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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죽으면 살리라 - 11.2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24 조회수390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2.11.24 금요일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1785-1839)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

 

요한 묵11,4-12 루카20,27-40

 

 

 

 

 



죽으면 살리라

 

 

 

 

 


죽음과 삶은 하나입니다.

죽으면 삽니다.


삶과 죽음은 하느님 안에 있습니다.

하느님이 삶과 죽음에 대한 답입니다.

 


“주님 사랑, 우리 위에 꿋꿋하여라.

  주님의 진실하심 영원하셔라.”(시편116,2).

 


사랑과 진실의 하느님 안에 뿌리 내릴 때 생사를 넘어 영원한 삶입니다.


죽으면 산다는 진리를

어제 대선후보 안철수 씨의 사퇴를 통해 새삼 깨달았습니다.

어느 분은 이를 인간승리라 표현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할 것을 선언합니다.

  …제가 후보직을 내려놓겠습니다.

  …비록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저 안철수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 불러주신 고마움과 그 뜻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기자회견문이 감동이었습니다.

‘백의종군’이란 말이 새삼스런 아름다움으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죽음과도 같은 고뇌와 사퇴의 결단을 통해

부활의 새로운 삶을 살게 된 분입니다.

 


내적지평은 그만큼 깊어지고 넓어졌을 것입니다.


언젠가의 죽음이 아니라

매일 이렇게 죽음과도 같은 크고 작은 자기포기를 통해

충만한 삶을 살 수 있고, 또 마지막 죽음도 잘 맞이할 수 있습니다.


매일 이런 ‘죽음과 삶’의 리듬에 충실한 이들은 그대로 영원한 삶입니다.

 


주님은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라는 말로

이미 밝혀졌듯이,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십니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있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의 복음의 핵심구절로 우리에게 한없는 위로를 주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요,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있습니다.

사람 눈에 삶이요 죽음이지 하느님께는 모두가 살아있습니다.

천상영혼, 연옥영혼, 지상영혼 모두 살아서 하느님을 찬미하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이런 진리를 주님은 위령미사감사송을 통해서도 보여주십니다.

 


“주님,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으로 옮아감이오니,

  세상에 깃들이던 이 집이 허물어지면 하늘에 거처가 마련되나이다.”

 


이런 진리는 작년 7월,

영안실에서 저희 형님 영정사진을 보면서 순간 깨달은 진리이기도 합니다.


영정사진의 환하게 웃는 형님의 얼굴은

봄꽃 만발한 부활의 삶을 상징하는 듯 했고,

‘아, 형님을 부활하셨구나.’라는 고백과 더불어

마음 가득 피어나던 기쁨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진정 주님을 믿는 사람들은 삶과 죽음을 넘어

지금 여기서 영원한 삶을 삽니다.

그러기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불안도 없습니다.


1독서 요한 묵시록의 두 예언자는

바로 영원한 삶을 사는 하느님의 백성을 상징합니다.

 


“이리 올라오너라.”

 


하늘에서서의 부르심을 듣고 원수들이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구름을 타고 올라가 하느님 안에서 영원한 삶을 살게 된 두 예언자입니다.

 


죽으면 삽니다.

일상의 크고 작은 순종의 자기포기의 죽음을 통해

깊어지는 영원한 삶의 내적체험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새 사람 되어

새 하늘과 새 땅의 영원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5,1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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