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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잊어도 좋을 그 많은 일들을!/신앙의 해[20]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28 조회수402 추천수2 반대(0) 신고


요셉은 아버지 야곱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다.
이 때문에 배다른 그의 형들은 요셉을 미워했고 결국은 형들의 계략에 죽을 직전까지 갔다.
그렇지만 그는 구사일생으로 죽지 않고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가 파라오의 사람이 되었다.
그리하여 그곳 여자와 결혼하여 아들도 낳아 아들 이름을 '므나쎄'라고 지었다.
이 말은 '잊어버리다'라는 히브리어 동사로 분사형으로는 '잊어버림'이라는 뜻이다.
 

그는 왜 아들의 이름에까지 '잊어버림'을 나타내게 지었을까?
그에게는 참으로 잊어야만 할 사연이 많았다.
어린 그를 죽이려고 깊은 구덩이에 던져 놓고
자기들끼리 키득거린 형들의 웃음소리가 생각나면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포티파르 아내의 유혹을 거절했는데도
성폭행으로 체포되어 옥에 갇혔던 일은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 젊은 여자의 유혹이 꿈에라도 나타나는 것은 죽는 것 보다 싫었을 것이다.
이 모든 게 생각나면 밤새 술 퍼 먹어도 마음이 시원찮을 지경이었으리라.
 

이래서 유대인들은 지금도 회당에서 요셉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 때
요셉이 포티파르의 아내를 '거절했다(바예마아인)'라는 단어가 나오면
특별한 악센트(샬셀렛)를 넣어 5초 동안 길게 영창으로 소리를 끌며 읽는다.
유혹을 거절하는데 그만큼 갈등이 컸다는 것을 표하기 위함이란다. 
 

이런 잊어버림에 대해서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당부하셨다.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너희를 회당과 감옥에 넘기고,
내 이름 때문에 너희를 임금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고 갈 것이다.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명심하여,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루카 21,12-15)
 

믿음의 삶을 살다보면 때로는 노심초사 불안과 근심이 쌓이는 모양이다.
하느님 말씀을 실천하다보면 세상살이에 종종 걱정이 생긴다.
오해도 사고 변명 아닌 변명도해야 한다.
그래서 예수님도 당신 이름 때문에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심지어 박해를 받더라도 걱정하지 말라고 이르신다.
잊어버리는 게 상책임을 당부하신다.
때가 오면 당신께서 적대자에게 맞서거나 반박할 수 있는 언변과 지혜를 주시겠단다.

바오로 사도도 감옥에 갇혀 있었음에도 필리피 신자들에게 이 점을 권고한다.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필리 4,4-6)
바오로 사도가 당부한 이 기쁨은 우리 삶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시며
우리와 늘 함께 함께 하시는 주님을 의지하는 믿음에서 나옴을 일깨워준다.

그는 자신이 감옥에 갇혀 있는 것조차도 그에게 좋은 것을 주시려는 것으로 믿었고
그분의 선하신 손길이 그를 보호하시며 배려하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거듭거듭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란다.
주님 안에서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오로지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하느님께서 우리들의 소원을 들어 주신단다. 
 

예수님도 구체적으로 이어서 언급하셨다.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넘겨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 21,16-18)” 

그분을 믿기만 하면 기쁨이 넘쳐 하느님께 감사드릴 수 있는 영광을 누린단다.
이렇게 주님과 함께하면 참된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아들의 이름에까지 '잊어버림'을 나타내게 지은 요셉도
아버지 야곱을 다시 만나는 기쁨을 누렸다.


신앙의 해다.
잊어도 좋을 그 많은 일들은 하느님께 남겨두고 그분만을 바라보면서 나아가자.
때가 오면 그분께서 어떠한 적대자도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주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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