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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봉헌의 의미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10 조회수649 추천수13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32주일


< 저 가난한 과부가 더 많이 넣었다. >


복음: 마르코 12,38-44






성전에서 아기 예수님 봉헌


안젤리코(Fra Angelico) 작, 템페라


     < 봉헌의 의미 >

        깊은 숲속에 거미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거미는 오랫동안 친구가 없어서 외롭게 홀로 지냈습니다. 어느 날 거미가 잠에서 깨어나 거미줄로 보니 이슬 한 방울이 아름답게 맺혀 있었습니다. 거미가 놀라움과 반가움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넌 누구니?”

이슬이 대답했습니다.

난 이슬이야.”

거미가 대답했습니다.

, 난 오랫동안 친구가 없었어. 우리 친구하자.”

이슬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그래 좋아.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 나를 절대로 만지면 안 돼.”

거미가 대답했습니다.

알았어. 약속은 지킬게.”

그 후 거미와 이슬은 행복한 생활을 했습니다. 외로우면 서로를 생각하고 즐거움은 나누면서. 세월은 흘러 이제 거미는 이슬 없는 생활은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어느 날 거미는 이슬을 만지고 싶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슬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거미가 말했습니다.

, 너 만져보고 싶어.”

이 말을 들은 이슬은 말했습니다.

, 나를 사랑하는구나. 너 그럼 나에게 약속을 해야 해. 많이많이 날 사랑 하겠다고 말이야.”

거미는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거미가 두 손으로 이슬을 껴안는 순간, 이슬은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움켜쥐려고 하면 물은 흘러버립니다. 사랑은 움켜잡아 나의 것으로 삼으려고 할 때 바로 거기에서 끝나버리게 됩니다. 사랑은 끊임없이 주는 것입니다.

 

옛날 어떤 동네에 큰아들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어머니가 계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들은 어머니에게 화도 많이 내고 예의 없이 막 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그런 버릇없는 아들을 욕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어머니는 아들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하려고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반찬도 어머니가 집어주는 것을 먹어야 하고 옷도 어머니가 정해주는 것을 입어야 하며 너무 큰 기대감을 지니고 있어 아들은 그 부담감 때문에 어머니에게 반감을 표출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머니는 자기만큼 자녀를 사랑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데 그런 아들에게 섭섭함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더욱 큰일은 아들이 결혼을 해서부터였습니다. 아들을 빼앗겼다는 마음에 어머니는 며느리를 들들 볶았고 심지어는 밤에 아들과 며느리 방 앞에서 죽치고 앉아있기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며느리가 밤에 나오다가 어머니가 자신들의 방 앞에 앉아있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 더 이상 이 집에 살 수 없다고 하며 친정으로 짐을 싸서 돌아가 버렸습니다.

아들은 그런 아내를 설득하여 몇 번이고 다시 데려왔지만 어머니는 자신 때문에 집을 나가버린 며느리를 용서하지 못하고 더욱 힘들게 하는 바람에 며느리가 자살을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자신의 아내를 죽게 만든 어머니와 아들은 평생 원수가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자식을 사랑한 죄밖에는 없는데 자신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사랑과 소유를 혼동한 죄가 더 큰 것입니다. 사랑이 주는 것이라면, 소유는 사랑의 반대말인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 인간을 사랑하셔서 당신 외아드님을 주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머니들은 자녀를 놓아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며느리도 생기고 사위도 생깁니다. 그러나 주려고 하지 않으면 이와 같이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까지 잃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시어머니가 아들을 며느리에게 주고 자신의 아들의 아내를 사랑해줌에도 불구하고 며느리가 여우같아서 남편을 쥐락펴락 하며 어머니에게 효도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남편이 그런 아내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아내도 남편을 다시 어머니에게 돌려주지 않으면 남편의 사랑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종교에서는 받은 것을 도로 바쳐드리는 봉헌이라 말합니다.

 

1970년대 중동에 건설 붐이 일던 시절의 실화라고 합니다.

