도를 보면서 하느님 나라를 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혀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은 옛날 지도를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요? 다시 말해, 옛날의 마음만을 간직하고서 과거에 연연하는 생활만 한다면 절대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또한 잘못된 지도를 가지고 있어도 목적지에 갈 수가 없습니다. 겉으로만 좋아 보이는 세상의 물질적인 것만을 쫓는 것이 바로 잘못된 지도를 간직하는 것으로, 이 역시 원하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게 만듭니다.

그러므로 제대로 된 지도를 내 마음 안에 간직해야 합니다. 이는 주님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주님의 뜻을 알기 위해 노력하고, 또한 그 뜻대로 살아갈 때 우리들은 제대로 된 지도를 내 마음 안에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가 있는 것입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당신의 뜻이 무엇인지를 말씀해주시지요. 바로 모든 사람들이 당신의 기쁜 소식을 전해 듣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십니다. 자기 혼자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그 누구도 예외 없이 행복할 수 있도록 주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이 바로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이 행하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만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우리가 전하는 그 기쁜 소식이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온 땅에 그리고 누리 끝까지 울려 퍼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전교가 쉽지는 않지요. 그러나 이 주님의 말씀에 용기를 갖게 됩니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따르는 사람과 함께 하시겠다는 주님의 이 사랑을 기억하면서, 이제는 철저히 주님께서 원하시는 삶, 기쁜 소식을 세상에 전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께 갈 수 있도록 해주는 좋은 지도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인연으로 엮어 만든 매듭이다(생텍쥐페리).


강의준비를 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내 책상이 이렇게 정신없다니...
혹시 내 마음도 이렇게 정신없는 것은 아닐까요?



무엇이 중요한가?

한 후배 직장인이 선배에게 묻습니다.

“선배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할까요? 아니면 ‘잘’ 하는 것이 중요할까요?”

그러자 선배는 아주 간단히 답변합니다.

“‘오래’ 하는 게 더 중요하다.”

‘바쁘다, 바뻐’를 입에 달고 살면서 항상 빠른 결과만을 요구했던 우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이 잘 하는 것이고, 열심히 사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곧바로 결과를 주시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하긴 예수님 스스로의 삶이 그러하셨지요.

3년의 공생활을 위해 자그마치 30년을 기다리며 준비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천천히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오래오래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열심히도 중요하고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주님과 함께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함을 묵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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