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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14일 연중 제32주간 수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14 조회수836 추천수17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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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연중 제32주간 수요일 - 루카17,11-19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지속적이고 항구한 신앙>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언젠가 반드시 건너야 할 다리가 하나 있습니다. 육의 세계에서 영의 세계로 넘어가는 다리입니다. 미성숙한 신앙에서 성숙한 신앙에로 넘어가는 다리입니다. 일회적이고 감상적이며 충동적인 신앙에서 지속성을 지닌 충실한 신앙에로 넘어가는 다리입니다.

 

    그 다리를 넘어가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조간은 하느님의 크신 자비이며, 또 다른 조건 하나는 우리 인간 측의 겸손입니다.

 

    열 사람의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로 달려왔습니다. 사실 예수님을 향해 지녔던 그들의 믿음은 굳건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당시 나병환자가 준수해야할 여러 가지 규칙들 가운데 가장 엄중한 규칙 중에 하나를 어겼습니다. 자신들의 나병을 다른 사람들에게 옮기지 않도록 인간 세상으로 넘어와서는 안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법까지 어겨가며 선을 넘어왔습니다.

 

    나병으로 인해 인간적 희망이 모두 사라지고 만 그들이었기에 이제 믿을 데라고는 오직 예수님 밖에 없다는 것을 강하게 믿었던 것입니다. 그들의 믿음이 얼마나 간절하고 강렬했던지 하늘을 찌르고 하늘마저 움직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이 지녔던 강렬한 믿음은 치유의 은총을 입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들이 안고 있었던 가장 치명적인 약점 한 가지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지속성이 결여된 믿음이었습니다. 한때 믿음을 지니기는 했었지만 그 믿음이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상황이 다급할 때, 정말 필요할 때, 화장실 들어갈 때는 대단했지만, 그들의 간절한 육체적 바람이 충족되는 순간 믿음은 소리도 없이 사라져버렸습니다.

 

    미성숙한 신앙과 성숙한 신앙이 어떻게 구별되는지를 그들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오직 외면적인 것에만 집착하고 있었습니다. 일회적인 것에만 목숨을 걸고 있었습니다. 멀리 보지 못하고 한치 앞만 바라봤던 것입니다.

 

    그러나 단 한 사람, 유다인도 아닌 사마리아 한 사람만이 예수님께 달려와 자신에게 베풀어주신 은총과 자비에 깊은 감사와 찬양을 드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자신의 나병을 고쳐주신 예수님께서 육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영혼의 구원까지 책임져주실 분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이토록 그의 믿음은 참으로 성숙한 것이고 또한 지속적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토록 크신 은혜를 베푸시어 열사람의 나병환자를 동시에 치유시켰지만 낫게 되자마자 다들 어디로 사라져버렸는지 코빼기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 마음이 참으로 씁쓸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돌아온 단 한명의 이방인을 대견하게 여기신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돌아와 인사드린 사마리아 사람은 육체적인 건강을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구원받았습니다. 건강만 되찾은 것이 아니라 영혼까지 건강해진 것입니다. 일시적 행복만이 아니라 영원한 행복까지 보장받은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이 지닌 신앙에도 필요한 측면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흔들림 없는 견고함입니다. 일회적이거나 단속적인 것이 아닌 지속적이고 항구한 든든한 신앙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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