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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22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22 조회수665 추천수15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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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 루카19,41-44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 !”

 

<눈물 흘리시는 예수님>

 

 

    사랑하는 예루살렘 도성을 바라보시며 눈물 흘리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가슴 아프게 다가옵니다. 고색창연한 아름다운 도시 예루살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자랑 예루살렘, 온갖 지혜와 은총의 보고인 예루살렘, 그 사랑스런 도시를 바라보며 감탄하고 환호성을 터트려야 마땅할 텐데, 예수님께서는 왜 우셨을까요?

 

    원인은 너무나 간단했습니다. 겉은 호화찬란하고 그럴 듯 해 보였지만 속으로는 부패와 타락으로 곪아 터져가는 도시였기 때문입니다. 그토록 돌아서라고 목이 터져라 외쳤지만 끝끝내 우상숭배와 배신의 길에서 벗어나지 못한 도시였기 때문입니다.

 

    자식들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세상 모든 부모들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그런데 많이 빗나간 자녀, 맛이 간 자녀, 생명의 길이 아니라 죽음의 길로 접어드는 자녀가 있다면 부모 입장에서 어떻게 처신하겠습니까? 정말 그 길이 아닌데, 정말 가지 말아야 할 길인데도 불구하고 계속 가고 있다면 부모 입장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처음에는 불러 앉혀놓고 차근차근 설득도 시도해 볼 것입니다. 그게 안 먹혀들면 너무도 안타까운 나머지 언성도 높일 것입니다. 완력도 사용할 것입니다. 갖은 수단을 총동원할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모든 수단들이 전혀 먹혀들지 않을 때, 어떤 부모는 그 자녀 앞에 눈물로 호소할 것입니다. 제발 돌아오라고, 제발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오늘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런 부모의 마음으로 당신의 아리따운 딸 예루살렘을 향해 눈물 흘리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백성들과 온 세상이 지금 자신들의 목전에 들이닥친 이 시간의 중차대한 의미를 전혀 깨닫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가슴 아파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육화강생하시고 그들 사이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지금 바로 이 시간이 구원의 때이며 은총의 시기라는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함을 슬퍼하십니다.

 

    예루살렘 사람들은 메시아께서 카이사르처럼 자신들에게 세속적인 힘과 권세를 부여해줄 것을 바랐었지 실제적인 메시아 본질적인 메시아의 도래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메시아가 세상의 왕처럼 화려한 모습으로 인간 역사의 전면에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지만 정작 참 메시아께서는 세상에서 가장 겸손하고 가난한 얼굴로 이 세상에 나타나신 것입니다.

 

    아무리 부르짖어도 돌아서지 않는 이스라엘 백성들, 아무리 눈물로 호소해도 회개하지 않는 예루살렘 사람들, 머지않아 영원할 것 같던 성채 예루살렘이 멸망할 것이며 더 이상 도성 안에서는 찬미가가 울려 퍼지지 않을 것이며, 그 대신 비탄과 통곡소리, 칼부림이 난무할 것임을 예견하신 예수님이셨기에 그리도 슬피 우셨던 것입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울고 계십니다. 우리의 배신과 타락으로 인해, 우리의 절벽같이 완고한 마음으로 인해 슬피 우십니다.

 

    성전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고 끝까지 애타는 하느님의 마음을 저버리는 예루살렘,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바를 행하기는커녕 언제나 반대하고 거부하는 예루살렘의 최후를 내다보시던 예수님이셨기에 그리도 슬피 우셨던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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