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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후파 위에서 춤추는 천사들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07 조회수392 추천수1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101가지 묵주기도이야기
파트리시아 프락터 수녀 엮음 / 장말희 옮김

후파 위에서 춤추는 천사들

여동생과 나는 맨해튼 아래 지역에서 10년 동안 아름답고 멋진 화 훼 사업을 했었다. 고객은 다수의 유명 연예인이었고, 특별한 행사나 결혼식에 꽃 장식을 의뢰받기도 했다. 무척 신나고 재미있는 동시에 스트레스도 많았다. 고객의 주문과 요구 사항에 맞춰 쉽게시들어 버 리는 재료를 장식하는 일은 오랜 시간과 힘이 드는 작업이었다. 다른 사업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도 위기를 겪는 때가 있었다. 그 럴 때면 우리는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대응했다. 엄마에게 전화를 해 서 사업이 힘들다고 말씀드린다. 그러면 엄마는 우리가 힘들어 할 때 언제나 그러셨듯이 "걱정하지 마라. 지금 곧 묵주기도를 바치겠다. 성모님께서 도와주실 거다. 성모님께서 나를 실망시키신 적은 한 번 도 없거든." 하고 말씀하신다. 언젠가 우리는 결혼식 장식을 의뢰받고 뉴욕시 5번가에 있는 고급 클럽 연회장을 아름답고 꼼꼼하게 꾸미게 되었다. 연회장 입구는 커 다란 대리석으로 된 공간이었는데, 그곳에는 폭 3m, 높이 3m 정도 되는 거대한 장식용 벽날로가 있었다. 더 이상 불을 지피는 용도로 사 용되지 않는 것이라 벽난로를 시선의 중심으로해서 후파(Chuppah, 4 개의 장대 기둥 위를 천으로 덮은 캐노피로 전통적인 유다인 결혼식 에 사용한다)를 만들기로 했다. 유다교 신자의결혼식이었기 때문이다. 반짝이는 레이스 커튼으로 벽난로 전면을 가리고 불을 지피는 곳에 는 흰색의 장미, 난초, 금어초, 수국을 놓고 외벽은 나뭇가지로 장식 했다. 그런 다음 주례자인 랍비와 신랑 신부, 가족들이 그 아래 서게 될 '후파'를 만들기 위해 벽난로 앞 좌우에 2.5m 높이의 기둥을 두개 세웠다. 그날 두 남자가 우리 일을 도와주러 와서 벽난로 양 귀퉁이와 두 개 의 기둥에 레이스를 십자로 연결하고 레이스 끝부분을 아래로 늘어뜨 렸다. 그리고 레이스를 고정시키기 위해 기둥 꼭대기에 흰색 꽃을 올 려놓았다. 나는 그 사람들에게 십자로 늘어뜨리는 레이스는 차분하고 도 하늘하늘하게 설치하되, 사람들이 그 아래 서게 되므로 너무 낮게 늘어뜨리지 말라고 설명했다. 전부 끝내고 보니 정말 아름답고 우아 하고 세련된 분위기가 났다. 신랑 신부가 혼인 서약을 하는 특별하고 로맨틱한 공간이었다. 그곳을 끝내고 연회장의 다른 곳을 장식했다. 계단에 화환을 매달 고 칵테일 파티장, 만찬장을 장식하고 마지막으로 하객들을 위한 꽃 을 준비했다. 결혼식 행사의 경우 우리는 식이 끝날 때까지 그곳에 있 는 것이 보통이었다. 동생과 함께 연회장 주변에서 하객들이 도착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 는데, 왠지 속이 울렁거렸다. 십자형으로 늘어뜨린 레이스가 훨씬 낮 게 늘어뜨러져 있는 것이었다. 일을 도와준 남자에게 그 아래 가서 서 보라고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 사람 얼굴에 닿을 정도로 내려와 있 는 것이었다. 처음 설치했을 때는 그 사람 머리 위에 있었던 것이 그 정도로 내려왔던 것이다. 뭐가 잘못된 거야? 나는 정신을 차릴 수 없 었다. 