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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 제 행복을 기뻐해 주세요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15 조회수385 추천수4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스즈키 히데코 지음 / 심교준 옮김

7.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무게 "제 행복을 기뻐해 주세요"

2주일 후, 신부는 다른 용무가 있어 그들에게 그날 하루만 안내 없이 자유롭게 지내도록 했습니다. 이제 그들은 주변 환경에도 제 법 익숙해져 두 사람이 충분히 지낼 수 있을 거라는 판단도 들었습 니다. 그날 밤, 신부는 호텔로 그들을 찾아갔습니다. "오늘은 어디에 가셨는지요?" 하고 묻자. "성당에 갔다 왔어요" 하고 부인이 말했습니다. "그래요? 성당 제단 벽에 십자가의 그리스도가 걸려 있지 않았 어요?" 하고 의아한 얼굴로 물었더니, "예, 피투성이가 된 예수가 걸려 있었어요" 하고 이번에는 남편 이 대답했습니다. 신부는 그처럼 싫어하던 것을 스스로 보러 갔다는 것에 무척 놀 랐지만, 두 사람의 표정은 의외로 평온했습니다. 신부의 의문에 대답이라도 하듯 남편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 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아들을 본 것은 숨이 끊어질 듯 말 듯한 상 태였습니다. 병원의 연락을 받고 달려갔을 때는 가슴에서 피가 흘 러 몸 전체가 피투성이였습니다." 처음으로 아들의 마지막 순간을 묘사하면서 그는 고통스러운 표 정을 지었습니다. "어제까지는 십자가에 매달린 그리스도의 모습을 볼 때마다 아 들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라 정말 괴로웠습니다. 그러나 자꾸 바라 보니 그리스도가 내 아들로 생각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싫다, 싫어 하고 생각했는데 그리스도의 모습이 아들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희미하게 웃었습니다. 2주 동안 처음으로 보여준 웃음이었 습니다. "그리스도가 어떤 분인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아아, 내 아 들도 저런 고통을 거쳐 이 세상에서 떠나갔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사이에 그리스도도, 아들도 똑같이 처참한 죽음이었다는 것을 깨달 았습니다. '그리스도는 내 아들과 마찬가지로 쓰라리고 쓰라린 고통 속에 돌아가셨다. 내 아들만이 아니라 그와 같은 식으로 돌아가신 분이 여기에 또 한 분 계시다' 라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옆자리의 부인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하루 종일 아무 말 없이 성당에 앉아 있는 동안 점점 아들의 목소 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십자가 위의 그리스도가 그리스도로 보이기도 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아들의 마지막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그러는 사이에 아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목소리는 '아버지, 어머니, 슬퍼하지 마세요. 저는 지금 행복한 세계에 와 있어요. 진정으로 정화되어 자유롭고 아무 고통도 없는 상태예요. 그렇게 세상을 떠난 것은 제 스스로 선택한 길이었어요. 저는 지상에서 저의 인생을 계획한 대로 살 만큼 다 살 고 여기 와 있습니다. 지금 아주 자유롭고 행복합니다. 그러니 아버 지도 어머니도 제 행복을 기뻐해 주세요' 하고 말했습니다." 그는 두 뺨에 엷은 홍조를 보이고, 부인은 눈물이 그렁그렁하면서 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뭔가 위안이 필 요하니까 이런 환청 같은 것을 듣는 거야" 하고 그 목소리를 지워버 리려 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하루 종일 성당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꾸벅꾸벅 졸기 시 작했습니다" 하고 부인이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그러자 '아버지, 어머니' 라는 소리가 우리에게 동시에 들려왔습 니다. 그 목소리가 너무나 명료했기 때문에 우리는 퍼뜩 '아들이 살 아돌아왔다' 고 생각하고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그러나 눈앞에 보 이는 것은 피투성이의 십자가 그리스도뿐이었지요.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 인간은 모두 이곳에 오면 속죄받고 용서받아 소중한 존재가 되지요' 하고 다시 아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거예요. '저도 모든 것 을 용서받아 자유롭게 행복을 느끼고 있어요' 하고 말하는 거예요. 그것은 틀림없이 우리 아들의 목소리였습니다." 부부는 더이상 탄식하고 슬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남은 인생을 소중하게, 기쁨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아들 이 가르쳐 준 것이죠. 십자가의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의 고통만을 표현한 것이 아닙니다. 죽음 다음에 있는 새로운 세계, 되살아난 후의 멋진 세계를 보증해 주고 있는 것이지요. 그 점을 아들이 우리 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들의 환한 얼굴을 보면서 신부는 죽은 영혼이 산 사람에게 주 는 참으로 멋진 은총임을 실감했다고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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