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03 조회수579 추천수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11월 3일 연중 제30주간 토요일



For everyone who exalts himself will be humbled,
but the one who humbles himself will be exalted.
(Lk.14,11)


제1독서 필리피 1,18ㄴ-26
복음 루카 14,1.7-11

2011년 3월,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는 엄청난 자연 재해가 있었습니다. 우리로서는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진도 9.0의 대지진으로 인해 거대한 해일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어마어마한 재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파괴되어 유출된 방사능으로 인해 상상하기 힘든 피해로 확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진이 일어났을 당시, 바다에서 조업을 하던 어부들에게서 아주 흥미 있는 반응이 있었다고 합니다. 우선 지진이 일어나자마자 바다에 있는 어부들에게 신속하게 대피하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많은 어부들은 급히 육지로 대피했지요. 하지만 육지로 대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수심이 깊은 바다로 나가는 어부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수심이 깊은 바다에서는 해일이 높이 일지 않기 때문에 항구보다 안전하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요? 항구로 대피했던 배들은 항구를 덮치면서 마을의 흔적을 지우는 해일의 위력에 의해 완전히 박살 날 수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오히려 수심이 깊은 바다로 나아간 어부들은 죽지 않고 대신 멀리서 높은 해일이 항구와 마을을 집어삼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바다에서 조업을 하는 어부라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런데 갑자기 해일이 온다고 급히 대피하라고 말합니다. 과연 우리들은 오히려 거센 파도가 이는 바다로 나갈 수 있겠습니까?

대부분의 어부들이 항구로 들어가는 모습에 저 역시 그 길을 따를 것 같습니다. 나만 잘 났다고 항구가 아닌 거센 파도가 일고 있는 바다로 나아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랜 경험으로 인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었고 이 판단이 맞다는 굳은 확신이 있다면 다른 어부들의 모습을 따르지 않고 나만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께 대한 믿음의 생활도 이렇지 않을까요? 세상 사람들이 가고 있는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을 첫째 자리에 둔다고 우리 역시 그 길을 쫓아가는 것이 과연 정답일까요? 아닙니다.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 세상 사람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면 과감하게 그 길을 역행해서 주님께서 제시하는 길로 갈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도 일부러 윗자리에 앉지 말라고 하지요. 세상 사람들은 윗자리를 차지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지만, 주님을 따르는 우리들은 윗자리가 아닌 끝자리를 선택할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용기와 결단으로 주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을 높여주신다고 약속하십니다.

세상 사람들이 가고 있는 길을 쫓아가는 것이 안전한 것처럼 보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해일이 났을 때 안전하다고 대피하는 항구가 오히려 가장 위험한 곳인 것처럼, 세상 사람들이 가고 있는 그 길이 주님과 나를 더욱 더 멀어지게 하는 가장 위험한 곳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어떤 길을 가시겠습니까?

 

당신을 제한하는 것은 당신 자신의 상상력뿐이다(티나 실리그).



인천 천주교 묘원에서의 위령미사. 정말로 많은 신자들이 오셨어요.



내 몸 하나도 내 마음대로 다루지 못하는 연약한 우리
 

지난 번 호주를 다녀오고 나서 목이 잘 움직이지 않고 어깨가 많이 아픕니다. 아마 3박 5일이라는 짧으면서도 바쁜 일정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그리고 좁은 비행기 안에서 오랫동안 힘들게 있다 보니 몸이 좀 쉬자고 항의를 하나 봅니다. 그래서 침을 맞으러 갔습니다. 그런데 침을 놔주시는 원장님께서 힘을 빼라고 말씀하십니다. 침이 들어가지를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힘을 쫙 빼고 누워있음에도 불구하고 힘이 들어갔다고 말합니다. 제 딴에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힘을 빼고 갓난아기처럼 온 몸을 맡겼건만 왜 그렇게 말하실까요? 원장님께서 거짓말을 하시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힘이 저절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분명 내 몸이지만 내 몸을 내 뜻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만큼 우리 인간이 나약하고 부족하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내 몸도 이렇게 내 뜻대로 다루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남을 판단하고 또 그것도 부족해서 심지어 하느님까지 판단할까요?

겸손한 내가 되어야 합니다. 부족해도 너~~~무~~~ 부족한 나임을 기억하면서 주님께 온전히 내 자신을 맡길 수 있는 겸손함을 꿈 꿔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