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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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말보다 중요한 것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27 조회수821 추천수13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


복음: 루카 21,12-19






스테파노의 설교와 법정 증언


안젤리코(Fra Angelico) 작, (1447-1449), 바티칸 박물관


     < 말보다 중요한 것 >

     로버트 케네디가 일본 와세다대학을 방문해 강연을 했을 때의 일입니다. 반미감정이 높았던 당시 오쿠마 강당에서 케네디가 강연을 마치고 강단을 나서자 학생들은 욕설을 퍼부으며 양키 고 홈을 외쳤습니다.

그러자 케네디는 다시 강단으로 돌아와 마이크를 잡고 노래 한 곡을 불러도 되겠느냐고 말을 하고는, 와세다대학의 교가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학생들은 언제 야유를 퍼부었냐는 듯 케네디를 따라 교가를 불렀고 어느새 숙연한 분위기가 연출됐습니다.

와세다 대학 학생들을 위해 준비한 노래는 케네디의 백 마디 연설보다 강했습니다.

 

상대방의 혈관에서 사랑의 호르몬인 페닌에틸아민을 솟구치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을 연구하던 미국의 심리학자 캘러먼과 루이스는 1989년 그들 나름대로 낭만적인 실험을 합니다. 생면부지의 남녀 48명을 모집하고 한 그룹에는 특별한 지시 없이, 다른 한 그룹에는 2분간 상대의 을 바라보게 한 것입니다.

2분 후, 특별한 지시가 없었던 그룹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서로 상대의 눈을 바라보았던 그룹에서는 가까이서 보니 그녀의 눈이 참 예쁘더군요.”, “눈을 마주치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설레었어요.” 등의 반응을 보여 서로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눈에서 나오는 무언가가 서로의 교감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눈은 영혼의 문이고 영혼 안에 있는 영이 눈을 통해서 말보다도 몇 배나 강한 유대감을 형성해 주는 것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알리고 싶거든 눈싸움(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이지 않고 오래 뜨고 있는 내기)을 하자고 해 보십시오. 서로 상대의 눈을 응시하면서 반드시 좋은 감정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부부싸움 할 때 아내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남편의 잘못을 지적합니다. 남편은 조용히 듣고 있다가 한 마디 합니다.

시끄러워. 니 목소리 듣고 있기 정말 힘들다.”

언쟁을 하는 것들을 자세히 들어보면 사실 목소리가 높아지고 감정이 격해지는 것은 그 논쟁하는 내용 때문이 아닙니다. 그 말을 하는 목소리의 듣기 좋음과 싫음이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입니다.

 

어떤 내용의 말을 하느냐하는 것은 의사소통 전체에서 볼 때 그 비중이 참으로 낮다고 합니다. 말하는 방법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말하는 속도, 말씨, 음정, 음색, 어투, 억양 등이 말하는 방법에 해당합니다. 사람이 받아들이는 말의 내용은 10%에 불과하고, 나머지 90%는 그 말과 표정에 섞여있는 무언가를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케네디의 연설 내용보다는 그들의 교가를 불러주는 것이 더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도 처음엔 강론에서 내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내용보다는 그 말을 하는 나의 존재에서 번져나가는 영적인 힘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미사 시작 전에 항상 성체조배를 하며 마음을 주님의 영으로 채우려고 노력합니다. 아무리 잘 준비한 강론내용이라도 정신이 안정되어 있지 못한 상태에서 하면 신자들의 마음에 깊이 박히지 않는 것을 느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박해를 받아 임금들과 총독들 앞에 끌려 나가게 될 때 변론을 미리 준비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변론을 미리 준비한다는 것은 자신의 힘으로 그리스도를 증거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있습니다. 그러나 스테파노처럼 성령으로 가득차면 사람들은 그 말씀이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말의 내용만 너무 믿지 맙시다. 말하는 이의 영적인 상태가 더 중요합니다. 난로가 따듯한 이유는 그 안에 불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만나기 전에 머리를 너무 채우지 말고 마음을 채웁시다.

 

 

 


 





 

  오산 성당 홈페이지: http://cafe.daum.net/ca-o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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