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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누가 메시아요 왕인가? - 11.24. 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25 조회수357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2.11.24 주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성서주간)

 

다니7,13-14 요한 묵1,5ㄱㄷ-8 요한18,33ㄴ-37

 

 

 

 

 



누가 메시아요 왕인가?

 

 

 

 

 


요즘 정치권에서 가장 회자되고 인물은 아마 안철수 씨일 것입니다.

어제 대부분의 조간신문 1면은

대선후보를 사퇴한 안철수 씨에 대한 기사였습니다.

이렇게 신문에서 큰 얼굴 사진을 본 적은 없습니다.


특히 ‘오, 안철수!’라는 제하의

경향신문 1면의 안철수 씨 사진은 1면 중심부를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안철수 씨가 메시아인가?’

 

하는 생각도 언뜻 스쳤습니다.

메시아 대망 현상과 흡사한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혜성같이 나타나 많은 추종자들을 이끌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대선후보직을 사퇴했지만 그처럼 버틸 수 있었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는 지지 세력의 실체 때문임은 누구나 인정할 것입니다.

 


오늘 다니엘서와 요한묵시록은

절망의 현실 속에서 메시아를 대망하는 묵시문학에 속합니다.

 

상황이 어둡고 절망적일수록 사람들은 메시아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눈물겨운 간절한 희망의 산물이 바로 묵시문학이요,

오늘날 정치, 사회, 경제, 교육, 종교 전 분야에 걸친

절망적 묵시문학적 분위기에서 나타난 자연적 현상이 안철수 현상입니다.


궁핍한 서민들에게 절망과 환멸을 안겨주는 기득권층에 있는 모든 이들의

회개를 촉구하는 현상으로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새삼 누가 이 시대의 메시아요 왕인가 묻게 됩니다.


오늘은 그리스도 왕 대축일입니다.

바로 그리스도가 진정한 메시아요 왕임을 선포하는 대축일입니다.

 


교황 비오 11세는 당시 만연된 무신론과 세속주의를 경계하고

그리스도의 왕정이 온 인류에 두루 퍼지고 있음을 강조하는 뜻에서

교서<Quas Pimas:1925년 12월11일>를 통해

그리스도왕의 의미를 성대하게 기리도록

‘그리스도대축일을 제정 공포하였습니다.

 

1920년대나 거의 100년이 지난 2010년대나

무신론과 세속주의가 만연된 분위기는 여전하니

새삼 그리스도 왕 대축일의 필요성을 깊이 깨닫게 됩니다.

 


“보십시오.

  그분께서 구름을 타고 오십니다.

  모든 눈이 그분을 볼 것입니다.”

 


요한 묵시록의 말씀대로

우리의 참 메시아요 왕이신 그리스도께서 동녘 하늘 붉게 물들이며

황홀하게 떠오르는 태양처럼

오늘 그리스도 왕 대축일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에게 오십니다.


오늘은 ‘그리스도의 왕국’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첫째, 그리스도의 왕국은 영원한 왕국입니다.

 


영원이란 말만 들어도 위로가 된다는 어느 분의 말도 생각납니다.

모두가 변하는 세상에 영원히 변치 않는 왕국이 그리스도의 왕국입니다.

보십시오.

세상 제국들이 다 사라져갔지만

그리스도의 왕국을 상징하는 가톨릭교회는 2000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또한 그리스도의 왕국이 영원함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오늘 우리는 그리스도 왕국의 영원함을 노래했습니다.

 


“만왕의 왕,

  군주의 군주이신 예수께 영광과 주권이 세세에 영원히 있으소서.”

 


역시 다음 다니엘의 예언이 교회를 통해서 그대로 실현되고 있고

우리는 그리스도의 왕국인 교회 안에서 영원한 삶을 누림을 깨닫습니다.

 


“그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로서 사라지지 않고,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는다.”

 


영원과 시간은 분리된 것이 아닙니다.

영원 안에 있는 시간이요, 시간 안에 있는 영원입니다.

지금이 영원입니다.


세상 나라에 살면서 동시에 그리스도의 왕국 안에서

죽음을 넘어 영원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그리스도의 영원한 왕국 안에 살기에

세상 한 복판에 살면서도 평화로울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 왕께서 선사하시는 평화입니다.

 


“보라,

  떠오르는 태양이라 일컬어지는 분을

  그는 옥좌에 앉아 다스리시며 모든 민족에게 평화를 주시리라.”

