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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공명(共鳴)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15 조회수755 추천수14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32주간 금요일


< 그날에 사람의 아들이 나타날 것이다. >


복음: 루카 17,26-37






물 위를 걷는 베드로


보라싸(Borrassa) 작, (1411-13),  타라사 산 페드로성당


     < 공명(共鳴) >

     예전에 가을을 탄 적이 있었습니다. 낙엽이 떨어지고 추워지면 외로움을 더 느끼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으면!’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은 계절이 어떻게 지나는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살고 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가을을 탄다는 말 안에는 내가 세상의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 포함돼 있습니다.

날씨에 따라서 감정이 변하시는 분들이 계시죠? 혹은 세상의 걱정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시는 분도 계시죠? 누가 나에게 칭찬을 해 주면 기분이 좋고 나쁜 말을 하면 기분이 나빠지시는 분 계시죠? 어쩌면 우리 대부분이 그럴 것입니다. 이렇게 만약 이 세상의 것들에 내가 영향을 받고 있다면 나의 수준은 이 세상에 머물러 있거나 이 세상의 수준보다 낮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의 모든 죄를 다 짊어지고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도 이 세상의 영향을 벗어나 하느님의 뜻을 위해 당당히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물론 성모님도 마찬가지로 많은 성인분들도 결국 사라져버릴 이 세상 것들을 쓰레기로 여기셨습니다. 이것이 그 분들이 세상에 속해 사는 우리와 수준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왜냐하면 지구가 태양에게 영향을 줄 수 없듯이 높은 수준이 낮은 수준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지 그 반대는 영향을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그래서 시력을 잃고 장님이 되었어도 온 세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태양의 찬가를 지으실 수 있으셨던 것입니다. 사람이 세상에 영향을 주어야지, 세상이 사람에게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 전례력도 마지막으로 가고 복음말씀도 마지막 날에 대한 내용이 자주 나옵니다. 오늘 말씀도 세상이 끝날 때 노아와 홍수 때와 같을 것이라는 말씀을 해 주십니다. 또한 소돔이 망할 때 롯은 살았지만 소돔의 도시 안에 있던 사람과 그 뒤를 보던 롯의 아내가 소금기둥이 되었듯이 마지막 날에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이는 마치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가 모이는 것과 같다고 설명해 주십니다.

오늘 말씀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설명 드려야 할 것은, 다시 말씀드리지만, ‘모든 영향은 수준(level)이 높은 것에서 낮은 것으로 흐른다는 것입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게 되어있습니다. 그렇다면 산꼭대기기에 있는 물은 아래로 흐르면서 계속 영향을 줍니다. 그러나 산 아래 있는 물이 꼭대기에 있는 흙이나 나무 등에 영향을 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과 성인들은 어떻게 이 세상의 수준을 벗어나실 수 있으셨을까요? 바로 아버지의 뜻을 따름으로써 그렇게 하셨습니다. 이것을 저는 공명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가 피리를 불어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았다.”고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공명은 어딘가에서 울리는 소리에 반응을 한다는 뜻입니다. 음악이 없는데 노래를 할 수 없고, 연주가 없는데 춤을 출 수는 없습니다. 그리스도는 아버지께서 보내주시는 음악에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아버지께로부터 들은 대로만 말하고 아버지의 뜻만 따르신 분이셨습니다. 이것이 아버지의 소리에 공명하셨다는 말입니다. 더 높은 수준의 소리에 공명하는 것이 자신의 수준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노아의 홍수 때 하느님의 소리에 공명한 사람은 노아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세상과 함께 물에 쓸려가지 않고 살 수 있었던 것입니다. 더 높은 수준에 공명하는 사람은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세상이 망해도 그것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베드로가 물 위를 걷는 것과 같습니다. 베드로는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쳐다보았습니다. 바로 더 높은 수준의 분이 보내는 소리에 공명하고 그 소리에 담긴 에너지를 받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그 분께 공명하지 않고 믿음을 잃게 되었을 때는 물속으로 빠져들게 된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이 아버지의 뜻에 공명하여 당신을 들어 높이셨듯이, 우리도 당신의 피리소리로 춤추게 하여 수준을 높여주고 싶으신 것입니다.

롯은 하느님께서 보내신 천사들의 소리에 공명하였습니다. 그래서 소돔과 같이 망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롯의 아내는 베드로가 물에 빠졌던 것처럼 하느님의 소리에 춤추는 것을 멈추고 다시 세상을 쳐다보았기에 세상의 수준에 떨어져 세상과 함께 망해버리고 만 것입니다.

마지막 날에도 세상에 영향을 받고 있는 사람은 세상과 함께 망하게 될 것입니다. 독수리는 산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산 사람은 독수리보다 수준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죽은 송장은 독수리, 즉 죽음의 밥이 되게 됩니다. 왜냐하면 더 높은 수준에 공명하는 것 자체가 에너지고 살아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소리에 공명하지 않는 사람은 죽은 사람으로서 독수리 밥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주는 평화는 이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어떤 평화에 공명할 것입니까? 혹은 내가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내가 이 세상보다 높은 수준에 올라가 있어야합니다. 내가 태양이 되면 그 빛과 따듯함을 모든 사람들이 받게 되어있습니다. 이 세상에 갇혀 있으면서 아무리 좋은 일을 하려고 해도 그 영향은 아주 미미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멸망이 아닌 구원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마치 베드로가 예수님의 말씀에 그물을 오른편으로 던져 많은 물고기를 잡았던 것처럼, 구원은 당신 피리 소리에 춤을 추는 사람을 통해서 세상으로 번져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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