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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30 조회수843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10월 30일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What is the Kingdom of God like? To what can I compare it?
It is like a mustard seed that a man took and planted in the garden.
When it was fully grown, it became a large bush
and the birds of the sky dwelt in its branches.
(Lk.18-19)


제1독서 에페소 5,21-33
복음 루카 13,18-21

지난 10월 26일부터 29일까지 호주 한인공동체인 Broken Bay 성당 10주년 기념 특강을 무사히 잘 마치고 왔습니다. 4박 5일의 짧은 일정이었는데도 상당히 보람 있었던 시간이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사실 여행도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 것도 아니었지만, 호주에 사시는 교우들의 모습에서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었지요. 부족한 저의 강의에도 불구하고 지루해하지 않으시고(하품 하시는 분이 몇 분 계시기도 했지만) 저의 강의를 받아 적으면서 또한 저의 말에 대해 적절한 반응까지 취해주시기에 신나게 강의를 할 수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멀리에서도 차를 타고 오시는 등, 한인 교우들의 모습 안에서 주님 말씀에 대한 갈망과 열정이 보였기에 더욱 더 힘차게 강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처음 강의만을 위해 호주에 간다고 했을 때, 아쉽기도 했고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처음 가보는 곳인데 또 좋은 곳도 많다는데, 제가 좋아하는 여행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러나 이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더 큰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훨씬 더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놀고 즐기는 것도 또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왜 이 사랑을 항상 나중에 행동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할까요? 이 사랑의 모습은 처음에는 무척 작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작은 관심, 작은 희생, 작은 나눔을 통해 시작되는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사랑은 점점 더 커져서 나의 모든 아픔과 어려움들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며 동시에 삶의 의미를 간직할 수 있게 만듭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겨자씨와 누룩을 하늘나라에 빗대어 말씀해주십니다. 아주 자그마한 겨자씨가 자라서 새들이 깃들일 정도로 큰 나무가 되는 것처럼, 또한 적은 누룩이 밀가루 반죽을 크게 불리는 것처럼 하느님 나라 역시 세상의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에서 시작해서 하느님에 의해서 커다란 열매를 맺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하느님 나라의 완성은 사랑에 의해서만 가능합니다. 주님께서 그토록 강조하셨던 사랑이지요. 원수까지도 사랑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당신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는 죽음을 통해 보여주셨던 사랑이었습니다. 그 사랑이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보잘 것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헛된 것으로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마치 깨알보다도 작은 겨자씨처럼, 또한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누룩을 보면서 사랑도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이라고 말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는 미래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 작은 겨자씨가 커다란 나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보잘 것 없는 누룩을 통해 밀가루 반죽을 크게 불리게 된다는 것을 안다면 어떻겠습니까? 처음의 작고 보잘 것 없는 그 모습에 뭐라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사랑이라고 포기하고 거부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를 통해서만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의 내비게이션은 한 사람의 등짝인지도 모릅니다. 좋은 친구, 닮고 싶은 사람, 사랑하는 누군가의 등. 그걸 바라보고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방향입니다(이동률).



Broken Bay 한인 교회



 
 
하느님의 부르심

한인공동체 강의 때에 보았던 한 아이가 생각납니다. 이 아이는 제가 강의할 때 맨 앞에 않아 있었습니다. 현재 5학년인 아이, 그런데 이 아이가 강의 직전에 제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신부님, 강의 기대할게요.”

어른들에게 종종 듣는 말을 아이에게 듣다보니, ‘뭐지?’라는 의문사가 저절로 나오더군요. 그리고 강의 뒤에는 “신부님, 강의 정말 좋았어요.”라고 말합니다.

이 아이는 커서 신부님이 되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집에서 가끔 미사 연습도 한다고 하네요. 초코파이를 성체로 삼으면서 그리고 이 아이의 남동생이 옆에 서서 복사를 서게 하면서 진지하게 연습을 한다고 합니다.

이 아이의 열정이 식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 그래서 사제가 되겠다는 그 마음이 없어지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사실 어렸을 때는 성소의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열정이 사라지고 동시에 하느님의 부르심은 잊힙니다. 왜 그럴까요?

하느님의 부르심을 키우는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첫 번째 자리에 모시지 못하고 세속의 것들을 첫 자리에 모셨기 때문입니다. 기도보다는 세속의 것들에 더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이웃을 사랑하기 보다는 남을 판단하고 단죄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이들의 성소가 계속 성장해서 훌륭한 주님의 제자가 더 많아지길 여러분 모두 기도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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