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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참 제자가 되려면 - 11.7. 수,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07 조회수383 추천수8 반대(0) 신고

2012.11.7 연중 제31주간 수요일 필리2,12-18 루카14,25-33

 

 

 

 

 




주님의 참 제자가 되려면

 

-자비, 순수, 지혜-

 

 

 

 

 



주님의 참 제자가 되려면

순수해야 하고 자비로워야 하고 지혜로워야 합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을 하느님을 볼 것이다.”

 


마음의 순수는 수도승 삶의 궁극 목표입니다.


사도 바오로 역시 순수한 사람이 될 것을 촉구합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무슨 일이든 투덜거리거나 따지지 않고

주어지는 대로 불평, 불만 없이 최선을 다합니다.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삽니다.

 


“무슨 일이든 투덜거리거나 따지지 말고 하십시오.

  그리하여 비뚤어지고 뒤틀린 세대에서

  허물없는 사람, 순결한 사람, 하느님의 흠 없는 자녀가 되어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날 수 있도록 하십시오.”

 


예전이나 지금이나 인간 현실은 변함이 없어 보입니다.

여전히 별처럼 빛나는

허물없는 사람, 순결한 사람, 하느님의 흠 없는 사람이 그리운 시대입니다.

 


위 구절은 42년 전 제가 갑작스레 군에 입대하게 될 때

당시 목사님께서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말씀을 주실 때 인용한 구절로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그 때 목사님은 저에게 기도하라 하셨고

난생 처음 기도라 긴장한 탓이었던지

등이 땀이 흠뻑 젖었던 일도 생각납니다.

 



순수와 자비와 지혜는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실재입니다.

순수한 사람이 자비로운 사람이고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그러나 우선순위로 하면 자비입니다.

자비로울 때 깨끗한 마음, 지혜로운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게 주님의 참 제자의 모습입니다.

오늘 주님은 복음에서 당신의 제자가 되기 위한 세 조건을 제시하십니다.

 

 

 

 

 



첫째, 인간관계입니다.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가장 힘든 것이 혈연에 집착하지 않는 것인데

주님은 이런 혈연 관계 사랑에 초연하라 하십니다.


말 그대로 가족 친지를 미워하라는 것이 아니라

집착의 맹목적 사랑에 빠지지 말고 눈 밝은 사랑을 하라는 것입니다.


이들보다 주님을 더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이래야 가족 친지들에 대해서도 집착 없는,

생명을 주는 사랑, 자유롭게 하는 참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성 베네딕도 역시

‘그 무엇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앞세우지 말라.’고

당신 수도승들에게 당부하십니다.

 


심지어 자기 목숨보다도 주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랑의 마음이 진정 깨끗한 마음, 지혜로운 마음입니다.

 

 

 

 

 



둘째, 주님과의 관계입니다.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되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다 내려놓아도 끝까지 주님을 따라, 지고 갈 짐은

제 운명의 십자가, 제 책임의 십자가입니다.

 


이런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항구히 따를 때

깊어지는 주님과의 사랑의 관계, 믿음의 관계, 희망의 관계입니다.

 


바로 이게 진정 우리의 내적 힘입니다.

바로 주님과의 깊어지는 관계와 더불어 증대되는 내적 힘이

제 십자가를 지고 항구히 주님을 따르게 합니다.

 


저절로 사람들에 대한 집착에서, 세상 소유에 대한 집착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니

이 마음이 바로 깨끗한 마음, 자비로운 마음, 지혜로운 마음입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자신의 구원을 위해 힘쓴다면

당연히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야 합니다.

 


하느님은 당신 호의에 따라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며,

우리의 의지를 일으키시고 그것을 실천하게 하십니다(필리2,12-13).

 

 

 

 

 



셋째, 소유와의 관계입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소유로부터의 자유도 인간관계의 자유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인간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말씀입니다.

사람 다 버리고, 소유 다 버리고 나면 무슨 맛으로 살 수 있을 런지요.

 


사람 사랑에, 소유 사랑에 빠지지 말고,

사람의 종, 소유에 종 되어 살지 말고

주님의 종 되어, 소유의 주인 되어 무집착의 자유인으로 살라는 말씀입니다.

 


이래야 순수한 마음, 자비로운 마음, 지혜로운 마음으로 살 수 있습니다.


아주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를 집고 있습니다.

 

이 세 관계에서 주님의 말씀대로 살아갈 때

자비로운 사람, 순수한 사람,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 살 수 있습니다.

 

 

 

 

 


다음 바오로의 말씀이 큰 격려가 됩니다.

 

“생명의 말씀을 굳게 지니십시오.

  그러면 내가 헛되이 달음질 하거나 헛되이 애쓴 것이 되지 않아,

  그리스도의 날에 자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필리2,16).

 


생명의 말씀을 굳게 지니고 살 때,

사람 사랑에, 소유 사랑에 빠지지 않고

항구히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를 수 있습니다.

 


주님은 매일 미사 은총으로

우리 모두 생명의 말씀을 굳게 지니고 살게 하십니다.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이시로다.”(시편27,1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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