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성음악 지침」으로 보는 전례음악 Q&A
노래도 기도… 전례 거룩함 온전히 담아낼 수 있어야 “말로 하는 미사랑 노래로 하는 미사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왜 알아듣지도 못하는 라틴어로 된 그레고리오 성가를 부르나요?”, “미사 중 아무 악기나 연주할 수 있나요?” 많은 신자들이 한 번쯤 가졌을 법한 성음악에 대한 궁금증들이다. 이 모든 궁금증에 대한 답이 담겨 있는 책이 바로 주교회의 전례위원회에서 펴낸 「한국 천주교 성음악 지침」(이하 「성음악 지침」)이다. 「성음악 지침」의 내용을 토대로 신자들이 흔히 갖는 성음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본다. 괄호 안의 숫자는 위 책의 항 번호다. Q. 꼭 노래를 불러야 하나요? A. “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에 풍성히 머무르게 하십시오. 지혜를 다하여 서로 가르치고 타이르십시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를 불러 드리십시오.”(콜로 3,16) 널리 알려져 있듯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사랑하는 사람은 노래를 부른다”고 했으며,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두 배로 기도한다”라는 말도 있다. 「성음악 지침」에 따르면 미사 거행에서 교우들의 특성과 전례 회중의 능력을 고려하면서 ‘교회적 측면을 더욱 분명히 보여 주는 노래’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평일미사에서는 전례문을 반드시 모두 노래하지는 않더라도 주일과 의무 축일 미사에서는 봉사자들과 교우들의 노래가 빠지지 않도록 온갖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9항) Q. 그레고리오 성가는 왜 부르나요? A. ‘노래는 똑같이 중요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로마 전례에 고유한 그레고리오 성가가 첫 자리를 차지한다. 교회는 그레고리오 성가에 대한 연구와 교육뿐만 아니라 올바른 사용을 위하여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이를 장려해야 한다. 그레고리오 성가는 그 특성상 성음악 발전을 위한 매우 중요한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10항) 신자들 중에 라틴어 성가나 그레고리오 성가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이들이 있다. 왜 우리말이 아닌, 알아듣지도 못하는 라틴어로 된 성가를 부르냐는 것이다. 하지만 그레고리오 성가는 교회의 오랜 전통이자 문화로, 음악(musica)이 아니라 노래(cantus)로서의 기도다. 또한 날이 갈수록 여러 나라의 신자들이 함께 모이는 기회가 많아지므로 적어도 미사 통상문의 몇 부분, 특히 신경과 주님의 기도는 신자들이 라틴어 노래로 함께 부를 줄 알면 매우 좋다는 것이 교회의 입장이다.(10항) Q. 미사 중 아무 악기나 연주할 수 있나요? A. 전례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악기는 오르간이지만 다른 악기들은 지역 직권자의 판단과 동의에 따라 성전의 품위에 알맞고 예배의 아름다움에 기여하며 신자들의 교화에 도움이 된다면 허용될 수 있다.(31항) 한국교회 교구들에서는 관악기, 현악기도 사용할 수 있으나 금관 악기와 타악기는 특별한 경우에 신중하게 검토해 사용하도록 돼 있다.(31항) 악기 사용은 거룩한 목적에 알맞아야 하고, 신자들의 노랫소리를 압도해서는 안 된다.(32항) Q. 성가대의 특송에는 제한이 있나요? A. 사실 특송이라는 말은 이 노래의 전례적 성격을 잘 드러내지 못하므로 ‘영성체 후 찬가’라는 말이 더 바람직하다. 전례 성가에서 중요한 것은 곡조가 아니라 가사다. 성가에 붙여진 가사는 성경과 전례의 샘에서 길어 올려져야 하며, 그 내용은 전례 행위와 밀접히 결합돼야 한다. 성경 본문이든 전례 본문이든 쉽게 음악을 만들려는 의도로 본문을 의역해서는 안 된다.(19항) 이 같은 맥락에서 대중가요나 가곡 등을 영성체 후 찬가로 부르는 것은 부적절하다. [가톨릭신문, 2019년 9월 1일, 김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