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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전과 전례 - 11.23. 금,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23 조회수414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2.11.23 연중 제33주간 금요일 요한 묵10,8-11 루카19,45-48

 

 

 

 

 



성전과 전례

 

 

 

 

 


오늘은 성전과 전례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성전은 거룩한 전례가 끊임없이 거행되는 곳입니다.

 

성전 있어 전례요 전례 있어 성전입니다.

끊임없는 성전전례가 거룩한 시간, 거룩한 공간으로 변화시킵니다.

 


성전을 흔히 ‘하느님의 집’ ‘기도의 집’이라 부릅니다.

성전의 중요성은 수도원에서 특히 잘 드러납니다.

수도원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성전은

바로 하느님이 삶의 중심, 세상의 중심임을 상징합니다.

 


‘하느님의 집’에서 ‘하느님의 일’인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를 통해

비로소 ‘하느님의 사람’이 되어가는 수도자들입니다.

바로 하느님은 수도자의 존재이유임을 드러냅니다.

이런 면에서 수도자는 믿는 모든 이들의 원형적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또 이런 성전 전례가 거룩한 삶의 꼴을 형성해 줍니다.

 

하여 거룩한 전례가 끊임없이 거행되는 성전은 거룩해야 합니다.


세상의 중심이요 마지막 보루 같은,

세상을 성화(聖化)시켜야 할 성전이 속화(俗化)되면 백약이 무효입니다.

수도생활의 개혁 역사만 봐도

세속화(世俗化)에서 사막의 고독(孤獨)에로,

부(富)에서 가난으로의 전향을 통해

원천의 순수를 찾기 위한 발버둥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세상의 소금이요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할 성전이

세속화와 부로 타락하여 그 고유의 역할을 상실하면 존재이유도 사라집니다.


그러니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분노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합니다.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세속화의 타락으로 인해 강도의 소굴로 변해버린 성전을 정화하시며

하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과연 오늘의 교회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을 런지요.

이어 예수님은 날마다 말씀을 가르치심으로

성전을 본래의 모습인 기도의 집, 말씀의 집으로 돌려놓습니다.

 


예수님의 행태는 그대로 예언자를 닮았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성전 내 사람들은 둘로 분열됨을 봅니다.


예수님에 적대적인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의 기득권층,

그리고 예수님에 호의적인 그분의 말씀을 듣느라고

그분 곁을 떠나지 않는 온 백성입니다.


새삼 묵시록의 사도요한이 들은 말씀이

예수님께도 고스란히 적용됨을 봅니다.

 


“이것을 받아 삼켜라.

  이것이 네 배를 쓰리게 하겠지만 입에는 꿀과 같이 달다.”

 


이게 바로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 전하는 이들의 운명입니다.

예수님께 하느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일은 꿀과 같이 달았겠지만

둘로 분열된 청중은 예수님께는 퍽이나 가슴 쓰린 일이었을 것입니다.

 


말씀을 묵상하고 관상하는 일이야 감미롭지만

말씀을 소화하여 실천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말씀을 들을 때야 감미로울 수 있지만

강론을 준비할 때는 얼마나 쓰린 노력이 요구되는 지요.

비단 말씀의 경우뿐 아니라 믿는 이들의 삶의 진리 같기도 합니다.


자녀들이 한 없이 사랑스럽지만

이들을 키우기 위해서는 얼마나 쓰린 노력이 요구되는 지요.

 


양약은 입에 쓰다고 합니다.

말씀이든 삶이든 감미로운 맛과 쓴 맛이 교체 하면서

말씀의 맛도, 인생의 맛도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주님은 매일 이 거룩한 성전 안에서의 미사전례를 통해

우리 모두 깨끗하고 거룩하게 하십니다.

 


“당신 말씀 제 혀에 얼마나 달콤한 지!

그 말씀 제 입에 꿀보다 다옵니다.”(시편119,10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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