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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 죽음에 대한 허가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02 조회수398 추천수2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스즈키 히데코 지음 / 심교준 옮김

5. 죽음의 순간, 즐거운 추억을 이야기하자 죽음에 대한 허가

시한부 선고를 받지 않아도 중병에 걸린 사람은 대개 짐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환자들은 아무리 "이제 좋아질 거예요" 하는 말 을 들어도 죽음이 임박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립니다. 그 런 사람 중에는 격려하는 말을 듣는다든가, 일시적인 위안을 받는 다든가 해서 죽음에서 눈을 돌리게 하기보다는 헤어짐의 슬픔이나 죽음에 대한 불안을 솔직하게 나누고, 저 세상으로 떠나기 전에 여 러 가지 못다한 말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죽어가는 사람은 가족과 주위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을 무시한다든지 죽음을 감추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면, 자신의 생각 을 말하지 못합니다. 모두의 배려나 위로의 마음을 무시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위 사람이 환자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환자 스스로 죽음을 전제로 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어렵습니다. 인생의 종착점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많은 사람은 그것을 수용하기보다 잊어버리고 싶어합니다. 이처럼 상반된 기분 의 양끝을 왔다갔다하는 것이 환자의 내면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가족과 함께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서로 진정한 마음을 나누면서 안식의 시간을 함께 하기를 바라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또 환자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자신의 죽음으로 가족들이 비탄에 잠길 것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죽은 후에 가족들 이 외로움과 슬픔을 견디면서 살아가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너무 나 괴롭습니다. 자신이 저 세상으로 떠난 후에도 남은 가족들은 모 두 힘차고 밝게 살아주기를 바라는 것이 죽어가는 사람의 소원입 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들이 자신의 죽음을 빨리 수용해 주기 를 바랍니다. 가능하면 아직 의식이 있을 때 그것을 확인하고 안심 하고 싶어합니다. 죽어가는 사람에게 "당신이 안 계셔도 우리는 괜찮을 거예요" 하 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말은 죽음을 재촉하는 것으로 들릴 수도 있고, "빨리 돌아가 주세요" 라고 부탁하는 것처러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병자를 편안하게 해주려면 감추지 않고 모든 것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죽음 직전에 "돌아가시면 안 돼요!" 하고 울부짖는 것보 다 "마음놓고 먼저 가세요. 남은 우리는 꿋꿋하게 살아갈 테니까 안심하세요" 하고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 론 떠나보내는 슬픔이야 크겠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저 세상으로 마음 편히 떠날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이 떠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내가 만난 많은 사람들은 가족한테서 "이제 곧 회복될 거예요" 하는 말보다 "이제 편안히 가셔도 좋아 요" 하는 말을 듣고 싶어했습니다. 가족이 병자에게 그렇게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주위 사람의 역할 이 중요합니다. 최근 미국 임상의학 현장에서도 의사나 간호사가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힘을 북돋아 주기보다 마음을 기울여 죽음 에 대한 허가를 베풀어 주는 편이 좋은 태도로서 점점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동양 사회와 같이 가족이 육친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경우에는 특히 제3자의 개입이 중요합니다. 가족이 환자와 인생의 마지막을 함께 나누지 못하더라도 제3자가 그 역할을 대신해 준다 면, 병자는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게 됩니다. 그뿐 아니라 절친한 제3자가 환자와 가족의 마음을 연결하는 역 할까지 해준다면 죽어가는 사람은 가족 대신 그 사람에게 모든 것 을 털어놓을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가족이 죽어가는 사람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그리 고 사랑하고 있는지를 알리는 가교 역할을 해주는 것도 제3자의 중요한 몫입니다. 육친이 머지않아 저 세상으로 떠나는 현실을 받 아들일 수 없는 가족, 혹은 죽음을 전제로 한 대화를 하기 어려운 가족도 병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합니다. 자신들이 그 사람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있는지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소망조차 가질 수 없을 만큼 강하게 죽음을 거부한 가족의 경우에는 끝내 소중한 사람이 돌아가신 다음에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절친한 제3자가 중개 역할을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런 행위는 죽어가는 사람에게도, 소중 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가족에게도 고마운 일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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