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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온유, 겸손의 유익
작성자김열우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09 조회수455 추천수0 반대(0) 신고

세상에서 자신은 남들 보다 잘나고, 깨끗하다고 믿는, 착각적 본능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입장에 대한 이해보다는, 자신의 위치를 기준하여 자신만을 주장합니다.

분실물 센터에 모인 각양의 물건이, 제 주인을 찾으면, 제 갈 곳 따라 모두 사라져 버리듯, 아무리 다른 모습, 다른 색깔을 가진 생각과 주장일지라도, 저마다 크든, 작든, 그만한 이유를 따져보면 끝까지 남겨질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물론, 터무니없는 궤변이나, 특정의 사리 사욕을 품은 목적성 주장은 배제하고서 말입니다.

 

올 여름, 가을, 몇 차례, 도봉산에 올라, 만장봉, 자운봉, 선인봉, 우이암, 오봉들을 모두 둘러 보았습니다.

웅장하고, 듬직하고, 흠모스러울 만큼 잘나고 우람한 모습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수 천년, 아니, 수 만년을, 우뚝 서, 소리없이 그 자리를 버티고 있었을 그들입니다.

수 많은 세대, 수 많은 인걸이 오고 가며, 해를 거듭하였어도, 아랑곳없이, 무궁히 장수를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장수동물 학과 거북, 그리고 천 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나무들도 있지만, 바위처럼 길고 무궁하지는 않습니다.

비바람, 한설, 모진 풍파를 온 몸으로 받아가며 쓰다, 달다 말 한마디 할 줄 모르는 바위는, 그렇게 장한 모습을 지니고, 그토록 오랜 세월을 향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웅변은 은이고, 침묵은 금이다. 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온유, 겸손하시어, 종과 죄인의 멍에를 사람들이 메어 주는 그대로 모두 지고 골고타 언덕을 오르신 주님-

그 바위(그리스도)는 세세무궁토록 하느님보좌 우편에 앉으시어 그 끝이 없습니다.

 

오늘도 나는 나의 작은 권리나 이권, 방해받는 일들에 분노합니다.

모두 버리고, 무심하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나는 바위처럼 장구하지 못하고, 인간의 짧은 수를 누릴 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일희일비, 인생사-

짧기도 짧은 시간조차, 초연할 수 없는 나약한 동물입니다.

 

하느님은,

제 소욕따르지 않고,

말없이,

온유와 겸손의 마음으로,

죽도록 충성하는,

바위와 같은 믿음을 머릿돌로 삼으신 것입니다.

2012년 11월 9일 오후 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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