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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 암 선고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06 조회수354 추천수1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스즈키 히데코 지음 / 심교준 옮김

6. '죽음으로 끝나지 않아', 더욱 강해지는 새로운 관계 암 선고

그녀가 대장암 수술을 받은 것은 50세 되던 1944년 12월입니다. 수술 당일은 남편과 큰딸 그리고 친구 셋이 곁에 있어 주었습니다. 수술이 끝나자 담당 의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임파선까지 전이되었지만 보이는 것은 모두 제게했기 때문에 지금은 깨끗합니다." 그리고 또 이 말을 덧붙였습니다. "암 발생 부위가 대장이므로 간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큰딸은 '전이' 라는 말에 놀라서 평정을 잃고 말았습니다. 간신히 기운을 차려, "모두 제거했으니까 이제 전이되지는 않겠네요?" 하 고 묻자, 의사는 "그것이---" 하고 말끝을 흐렸습니다. 도쿄에서 자라난 그녀는 1959년에 그토록 꿈꾸던 다카라즈카 음 악학교에 입합했습니다. 단아하고 하얀 얼굴의 미인인 그녀는 입 학 때부터 학교의 스타였다고 합니다. 웃는 얼굴이 너무나 예쁜 그 녀는 우아한 매력을 풍기면서도 유머를 자연스럽게 던지기도 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깊고 친구의 일도 자기 일처럼 관심을 갖고 있어 동기생뿐만 아니라 상급생과 하급생에게도 동경의 대상이었 습니다. 예과가 끝나고 본과생이 되었을 때, 그녀는 고적대 대원으로 다 카라즈카 대극장 무대에 처음 섰습니다. 그러나 한 달의 공연을 마 친 뒤, 그녀는 가정 사정으로 스타의 길을 버리고 다카라즈카를 떠 나게 되었습니다. 헤어질 때 동기생들은 얼굴이 눈물로 범벅이 될 정도로 아위워했다고 합니다. 연애 결혼을 한 그녀는 시아버지, 시어머니를 모시고 회사를 경 영하는 남편을 내조하면서 여섯 명의 자녀를 낳아 키웠습니다. 대장암 수술을 받기 8개월 전, 남편이 매형이 경영하던 건설회 사를 인수하자 그때까지 남편이 경영하던 회사를 그녀가 맡게 되 었습니다. 그때 그녀는 "나는 사장이 아니라 맹장(盲腸)입니다"라고 우스개 말을 하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고 가족과 회사, 양쪽을 세세하게 챙 겼습니다. 사원 가족들에게 갑작스럽게 불행한 일이 생기면 다른 스케줄을 제쳐두고 찾아갔습니다. "슬프고 절망에 빠진 때야말로 격려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 지요" 하고 그녀는 언제나 말했습니다. 수술 후, 회복 상태가 놀랄 만큼 좋아서 주위 사람들이 '재발' 에 대한 불안을 잊어버릴 정도였습니다. 퇴원 2개월 후에는 원래 생 활로 돌아가 남편과 아직 학생인 세 딸을 돌보는 것은 물론, 결혼 하여 근처에 살고 있는 큰딸의 일도 도와주면서 회사 일도 정력적 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퇴원 후 바뀐 점은 전보다 행동 반경이 넓어졌다는 것이었습니 다. 수술 다음해 3월, 출장 가는 남편을 따라 싱가폴에 간 것을 시 작으로 자녀들과도 자주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 전까지는 가정을 돌보는 데만 전념하느라 단 며칠간 집을 비 우는 것도 힘들어했습니다. 가정주부가 집을 비운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이지요. 수술 2년 전부터 훌라 댄스와 전통 무용, 수 화(手話) 등 취미생활도 조금씩 사작하였지만, 그야말로 잠깐 시 간을 내어 배우러 갔다가 금방 돌아오는 형편이었습니다. 가족이나 주위 사람에게 남달리 마음을 써온 그녀가 적극적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은 큰 변화였습니다. 병으로 말미암아 가정을 넘어서 세계로 눈이 열린 것이었죠. 그때까지 가족 중심으로만 살 아오다가 병에 걸려 문득 정신을 차려 보니까 자녀들은 이미 믿음 직한 성인으로 성장해 있었던 것입니다. 강아지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셋째딸이 개를 키우고 싶다고 한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셋째딸은 어머니가 입원 중이기도 해 서 그 일을 단념하고 있었는데, 물건을 사 달라고 조른 적이 거의 없는 딸의 소원을 잊지 않고 있다가 퇴원 후 남편에게 부탁해서 강 아지를 데려온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단호하게 결심한 것은 토호 극장 출연입니다. 다카라 즈카 출신 여배우들의 공연에 OG(Old Girl) 20명이 우정출연하게 된 것입니다. 만일 병을 체험하지 않았다면 이 제안도 거절했을 것 입니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그녀의 등을 강력하게 떠밀었습니다. 무대에 오르기로 결심한 그녀는 매일 즐겁게 연습에 참가했습니 다. 공연이 시작되자, 그녀는 남편의 도시락도 챙기고 회사 일도 보고, 서둘러서 무대로 향하는 등 너무나 바쁘게 한 달을 보냈습니 다. 얼굴이 꽤 알려져 있어 팬이 많고 관객이 많았지만 대부분 자 비로 초대했고 선물까지 마련하여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무대에서도 화려하게 빛났지만 분장실에서 어머니를 만난 자녀 들은 마치 프로 여배우같이 아름답고 우아하고 기품있는 어머니의 모습에 자랑스러움을 느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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