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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행복한 청소부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29 조회수741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 겨자씨는 자라서 나무가 된다. >


복음: 루카 13,18-21






푸른 왕관의 성모



라파엘로 작, (1510-1511), 파리 루브르 박물관



     < 행복한 청소부 >

     모니카 페트가 글을 쓰고 안토니 보라틴스키가 그림을 그린 [행복한 청소부]란 책이 있습니다.

외국에는 유명한 사람들의 이름으로 길을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일에 사는 한 청소부는 이런 음악가와 작곡가들의 이름이 거리명으로 쓰인 표지판을 닦는 일을 하며 평범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의 직업을 사랑하고는 있었습니다.

어느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글루크 거리의 표지판을 닦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꼬마아이와 엄마가 길을 걷다가 아이가 엄마에게 하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표지판의 글자 획을 청소부 아저씨가 지웠다며, 글뤼크 거리가 아니냐고 묻고 있었습니다. 청소부 아저씨는 당황했습니다. 자기가 평생 동안 닦아왔던 표지판의 이름들이 유명한 음악가나 작가들의 이름인지 코앞에 두고서도 그들에 대해서 거의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날부터 청소부는 작가들이 쓴 책을 읽으며 그들에 대해 공부했고, 오페라 공연을 보면서 음악을 연구했습니다. 마침내는 그는 파란 사다리에 올라가 표지판을 닦고 있을 때, 글뤼크 거리에서는 글뤼크에 관한 이야기를, 괴테거리에서는 괴테의 소설에 대해서 자신에게 강연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지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청소부 아저씨가 읊어대는 노래와 시구절을 듣고 감동받았고, 그 소문이 퍼져 그의 설명을 들으려고 하나 둘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개의 대학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행복한 청소부 아저씨는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파란 사다리에 올라 자신이 사랑하는 직업, 청소부의 일을 계속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늘나라를 겨자씨와 같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정원에 심었더니 나무가 되어 하늘의 새들까지 깃들이기 되었습니다. 또 하늘나라는 누룩과 같다고 합니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온통 부풀어 올랐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려고 하는 것은 하늘나라의 행복을 위한 재료가 있는데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의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그 행복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겨자씨가 있어도 가져다가 심지 않으면 나무로 자랄 수 없고, 아무리 누룩이 있어도 밀가루 안에 넣어 반죽하지 않으면 쓸모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하늘나라의 행복이 주어지기는 했지만 그것을 가져다 내 안에 넣어 자라게 하거나 나의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행복한 청소부는 하늘나라의 씨가, 혹은 누룩이 바로 자신이 닦고 있는 길의 표지판임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것을 비로소 자기의 것으로 만들고 났더니 같은 일을 반복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행복은 하느님의 말씀을 나의 것으로 만들어 내 안에서 열매 맺게 하고 나의 모든 것이 변하게 만들 때 완성됩니다.

 

가끔은 강의를 할 때 가르치는 것들을 받아들이려하지 않는 반응들을 보게 됩니다. 특히 성모님에 관해서 가르치면 가톨릭 신자들이 오히려 더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면 성모님이 하느님의 첫 번째 피조물이라든가, 은총의 중재자라든가, 성모님의 믿음으로 성찬례가 이루어진다고 하든가, 성모님을 통해서 새로운 계약이 맺어졌다고 하거나, 그리스도와 교회의 중재자, 혹은 공동구속자라고 하면 가톨릭 신자들도 거부감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들은 교회의 정식적인 가르침으로 교회문헌에 나와 있거나 현 교황님과 요한 바오로 2세께서 가르치신 내용들입니다. 어쩌면 우리나라에서는 개신교의 반응을 두려워한 나머지 가르치지도 않고 그래서 배우지도 못하는 성모님에 관한 보물들입니다. 그러나 이것들을 배워 알게 되면 우리 신앙은 훨씬 더 풍요로워집니다.

 

씨앗이 있다면 우리 안에 심어 열매를 맺게 합시다. 누룩이 있다면 소화시켜 나의 것으로 만듭시다. 사랑하면 그만큼 더 많이 알려고 합니다. 모르는 분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사랑하는 만큼 행복합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들이라도 그저 모르는 남의 표지판처럼 닦고만 있지 말고 더 공부하여 나의 것으로 삼읍시다. 훨씬 더 큰 행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나라는 가져다가심거나 넣을 때에만 내 안에서 완성됩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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