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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절망은 없다 -견인(堅忍; perseverance)의 믿음- 11.29. 목,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29 조회수458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2.11.29 연중 제34주간 목요일

 

요한 묵18,1-2.21-23;19,1-3.9ㄱㄴ 루카21,22-28

 

 

 

 

 



절망은 없다

 

-견인(堅忍; perseverance)의 믿음-

 

 

 

 

 


절망은 없습니다. 하느님을 믿는 이에겐!

 

절망의 답은 희망의 하느님 하나뿐입니다.


독서와 복음을 읽다보니 다음 두 구절이 묘한 대조를 이룸을 발견했습니다.

 


“불행하여라,

  그 무렵에 임신한 여자들과 젖먹이가 딸린 여자들!”(루카21.23ㄱ).

 


루카복음 중반 부 말씀에 이어 다음 묵시록 후반부 말씀입니다.

 


“행복하여라,

  어린양의 혼인잔치에 초대 받은 이들!”(묵시19,9ㄴ).

 


불행으로 시작하여 행복으로 끝나는 믿는 이들의 삶을 상징한다 싶었습니다.

화답송 후렴처럼

매일 어린양의 혼인잔치 미사에 초대 받은 우리들은 행복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미사은총이 고해인생을 행복한 축제인생으로 만듭니다.

 


지난 새벽 밝은 달빛에 선명히 드러난

수도원 정문 옆 돌판 위의 글자가 신선한 감동이었습니다.

언제나 그 자리, 돌 판위의 이 말씀이

하느님의 영원을 상징하는 듯 했습니다.

 


“모든 일에 하느님께 영광!”

 


언제나 그 자리, 돌 판위의 이 말씀이

하느님의 영원을 상징하는 듯 했습니다.


분도회의 모토이자 우리 신앙의 본질을, 핵심을 보여줍니다.

 

바로 이 말씀 안에 모든 답이 들어있습니다.

모든 일에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일 때 순수한 믿음의 삶입니다.


언젠가 어느 수녀님과의 문답이 생각납니다.

 


“모든 것이 다 지나면 영원한 것은 무엇입니까?”

 


“바로 지금 여기가, 하느님이 영원입니다.

  모두가 다 지나도 우리는 언제나 ‘지금 여기’를 살게 되며,

  바로 지금 여기에 계신 하느님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만이 영원하십니다.

하느님 안에 정주할 때 영원한 삶입니다.

오늘 묵시록의 바빌론으로 상징되는 로마제국도 멸망했고,

복음의 영원한 도성 예루살렘도 멸망했습니다.

하느님 안에 항구히 정주하는 이들의 내적시야는

지금 여기를 넘어 멀리 하느님의 미래에 까지 이릅니다.


어제 복음이 마지막 말씀이 생각납니다.

 


“너희는 인내로서 생명을 얻어라(By your perseverance you will secure your     lives)”

 


인내로 번역된 ‘perseverance’는 인내보다

항구함, 불굴의 인내, 견인(堅忍;끝까지 참고 견딤)으로 번역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늘 그 자리에 종신불퇴의 산 같은 모습이요

항구히 끝까지 견뎌내는 순교적 증언의 삶을 상징합니다.

 


우리 분도회의 정주서원 역시 이런 항구한 견인의 삶을 뜻합니다.

하느님 안에 항구히 정주할 때

견인의 믿음이요 활짝 열리는 내적시야입니다.


짙은 절망의 구름 넘어 빛나는 태양을 보는,

칠흑 같은 밤의 어둠을 넘어 동터오는 태양을 보는 믿음의 눈입니다.

 


로마제국이나 예루살렘의 멸망 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세상 종말 의식으로 절망했겠는 지요.


그러나 믿음의 눈을 지닌 이들은 멀리 희망의 하느님을 내다봅니다.

바빌론으로 상징되는 로마제국의 멸망 후 천상에서 터져 나오는

하느님 승리의 찬가가

마치 어둔 밤이 지난 후 찬연히 동터오는 태양 빛 같습니다.

 


“할렐루야!

  구원과 영광과 권능은 우리 하느님의 것.

  과연 그분의 심판은 참되고 공정하시다.”

 


묵시록 5,1-7절의 찬가는

우리가 주일 제2저녁기도 때 마다 부르는 찬가입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바치는 성무일도의 찬미가가

우리에게 항구한 정주의 믿음을 선사하며 내적시야를 확장해줍니다.


주님은 예루살렘의 멸망에,

또 암울한 현실에 절망하는 이들을 향해 말씀하십니다.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끼웠기 때문이다.”

 


절망의 끝은 희망의 시작입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절망의 현실에 좌절할 것이 아니라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

오시는 희망의 주님을 바라봐야 합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 중

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우리를 찾아오시어 생명의 잔치를 열어 주시며

말씀하십니다.

 


“어린양의 혼인잔치에 초대 받은 너희들은 행복하다.”(묵시5,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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