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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 순례, 관광 - 10.21. 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21 조회수356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2.10.21 주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전교주일)

 

이사2,1-5 로마10,9-18 마태28,16-20

 

 

 

 

 



선교, 순례, 관광

 

 

 

 


“Benedicite, Dominum(주님을 찬미하라)”

 


10월21일 주일,

로마의 안셀모 수도원에서

40여 개국 수도형제들이 라틴어로 바치는 아침 찬미가가 아름다웠습니다.


매일 주님 찬미를 통한 영적 샤워로 영혼을 깨끗이 하고

영적 보양(保養)으로 영혼을 튼튼히는 수도승들입니다.


라틴어로의 기도는 그대로 일치의 상징입니다.

주님을 찬미해서 관상가이고 주님의 찬미를 전해서 선교사입니다.

 


그저께는 로마에서 가장 큰 성당인 성 베드로 대 성당을 방문했고

이어 어제 토요일에는 그 다음으로 유명한

성 바오로 성당과 라테라노 성당에 이어 성모 마리아 성당을 방문했습니다.

 


거대한 공룡과 같은 성당을 방문하면서 떠오른,

‘선교’ ‘순례’ ‘관광’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제 일행뿐 아니라 무수히 끊임없이 찾는 사람들은

‘순례객’이라기 보다는 대부분 ‘관광객’처럼 보였습니다.


새삼 선교라는 말이 화두처럼, 큰 과제처럼 느껴졌습니다.

성 베드로 성당 앞에는

곧 시성될 여섯 분의 큰 초상화가 게시되어 있었지만

주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유럽의 교회는 서서히 고사(枯死)해가는 거목과 같습니다.

  세례는 우리로 말하면 돌잔치와 같고 누구나 탄생하면 세례를 받습니다.

  성당이 하는 일은 주로 세례에 이어 결혼식 그리고 장례식뿐입니다.

  내용상 전부 신자이지만 주일 미사에 오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안내하던 유학중인 제 수도형제의 설명이었습니다.


안셀모 대학의 ‘수도승신학’만 다루던 그 유명한 안셀모 대학의 대학원도

학생이 없어 ‘영성신학’으로 전환한다는 소식에

수도승 영성(monastic spirituality)을 늘 찾고 목말라하는 저에겐

참 안타깝고 아쉽기 짝이 없었습니다.

 



관상과 선교는 함께 갑니다.

하느님과 믿음이 실종되어 가는 시대에

참으로 하느님을 찾는 수도승 영성이, 관상이 절실합니다.

 


관상은 저절로 선교의 활동으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끊임없는 관상의 샘에서 좌우사방으로 흘러가는 선교의 강물입니다.

 


오늘은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전교주일입니다.

100% 세례 받은 신자라지만

고사해 가고 있는 유럽과 미국의 교회와 신자들에 대한

새로운 복음화, 재 선교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시점입니다.


예수님의 선교 명령이 참으로 엄중합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마태복음의 결론과도 같은 오늘 복음입니다.

온 세상이 복음 선포의 선교의 장입니다.

내 있는 자리가 세상의 중심이요 선교의 장입니다.


어제 동행하던 헌신적인 수도형제에 대한 덕담도 생각납니다.

 


“신부님 삶 자체가 살아있는 강론입니다.”

 


과장된 면도 있지만 진심이 담긴 저의 덕담이었습니다.


멀리 갈 것 없습니다.

가까이 있는 나부터 선교하는 것입니다.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을 깨달아

‘살아있는 강론’의 관상가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래서 끊임없이 하느님을 찾는 열정입니다.

구체적으로 하느님을 찾아 수도원이나 성전을 방문하여

미사와 기도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말하는

주님의 산, 하느님의 집, 시온, 예루살렘에 상징하는바

살아있는 하느님의 집인 수도원이요 성전입니다.

 


“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

  이는 시온에서 가르침이 나오고,

  예루살렘에서 주님의 말씀이 나오기 때문이다.”

 


저절로 관상과 선교가 아닙니다.

하느님의 집에서 끊임없이 하느님으로 충전되어

참 관상가요 성인이 되어 살 때 저절로 선교입니다.


모두가 관상가이자 성인의 ‘참 사람’이 되어 살라고 불림 받은 우

리들입니다.


주님은 모든 사람의 주님으로서,

당신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과연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습니다.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름으로 구원을 생생히 체험하는

하느님의 집인 성전입니다.


믿음의 회복이 절실합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마음의 귀만 열리면 들려오는 하느님의 말씀이요

마음의 눈만 열리면 곳곳에서 발견되는 주님의 현존입니다.

 

깨어있을 때 말씀을 통해 주님의 현존을 체험하고,

또 주님의 현존 체험이 우리를 깨어있게 합니다.

이렇게 말씀을 통해 주님의 현존에 깨어있는 자가

진정 관상가요 선교사입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은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당신 사랑으로 충전시켜 주시어

관상가가 되어 세상에 선교사로 파견하십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들이여,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갑시다.”(이사2,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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