이제 우리 사업도 끝이구나, 고소를 당하던지 아니면 죽도록 일 고도 땡전 한 푼 못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결혼식 이 엉망이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후파를 설치한 남자에게 전화해서 자세히 말해 보라고 다그쳤다. "레이스가 풍성한 느낌이 들게 하려고 천을 더 많이 시용했어요." 그가 말했다. "제자리에 핀으로 고정했어요?" 내가 물었다. "아뇨." "아니라고요?" 나는 비명을 지르다시피 소리쳤다. "지금 헤이스 겹쳐진 부분이 아래로 처지고 있단 말이에요. 손 쓰기 에도 이미 늦었구요. 연주자들과 하객들이 도착하고 있단 말이에요." "죄송합니다." 그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어떻게 하지? 그리고 나는 언제나 그랬 듯이 롱아일랜드 집에 계신 엄마에게 전화해서 울면서 자초지종을 설 명했다. 엄마는 또 언제나 그러셨듯이 "걱정마라. 묵주기도를 얼른 바 칠 테니까. 성모님께서 도와주실 거야. 절대로 우릴 실망시키지 않는 분이시잖니." "성모님께서 이 상황에서 어떻게 도와주실 수 있겠어요?" 나는 계속 울면서 말했다. 그러나 얼른 눈물을 닦고 마음을 가다듬은 다음 후파가 있는 곳으로 갔다. 식장은 2백 명의 하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곧 겪게 될 창 피스러운 일을 생각하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음악이 연주되고 신부가 입장하기 직전의 고요함이 맴돌았다. 사람 들은 신부가 입장하는 동시에 기쁘고 즐겁고 신부가 아름답고 예쁘다 는 말을 하게 마련이지만, 나는 자꾸 아래로 처지고 있는 후파를 보고 곧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때 동생이 내 옆구리를 찌르며 말했다. "저것 좀 봐." 그래서 고개 를 들어 보니 양가의 가족들이 후파 아래 전부 서 있는 것이 보였고 그 사람들은 내가 본 사람들 중에 가장 키가 작은 사람들이었다! 결혼식 전에 만난 신부와 신부의 엄마가 아주 작다고 생각했었는데, 놀랍게도 양가 가족들이 전부 그렇게 키가 작았다. 게다가 랍비는 그 들 중에서도 제일 키가 작아서 150cm 정도밖에 안됐다. 정말이지 믿 을 수 없었다. 나는 "레이스가 더 내려오기 전에 결혼식이 끝나게 해 주세요." 라고 기도했다. 그 순간 랍비가 신랑 신부에게 무척 감동적으로 말했다. "오 늘은 참으로 즐거운 날입니다. 하늘나라 천사들도 기뻐하는 날입니다." 그러면서 양손을 치켜들며 극적으로 선포했다. "천사들이 이 아름다운 후파 위에서 춤을 추고 있습니다!" '아, 안 돼요. 제발 후파 위에서 춤을 추지는 마세요!' 동생이 킥킥거렸고 나도 따라 웃었다. 예식이 끝나자마자 나는 또 언제나 그랬듯이 전화로 달려가 엄마에게 기쁜 소식을 전했다. 엄마 가 옳았다. 성모님께서 도와주셨고 엄마를 실망시키지 않으셨다. 6년 전에 동생과 나는 사업을 접고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엄마를 간호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에 마 지막으로 묵주기도를 바치고 2002년 1월에 숨을 거두셨다. 엄마가 나 에게 남겨 주신 유산은 성모님께 대한 신심이며 묵주기도의 힘이다. 지금도 정말 힘든 일이 생기면 나는 묵주기도를 한다. 기도를 하면서 엄마가 함께 기도해 주신다는 것을 믿으며, 성모님께서 절대로 우리 를 실망시키지 않으신다는 것을 믿는다. - 뉴욕 시포드에서 엘리자베스 M. 카임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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