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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 10.31. 수,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31 조회수366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2.10.31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에페6,1-9 루카13,22-30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구원은 좁은 문에 있습니다.

넓고 편한 문이 아니라 좁고 힘든 문입니다.

좁은 문을 통과해야 구원입니다.

 


밖에선 넓은 문인 듯해도 가까이 들여다보면 모두가 좁은 문입니다.

출산율 최저에 자살률 최고라는 이 땅의 현실이 그대로 좁은 문입니다.

세상에 태어나는 것도 좁은 문이요 끝까지 살아남는 것도 좁은 문입니다.

 


좁은 문의 현실에 절망하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자살 충동을 겪고 또 실제 자살하는지요.


잘 살고 못 살고는 차후 문제이고

끝까지 좁은 문의 현실을 살아내면 구원입니다.

 


사실 굳건한 믿음으로 희망 없는 세상,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하루하루 좁은 문을 통과하며 살아가는 분들을 보면

고맙고 감동스럽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어떤 사람이 주님과 주고받은 대답이 의미심장합니다.

 


“주님, 구원 받을 사람은 적습니까?”

 


희랍어로 미래시제가 아니라 현재시제입니다.

지금 여기서 구원 받을 사람의 숫자가 적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예수님의 답변입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구원 받을 사람의 숫자를 물었는데 주님은 구원의 좁은 문을 제시합니다.


지금 여기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는 좁은 문들입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좁은 문이 아닙니다.

사람마다 다 다른 좁은 문들입니다.

 


누구와 좁은 문을 비교할 것도 없이 내 좁은 문을 통과하면 구원입니다.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야 하듯

날마다 자기에게 주어진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하는 구원의 여정입니다.

 


좁은 문의 여정,

하루하루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며 노력하는 삶의 여정입니다.


말이 아닌 삶으로 입증되어야 합니다.

 


주님은 그 노력하는 삶을 보십니다.


값싼 은총도, 값싼 구원도 없습니다.

좁은 문의 여정,

결코 요행이나 비약, 도약도 없고 첩경의 지름길도 없습니다.

 


주님과의 외적 친분으로도 어림없습니다.


주님과 함께 있는 자들이

주님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문을 열어 달라 간청하지만

주님의 답변은 냉랭합니다.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은 자들아!”

 


나보다도, 다른 누구보다도 나를 잘 아시는 주님이십니다.

좁은 문을 통과하면서

주님과의 깊은 관계를 통해 주님을 서로 알아감이 제일입니다.


사실 좁은 문을 통과하며

주님과 사랑과 믿음, 희망의 관계도 깊어지기 마련입니다.

세상 누구도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주님만 알아주면 충분합니다.

 


“그러나 동쪽과 서쪽, 북쪽과 남쪽에서 사람들이 와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보라,

  지금은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이들이 있고,

  지금은 첫째지만 꼴찌가 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좋은 위로와 격려가 되는 말씀입니다.

동서남북, 세상 곳곳에서 좁은 문의 여정에 충실했던 자들이

모두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참석해 있음을 봅니다.


언제 어디서든 좁은 문의 여정에 충실한 자를 불러

하느님 나라의 구원 잔치에 참석시키는 주님이십니다.


그러나 좁은 문의 통과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좁은 문들이요 마지막 죽음의 좁은 문입니다.


살아갈수록 익숙해져 쉬운 삶이 아니라

오히려 살아갈수록 힘든 삶이라 함이 맞습니다.


아무리 좁은 문들을 잘 통과해 왔어도

지금, 앞으로 통과 못하면 다 헛일입니다.


바로 첫째가 꼴찌가 되는 경우입니다.


비록 좁은 문들을 잘 통과해오지 못했어도

지금부터 앞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해 좁은 문들을 통과하면

그대로 구원입니다.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경우입니다.

 


좁은 문이 마냥 좁은 문은 아닙니다.

밖에서는 좁은 문으로 보여도

내적으로는 갈 갈수록 넓은 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느 후배 수도사제의 분도규칙에서 인용한

다음 서품 상본의 구절이 이를 입증합니다.

 


“그러나 결점을 고치거나 애덕을 보존하기 위하여

  공정한 이치에 맞게 다소 엄격한 점이 있더라도,

  즉시 놀래어 좁게 시작하기 마련인 구원의 길에서 도피하지 말아라.

  그러면 신앙에 나아감에 따라

  마음이 넓어져 말할 수 없는 사랑의 감미로써

  하느님의 계명들의 길을 달리게 될 것이다.”(성규: 머리47-49).

 


사랑의 감미로 마음이 넓어져 갈 때

좁은 문은 내적으로 점점 넓은 문이 되어 간다는 것입니다.


관계의 어려움이 상징하는바 바로 좁은 문입니다.

주님 안에서 좋은 관계가 넓은 마음으로 좁은 문의 통과를 용이하게 합니다.

바오로의 말씀이 좋은 가르침입니다.

 


“자녀 여러분, 주님 안에서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아버지 여러분,

  자녀들을 성나게 하지 말고, 주님의 훈련과 훈계로 기르십시오.”

 


“종 여러분,

  …사람이 아니라 주님을 섬기는 것처럼 기쁘게 섬기십시오.”

 


비단 부모와 자녀, 주인과 종의 관계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가

주님 안에서 사랑으로 이루어 질 때

인간관계의 좁은 문 통과도 용이해 질 것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일상의 좁은 문들을 잘 통과할 수 있는 지혜와 힘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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