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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대받지 않으신 손님/신앙의 해[15]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19 조회수414 추천수3 반대(0) 신고


자캐오, 그는 누구인가?
그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기 전에 들른 예리코에서
세관장이라는 직책을 갖고 있었고,
돈이 많은 사람이었고,
대단히 키가 작은 사람이었다.
자캐오의 신상은 이것이 전부이다.
 

그는 거리를 지나시는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보려고 애썼지만,
군중에 가려 볼 수 없었을 정도로 키 작은 사람이었다.
왜 그는 예수님을 보고자 하였을까?


세관장이라는 죄스러운 직책에 대해서 구원을 받으려고,
많은 돈 일부를 헌납하려고,
아니면 작은 키를 조금 더 크게 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
그에 대한 해답은 복음에는 없다.

그러나 그 작은 키와 수많은 군중 때문에 예수님을 볼 수 없어,
모든 체면을 버리고 나무 위에서라도 그분을 직접 확인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그분께서 지나가시는 길을 앞질러 달려가 길가의 돌 무화과나무 위에 올라갔다. 
 

“자캐오야, 어서 내려오너라.
오늘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라며 예수님께서 자캐오에게 말씀하셨다.
사실 예수님은 언제나 초대받는 처지이셨다.
예수님 자신이 어느 가정을 방문하고자 한 것은 그곳이 처음인 것 같다.
물을 포도주로 변하게 한 카나의 혼인 잔칫집도,
중풍에 걸린 종 때문에 몹시 괴로워 한 백인대장의 집도,
‘야이로’라는 이름을 가진 회당장의 집을 포함해서 예수님은 언제나 초대받으셨다.
 

사실 자캐오는 그저 나무 위에 올라가지는 않았다.
그는 무언가를 예수님께 하소연하고 싶었고,
당신이 나의 구세주임을 확신한다고 고백하고 싶었다.
아니, 예수님을 진정으로 자기 집에 초대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 말씀을 듣고 자캐오는 얼른 나무에서 내려와 기쁜 마음으로 예수님을 자기 집에 모셨다.
누가 뭐라고 욕하든 간에 주님이신 예수님을 모시고는 그간의 모든 것을 고백하고 싶었다. 
 

예수님을 집에 모신 후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 저는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렵니다.
그리고 제가 남을 속여먹은 것이 있다면 그 네 곱절은 갚아주겠습니다.”하고 말씀드렸다.
자캐오는 기쁜 마음으로 예수님을 모시고는 보무도 당당하게 이렇게 중대 선언을 하였다.
자기가 가진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나누어 주고,
나머지 반 중에서도
단 한 푼이라도 허튼수작을 하면서 남을 속여 먹은 것이 없다는 외침이었다.
만약 있다면 그것의 네 곱절을 보상해 주겠다는 것은
믿음을 저버리면서까지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다는 양심 고백이나 다름없었다.
 

주위에서는 적절치 못한 수단으로 갖은 모함을 하고 돈을 모은 죄인 취급을 하지만
자기는 단 한 푼도 속여서 까지는 욕을 먹는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자캐오를 보시며 “오늘 이 집은 구원을 얻었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고,
사람의 아들은 잃은 사람들을 찾아 구원하러 온 것이다.”하고 말씀하셨다. 
 

예수님과 자캐오, 두 분은 행동하는 실천가이다.
보기를 원했기에 보여 주셨다.
초대받고자 원하셨기에 기쁜 마음으로 모셨다.
신앙은 조건 없이 믿어야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자캐오적인 행동하는 삶을 실천하여야 한다.
온 정성을 쏟아 삶을 영위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나눔의 삶을 살아야 한다.
이런 삶에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함께 계실 것이다.
 

환자가 자신의 아픈 곳을 의사에게 보이거나 말하지 않으면 의사는 환자를 고칠 수 없다.
열등감이라는 상처는 자신의 약점과 불완전함을 숨기려고 할 때 생긴다.
그러면 열등감은 치유될 수 없다.
예수님은 지금 우리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시며 사랑하신다.
신앙의 해를 보내면서 이웃이나 하느님께 우리 마음의 문을 열어 놓을 때
상처에서 해방되어 참된 평화를 누릴 수 있다. 
 

키 작은 자캐오는 예수님을 초대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예수님이 누구신지 보려고 다가가고 싶었다.
그렇지만 초대받지 않으신 우리 예수님은 언제나 우리에게 다가오신다.
‘자캐오야, 어서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라고 말씀하시면서 그렇게 오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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