중동으로 돈 벌러 간 남편을 둔 두 주부가 있었습니다. 둘 다 멀리 열사의 땅에서 가족들을 위해 일하는 남편을 생각하며 보내주는 돈을 꼬박 꼬박 저축 했습니다. 통장에는 돈이 점점 쌓여가고 어느덧 천만 원도 넘어갔습니다. 둘 다 남편들이 떠날 때 돈을 모아 셋방을 면하고 집을 장만하자고 약속했던지라 통장만 보면 벌써 집을 장만한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로 기뻤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두 주부에게 웬 전화 한통씩이 걸려왔습니다. 어떤 남자가 전화를 했는데 외롭지 않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은 나쁜 사람이 아니고 그저 외로운 부인들에게 위로를 주기위해서 전화를 했노라는 것입니다. 다름 아닌 댄스 교습소 춤 선생 이었습니다.

외로우시니 운동 겸 소일거리 겸 한번 놀러 나오시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잖아도 돈을 모으는 재미로 살았지 마음속 한편에는 남편이 없는 외로움에 힘들었던 주부는 설마 별일 있으려고 심심한데 구경이나 한번 가지 뭐 하는 마음으로 나갔습니다. 그 길로 그 주부는 매일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비에게 몸도 돈도 다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 부인은 그도 전화를 받고 마음이 움직였으나 다시 돌아올 남편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져먹고 요동치 않았습니다. 때때로 외로움과 그리움에 울며 밤을 지새우기도 하고, 남들과 같이 풍족치 못하여 셋방에 살며, 왜 나는 이렇게 살아야하나 하는 신세 한탄도 나왔지만 오직 돌아올 남편을 생각하며 꾹 참고 아이들을 기르며 살았습니다.

드디어 어느 날 두 집에는 중동에서 편지 한통씩이 날아왔습니다. 뜯어보니 남편이 돌아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여보 얼마나 그동안 고생이 많았소. 나 며칠 후면 귀국이요

편지에는 비행기의 도착 날짜와 시간까지 적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제일 보고 싶으니 돈이 아무리 들어도 꼭 김포 공항에 나와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편지를 받고 두 부인은 둘 다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한 부인은 너무 기뻐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숨겨 논 통장을 끄집어내어 보고 또 보고 울기도하고 웃기도하고 어서 그 날이 오길 기다렸습니다. 하루하루 왜 이렇게 시간이 안 가는지 이집 저집에 가서 자기 남편이 돌아온다고 자랑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 부인은 그 날 밤부터 불안과 두려움 후회로 역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통장은 이미 벌써 비었고, 빚마저 벌써 수백만 원이었습니다. 하루하루가 왜 이렇게 빨리 가는지 죽을 것 같았습니다.

드디어 그 날 한 부인은 예쁘게 한복을 차려입고 김포공항에 나갔습니다. 핸드백에는 이미 수천만 원으로 늘어난 통장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 부인은 그날 자살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내가 남편으로부터 받은 것을 도로 돌려줘야 관계가 지속되는 것처럼, 우리가 받은 것을 돌려주려 하지 않으면 그 관계는 거기에서 끝나게 됩니다.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아들을 돌려주지 않으려고 할 때 자신을 내어준 어머니에게 그렇게 못되게 구는 며느리를 사랑할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셨습니다. 우리 생명과 함께 우리 구원을 위해 당신 아드님까지 내어주셨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받은 것을 도로 바쳐 드리지 않는다면 예수님도 받기만 하고 감사로이 봉헌할 줄도 모르는 우리들을 사랑해 주실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이렇게 감사하게 봉헌하는 과부를 더 사랑하시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무언가를 주시는 것은 그것을 당신께 도로 바쳐서 좋은 관계를 맺으라고 주시는 밑천입니다. 환희의 신비 4단에서 성모님은 아버지로부터 받으신 당신 아드님을 성전에서 다시 바치십니다. 5단에서는 아버지께서 아드님을 다시 성모님의 품에 안겨주십니다. 만약 성모님이 아드님을 봉헌하시지 않으셨다면, 그래서 당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나중에는 아드님에게까지 미움을 사셨을 것입니다.

아브라함도 자신이 가진 전부인 아들 이사악을 아낌없이 바칠 줄 알았기에 하느님께 인정받았습니다. 우리도 빵과 포도주를 봉헌하지 않으면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을 받아 모실 수 없어 그분과의 관계가 단절됩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들은 관계를 위해 내어주도록 나에게 마련해준 관계를 위한 밑천이고 마중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오산 성당 홈페이지: http://cafe.daum.net/ca-o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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