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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당신 사랑밖에/신앙의 해[7]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04 조회수391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른 아침에 크지는 않지만 이름난 정형외과에
모녀로 보이는 손님이 손을 꼭 잡고 수심에 찬 얼굴로 문 밖에 서 있었다.
수간호사가 들어와 기다리라고 하였지만 두 분 다 막무가내였다.
이윽고 접수가 끝나고 원장 선생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듣는 이 모두에게 눈시울을 적시기에 충분했다.

어린 시절 딸애가 외가에 놀러 가 농기구에 다쳐서 왼손 넷째 손가락이 절단된 내용이었다.
괜찮다는 예비 사위의 만류에도 어미 마음이 어디 그러냐며
잃어버린 딸애의 손가락에 자기 것을 주어서라도 결혼반지 끼는 모습을 꼭 보고 싶어
끝내 따라나서지 못하는 애를 이렇게 끌고 왔단다.


모녀간의 손가락 봉합 수술을 받으려고
이른 아침 병원을 찾아 온 가슴 뭉클한 모녀 이야기를 듣고
예약도 없이 그날 바로 무료로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내 준 원장 선생님께
뜨거운 박수를 보내 준 이야기에서 우리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엿볼 수 있다.
 

'에릭 시걸'의 소설을 '아서 힐러' 감독이 영화하한 ‘러브 스토리’에 나오는 말이다.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
직역하면
‘사랑은 당신이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을 결코 필요로 하지 않음을 의미한다.’라는 뜻이다.
이것의 단순 의미는 ‘사랑은 미안하다는 말이 필요 없어.’라는 것일 게다.
이 영화 최고의 명대사로 당시엔 사랑의 의미로 널리 회자되었다.


남자 주인공 '올리버'와 말다툼을 벌이던 여자 주인공 '제니'가 집을 뛰쳐나간 후
올리버는 제니를 찾으러 온 동네를 헤매지만 결국은 찾지 못하고 돌아온다.
그 때 열쇠가 없어서 집에 못 들어가고 문 앞에 서 있는 제니를 잽싸게 안고는
‘미안해’라며 건넨 말에 제니가 대꾸한 말이다.
‘아냐, 괜찮아!’일게다.
 

사랑은 어떤 조건도 없이 그저 주는가 보다.
내가 좋아서 한 것이었기에.
어렸을 적 외가에서 일어난 일로 아무리 모녀간일지라도 서로가 서로에게
그토록 오랫동안 간직한 속으로만 흐느낀 미안한 맘을 오직 그분만이 아시리라.
딸애한테 그토록 주고 팠던 자신의 몸을 때 주고 난 어미의 그 기쁨은
어미 되지 못한 이들은 진정 모르리라.


하얀 눈보다 더 순백한 연인간의 사랑땜에
아버지 아들간의 부자의 연을 끊은 올리버와 제니간의 순수한 러브 스토리는
서로가 서로에게는 미안함의 대상이 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생색내기 모습을 곳곳에서 본다.
가끔은 어떤 허황된 꿈에 잡혀 제한된 사랑의 의미에 집착한 사례를 종종 본다.
인생은 길고 밤은 짧다는 육체의 뜨거운 사랑만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하여
패가망신 꼴을 겪는 경우도 많이 있다.


사랑은 드러내는 어떤 행위가 아니다.
사랑은 스스로를 즐기면서
그것으로 주변에 바람을 안겨주는 활력소이다.
사랑은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부어준 것이기에 우리는 그저 주어야할 의무만 있다.
이렇게 그분 사랑으로부터 우리의 사랑이 존재한다.
 

예수님도 ‘마음과 목숨과 정신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하며
이것이 첫째 계명이요 둘째인 네 이웃도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다.
루카 복음의 ‘가장 큰 계명’의 말이다.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신앙의 해를 보내면서 이런 사랑타령은 아무리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 같다.
그분께서 지금이라도 천년을 빌려준다면
‘그래도 당신 사랑밖에 없다.’라는 노랫말이 생각난다.
 

당신을 사랑하고 정말정말 사랑하고
그래도 모자라면 당신을 위해 무엇이든 다해주고 싶어.
만약에 하늘이, 하늘이 내게 천년을 빌려준다면
그 천년을 당신을 위해 사랑을 위해 아낌없이 모두 쓰겠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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