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24 조회수915 추천수1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10월 24일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It will be good for that servant whom
the master finds doing so when he returns.
(Lk.12,43)


제1독서 에페소 3,2-12
복음 루카 12,39-48

어제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동네 대형 마트에 다녀왔습니다. 낮 시간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한산했지요. 그런데 하행 에스컬레이터에서 아이 두 명이 위로 뛰어 올라가며 장난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행 에스컬레이터와 반대 방향인 위로 뛰어 올라가기라 쉽지가 않습니다. 제자리에 머물러 있거나 아니면 오히려 뒤로 밀려 날 수밖에 없지요.

그렇게 잘 올라가지 못하는 것에 즐거워하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요즘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뒤로 밀린다고 하지요. 그래서 스펙이라는 것을 쌓기 위해 항상 많은 것을 배워야 하고, 입에 ‘바쁘다 바뻐!’를 달고 살면서 늘 바쁘게 뛰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모습이 혹시 역행하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요? 사실 하행 에스컬레이터에서 반대 방향인 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아래로 내려가는 원래의 방향으로 가면 훨씬 편하고 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잘못된 것처럼 생각하면서 불안해하지요.

많은 이들의 주님께서 제시해주는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려 합니다. 다시 말해 주님께서 우리에게 제시해주는 사랑의 길이 아닌, 나의 욕심을 채우는 길, 싸워 이기는 경쟁의 길로 가려하니 역행을 하면서 계속 힘차게 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오늘 예수님께서는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 주인의 뜻대로 일하는 종이야말로 행복하다고 말씀하시지요. 주인이 보는 앞에서만 일하는 척하고, 주인이 없으면 대충 대충 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종이라는 사실을 주인이 알게 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당장 해고를 시킬 것입니다. 그러나 주인이 보든 보지 않든 상관없이 언제나 자신의 일에 충실한 종이라는 사실을 주인이 알게 된다면, 주인은 이 종에게 모든 권한을 줄 것이며 웬만한 실수는 가볍게 눈 감아 주지 않겠습니까?

주님께서는 이렇게 주인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종처럼, 우리 역시 하느님 아버지께 인정받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이 삶이 바로 역행의 삶이 아니라 순행의 삶, 정상의 삶입니다. 그리고 이 정상적인 삶이 주님께서 명령하신 사랑의 길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자의 모습인 것입니다. 이를 통해 주님의 인정을 받아 행복의 길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내 안에 있는 주님의 뜻을 거부하는 모든 이기심, 욕심, 미움, 그리고 부정적인 생각들을 깔끔하게 버려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언제 오실지 모르니까요.

 

결혼이란 단순히 두 사람의 영적 교감이 아니다. 잊지 않고 쓰레기를 내다 버리는 일이기도 하다(조이스 브라더스).



스테이플러. 자그마치 25년동안 함께 했던 것입니다.
신학교 들어갈 때 구입했던 것인데 아직도 가지고 있는 것.
당시 아끼던 것들은 다 없어지고, 평범한 이것만 남았을까요?
아무튼 이것을 보면 옛날의 추억이 떠오르며, 행복해집니다.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저는 마라톤 선수가 무조건 앞만 보고 뛰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마라톤 선수 역시 사전에 어떤 레이스를 펼칠지 작전을 세운다고 하더군요. 만약 힘이 남아돈다고 전속력으로 질주하면 자기 페이스를 잃고 얼마 못가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뛸 때 다른 사람이 빨리 뛴다고 나 역시 빨리 뛰어서도 안 된다고 합니다.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모든 힘을 다 쏟을 수 있도록 적절하게 배분하는 작전이 필요한 것입니다.

어쩌면 인생 역시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야 순간순간 주어지는 실수나 실패에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단기적으로 실패처럼 보여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마라톤을 뛸 때 내 앞에 뛰고 있는 수많은 사람에게 동요되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길에서도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서 살아서는 안 됩니다. 그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결국 그는 ‘그’고 나는 ‘나’입니다. 비교는 행복을 쫓아내는 열쇠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오로지 나만을 바라보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살아가는 것, 현명하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비결이 아닐까요?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