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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 경청으로 치유되는 마음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23 조회수513 추천수3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스즈키 히데코 지음 / 심교준 옮김

5. 죽음의 순간, 즐거운 추억을 이야기하자 경청으로 치유되는 마음

'거래' 단계가 되면 상당히 온화해집니다. 아직 분노는 남아 있 지만 이쪽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주고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억울함' 의 단계에 들어가면 차츰 병이 악화되어 환자는 낙심해 버리기 쉽습니다. 모든 것을 잃는 상실감과 공허감에 시달 려 인생의 밝은 면이 보이지 않게 됩니다. 여기서 돌보는 쪽은 어 떻게 번민의 내용을 잘 이끌어 내는가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병자 에게는 위로의 말은 들리지 않고 즐거운 이야기를 들어도 쓸쓸한 한숨만 나오므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때 가장 좋은 것은 부드럽게 손을 잡고 곁에 가만히 있어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슬픔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기도드리는 것 입니다. 죽음에 임박한 사람의 이야기를 '적극적 경청' 이라는 태 도로 들어주면 한층 더 이상적입니다. 적극적 경청에는 '비판하지 않는다', '동정하지 않는다', '가르 치려고 하지 않는다', '평가하지 않는다', '창찬하지 않는다', '격 려하지 않는다' 등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우리는 괴로워하는 사람의 번민을 들을 때는 "괜찮아요. 틀림없 이 좋은 일이 있을 거예요" 라고 위로하거나, "조금만 더 노력하면 어떻게 되겠지요" 라고 격려합니다. 또 기뻐하는 사람에게는 '애쓴 보람이 있군요" 라든지, "잘됐어요. 평소에 잘했으니까" 등과 같이 평가합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기 의견을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특히 중병 으로 괴로워하는 소중한 사람이 번민이나 괴로움을 털어놓으면 왠 지 힘을 북돋아 주고 싶은 것이 사람된 인정이겠지요. 죽음을 앞두고 억울해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듣는 사람의 마음도 어둡게 합니다. 사람은 죽음이나 병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 강한 두 려움을 느낍니다. 그 이전에 이미 환자의 두려움이나 불안에 감염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두려움은 더욱더 억제하기 어렵습니다. 그 래서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를 날려버리고 싶은 욕구에서 도리어 밝게 행동하고 힘찬 말을 하고 활기를 북돋아 주는 단어를 계속 지 껄입니다. 적극적 경청에서는 이런 반응을 일절 보이지 않습니다. 상대의 생각을 이끌어 내는 것도 아니고, 적극적인 질문도 하지 않으며, 단지 상대의 말에 주목하여 깊이 귀를 기울이는 것뿐입니다. 상대가 말하는 것을 '나는 당신의 말을 이렇게 받아들였습니다. 잘못 듣지는 않았는지요?' 라는 기분으로 확인합니다. 즉 상대방이 전하고자 하는 것을 '이렇게 받아들였습니다' 라는 기분으로 반복 해서 말함으로써 상대방이 말하고자 한 것을 보다 명확하게 합니 다. 즉 듣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의 '말씀의 거울과 같는 존재' 가 됩니다. 말하는 사람은 자신이 말한 것을 되돌려 받음으로써 새로 운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오직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기만 합니다. 특히 상대방이 전하고자 하는 기분과 메시지를 헤아리도록 진지하게 귀를 기울입 니다. 그러면 불가사의하게도 말하는 사람은 차츰 자신이 제기한 문제나 감정 처리를 스스로 해결해 가는 지혜를 내게 됩니다. 적극적 경청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기 마음을 비우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추면 됩니다. 이렇게 함 으로써 번민하는 사람이 치유되는 것을 도와줄 수 있고 서로 깊이 이해하고 싶어하는 사람과 진정한 통교가 가능합니다. 힘없이 누워 있는 환자를 보면서 건강한 사람이 잊기 쉬운 것은, 그들은 많은 것을 알고 싶어하고 많은 것을 말하고 싶어한다는 것 입니다. 큰 비극에 직면했을 때 누구라도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 일까? 무엇이 안 좋았던 걸까?' '어떻게 하면 좋았을까?' 하는 의 문을 갖게 됩니다. 이것은 그 사람의 모든 것과 관련된 의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안고 있는 고통을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고 싶어하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듣는 사람은 그가 알고 싶어하는 것에 대해 명확하게 응 답할 수는 없습니다. 죽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는 없기 때문입니 다. 죽음에 직면한 사람도 상대방이 자신의 의문에 해답을 주리라 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말하는 것으로 의문을 해소하거나 해답 을 얻으려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본능적 행위입니다. 자신의 비참한 상황, 고통스 러운 마음을 누군가에게 밝힘으로써 무엇인가 지혜가 솟아나고 밑 바닥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고통 그 자체는 바뀌지 않 아도 누군가가 내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사람이 있음을 알 게 되면 마음은 차츰 치유됩니다. 거꾸로 그 고통을 마음속에 가둬 두면 고통은 더욱 늘어납니다.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만으로도 고 통을 극복하는 힘이 나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듣는 사람이 '뭔가 위로가 되는 말을 해야 하는데---', '도움이 되는 말을 해줘야 하는데 ---' 하는 마음이 앞서면 말하 는 사람은 자기 마음속으로 깊이 파고들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 적극적 경청의 효과가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적극적 경청 은 오로지 상대방의 얘기를 듣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깊은 곳에 감추어져 있는 '극복할 수 있는 힘' 을 이끌어 내줍니다. 그러나 적극적 경청은 하루아침에 간단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 니다. 평소에 훈련을 해야 합니다. 이 경청법은 죽음이 임박한 사 람만이 아니라 번민이나 괴로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도 효과를 발휘하는 마법입니다. 학교 문제로 고민하는 자녀나 직장 일로 마 음이 불편한 동료, 가족 관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 등에게도 적극적 경청을 하면 괴로움이 줄어드는 새로운 지혜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나는 죽음을 앞둔 환자들과 만날 때, 그 사람의 손을 잡고 조용 히 호흡을 맞춥니다. 이것은 적극적 경청을 보다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지혜입니다. 그가 천천히 숨을 쉬면 나도 천천히 숨을 쉬고, 잔기침을 하며 가쁘게 숨을 쉬면 나도 기침을 하며 숨을 쉬다가 점 점 깊은 호흡으로 옮겨갑니다. 그렇게 하면 그와 나는 깊은 우주와의 일체감에 가득차게 되어 우주의 힘이 내 손을 통해 병자에게로 흘러가는 듯한 느낌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사람이 본래 간직하고 있는 자연 치유력이 생겨나 경우에 따라서는 병이 완전히 치유되거나 회복하게 됩니 다. 병이 치유되지 않더라도 육체의 깊은 곳에 있는 편안한 영혼이 일깨워져 얼굴에 온화한 표정이 나타납니다. 이런 일체감을 느끼 면, 환자 쪽에서 먼저 입을 엽니다. 나는 그때부터 그 사람의 얘기 를 경청합니다. 이야기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고 단 한 마디나 몇 마디에 그 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자기 인생을 회고하거나 다른 사람을 화 제로 삼아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여튼 환자가 생각하는 대로 말하게 하면서 때때로 '그때 당신은 이런 기 분을 느꼈군요' 라고 확인합니다. 그러면 아무리 입이 무거운 환자 라도 마음 깊은 곳에 생각이 이르게 되어 적절하게 자신이 가장 하 고 싶은 말을 표현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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