 


“그분은 땅 극변까지 찬양을 받으시고, 평화를 이룩하시리라.”

 


아침성무일도 첫 번째, 두 번째 후렴입니다.

고통과 불화 중에도

그리스도의 영원한 왕국 안에 거할 때 하사되는 주님의 평화입니다.

 

 

 

 

 



둘째, 그리스도의 왕국은 사제적 왕국입니다.

 


요한 사도는 말합니다.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 피로 우리를 죄에서 풀어 주셨고,

  우리가 한 나라를 이루어 당신의 아버지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가 되게 

  하신 그분께 영광과 권능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우리가 한 나라를 이루어

  당신의 아버지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가 되게 하신’이란 대목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 넓은 의미로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직에 불림 받고 있습니다.


사제직의 특징은 섬김입니다.


매일 끊임없이 찬미와 감사의 기도로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직에 충실해야 하는 우리들입니다.

 


세상 나라와 구별되는 그리스도의 왕국의 판이한 특징입니다.


우리를 섬기러 오신 그리스도님이셨고,

평생 하느님과 사람들을 섬기셨던 주님이셨습니다.


진정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직에 충실할 때

저절로 사람을 섬기는 데 충실하게 됩니다.

 


‘주님을 섬기는 학원’이라 명명되는 분도 수도공동체 역시

그리스도의 사제적 왕국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리스도의 왕국은 하느님과 이웃을 섬기는 사제적 왕국이지

결코 힘으로 통치하거나 지배하는 세상 나라가 아닙니다.

 


찬미와 감사로 주님을 섬기는 사제직에 충실할 때 선사되는

분별과 절제의 덕입니다.

 

오늘날 새삼 복음적 권고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돈이나 재물로부터의 자유를 위해 자발적 가난이요,

성(性)으로부터 자유를 위해 자발적 정결이요,

이기적 자기(ego)로부터의 자유를 위해 자발적 순종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도

참된 삶을 위해 복음적 권고에 주의를 기울여야할 시대입니다.


하여 하느님과 사람을 섬기는 사제직에 충실할수록

분별과 절제의 덕이 주어져

자발적으로 복음적 권고를 준수하게 될 것이며

그리스도의 사제적 왕국도 점진적으로 완성되어 갈 것입니다.

 

 

 

 

 



셋째, 그리스도의 왕국은 진리의 왕국입니다.

 


그리스도의 왕국은 세상에 속하지 않습니다.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하여

세상을 떠난 다른 어떤 곳을 상정해선 안 됩니다.


그리스도 진리의 왕국은 거짓과 불의에 속하지 않는 왕국입니다.

세상적인 질서와 가치에 속하지 않는 왕국입니다.


그러니 똑같이 세속에 몸담고 살아도 세상 나라만 사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리스도의 왕국을 사는 이들도 있습니다.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우리를 섬기러 세상에 오신 주님이시자

진리를 증언하시기 위해 세상에 오신 주님이십니다.

진리에 속해 진리이신 주님의 목소리를 듣는 사람이

바로 세상 한 복판에서 그리스도의 왕국을, 진리의 왕국을 사는 사람입니다.

 


상대주의, 회의주의가 만연한 시대에 진리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렙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진리이며 그리스도 자체가 진리입니다.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며 늘 중심이신 그리스도를 향하게 합니다.

진리의 중심을 잃어 방황이요 혼란입니다.

 


“진리를 위해 몸 바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우리를 위한 주님의 기도입니다.

 


“진리를 위해 몸 바치게 하소서.”

 


이미 고인이 되신 불교 고승 성철 스님의 좌우명입니다.

예수님만 아니라 우리 역시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습니다.


막연한 추상적 진리가 아니라 사랑의 진리입니다.

 


사랑의 진리, 진리의 사랑입니다.


진리와 사랑은 하나입니다.


진리를 알 때 사랑하게 되고 사랑할 때 진리를 알게 됩니다.


이와 더불어 신장되는 내적 자유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가 그리스도의 왕국입니다.

 

세상 나라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그리스도의 왕국에 사는 우리들입니다.


우리가 받은 세례는

바로 우리 모두가 그리스도의 왕국에 속해있음을 드러내는 증명서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시어

당신의 사랑하시는 아들의 나라로 옮겨주셨습니다(골로1,13).

 


하여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영원한 왕국, 사제적 왕국, 진리의 왕국에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로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깨어

이런 그리스도의 왕국을 살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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