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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 문학의 힘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26 조회수368 추천수1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스즈키 히데코 지음 / 심교준 옮김

7.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무게 문학의 힘

나는 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가르치고 있는데, 졸업논문 으로 엔도 슈시쿠론을 쓰고 싶어하는 학생이 매년 몇 사람씩 나타 납니다. 처음에는 젊은 학생들이 엔도 슈사쿠 씨를 얼마만큼 이해 할까 하고 미덥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년에 걸쳐 「침묵」이나 「깊은 강」같은 작품을 소재로 졸업논문을 써내는 것을 보면, 그 학생들이 다른 사람으로 바뀐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나는 그런 점에서 학문이나 예술의 큰 힘을 느낍니다. 삶에 대한 의미, 고통의 의미 같은 인간의 본질에 눈을 돌려 그 것을 추구하는 학문이 문학입니다. 문학은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 칩니다. 젊은 사람이 소설을 읽으면서 '도대체 이 작가는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 '나는 무엇을 느꼈는가?' 를 줄곧 생각하면, 다 른 사람으로 착각될 만큼 크게 변화합니다. 특히「깊은 강」은 젊은 사람이 지금까지 느끼지 못한, 생각도 해 보지도 못한 인간의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 되며, 삶에 대한 근 본 가치를 보다 깊이 있게 해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그런 소감을 엔도 씨에게 말하자, 그는 잠시 침묵 후에 "그렇지만요, 쓰는 사람은 괴로워요" 하고 말했습니다. 몸을 깎아 내듯 쓰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창작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가? 그러나 그 고통스러움이 있기에 문학은 마음의 깊은 곳을 되살리고, 활기차게 하고, 큰 영향을 미치는 힘을 갖게 됩니다. 엔도 씨는 "나의 신념을 담아「깊은 강」에 쓰고 싶었던 것을 모 두 썼다" 고 말했습니다. "「깊은 강」을 윤회나 환생을 그린 것으로 읽는 사람이 있을지 도 모르지만, 그것이 아니고 '부활' 을 쓴 거야" 하고 엔도 씨는 덧 붙였습니다.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부활이라고 하지만, 인간이 이 세상에서 생명을 마치고 새로운 생명으로 바뀌어 영원히 사는 것 도 부활인 거야. 그런데 부활이라는 그리스도교의 개념이 우리에 게는 익숙하지 않아 진정한 의미를 전하기 힘들다고 생각해서 전 생(轉生)이라는 말을 쓴 거지." 「깊은 강」의 '부활'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클라이맥스 의 하나는 '7장 여신' 입니다. 갖은 고생을 하던 사람이 인도의 불 교 유적을 탐방하러 바라나시의 힌두교 사원 동굴에 들어갑니다. 거기서 그가 만난 것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볼품 없는 챠문 다라는 인도 여신상이었습니다. 이 여신상은 인도 사람들의 고통 을 나타내는 듯 몸 전체가 부스럼으로 짓물러 있고, 발은 뱀과 전 갈에 물렸는데도 쪼그라든 젖가슴으로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습 니다. 내 몸을 고통스럽게 하면서도 오히려 그 고통을 통해 사람을 살리는 인간의 근원적인 아름다움을 체험하며 사람들은 깊은 감동 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자신을 버리고 다른 사람을 살 리는 힘' 이라는 것을 수난의 여신상 앞에서 느끼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클라이맥스는 '13장 그는 추하고 위엄도 없이' 입니 다. 카메라맨이 되고자 하는 청년이 신혼여행을 가서 질문을 던집 니다. 이에 사랑의 선교회 수녀님들과 젊은 신부님이 대답하는 장 면입니다. 콜카타에서 행려병자인 노파를 돌보기 위해 '죽음을 기다리는 집' 으로 옮기려 하는 수녀님들을 청년이 비판합니다. "눈앞에 셀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나자빠져 있는데 한두 사람, 아니 열 사람을 거두어 임종을 돌봐준다는 것은 끓는 돌에 물붓기 아닌가요? 그런 일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요?" 그러자 수녀님들은 "이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이것밖에 없 는데요, 우리는 ---"이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그리고 인도에서 힌두교도와 함께 사는 일본인 오츠 신부는 이 렇게 말했습니다. "우리에게 진실한 것은, 그분이 해주신 일이 우리 가슴속에 계속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분 그리스도께서 생명을 버리고 우리를 용서하시고, 그리고 지금 우리 속에 살고 계시며, 우리를 위로하 고, 우리의 고통을 헤아리며, 의지가 되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엔도 씨는 "하느님이라는 존재는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 고 인간이 바라는 형태로는 관여하지 않으십니다. 더욱 큰 계획 속 에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 가운데 쓸데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해 고통을 통해서만 보이는 인생의 깊고 큰 의미로 한 사람 한 사람을 이끄십니다. 그런 인간의 지식을 뛰어넘는 크고 깊은 지혜, 계획 속에서 인간은 살고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한 존재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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