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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 옮기고 나서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30 조회수351 추천수2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스즈키 히데코 지음 / 심교준 옮김

7.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무게 옮기고 나서

"'죽음' 을 생각할 때, 누구나 많든 적든 두려움을 느낍니다. 죽 음에 이르기까지의 아픔이나 고통도 두렵겠지요. 그 실체를 모르 는 미지의 세계는 두렵습니다. 자기가 죽어서 슬퍼할 사람들의 마 음을 생각하면 괴로움은 점점 더 커집니다. 그러나 더욱 두려운 것 은 살아 있을 때에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고, 의식조차 영원히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일을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즐거움을 맛보는 것도, 사랑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는 죽음은 이 세상에서 얻은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인생 최대의 변화입니다. 더구 나 아무도 체험한 적이 없는 변화이기에 두려워하는 것도 당연합 니다"라고 스즈키 히데코 수녀님은 말씀하십니다. 저는 10년이 넘게 이어진 투병생활과 반년이 넘는 병상생활에서 이와 같은 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40대 초에 처음 발병한 간염이 간경화로 발전하면서 40대 중반에 간암이 되어 절망 상태에 빠졌 다가, 간이식 수술을 받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마지막 병자성사를 받는 등 스즈키 수녀님이 이 책에서 다룬 내용들을 모두 몸으로 체 험했습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죽음에 이르는 5단계도 그 대로 맛보았습니다. 아울러 스즈키 수녀님이 제시한 위중한 병에 서 회복한 사람들의 세 가지 공통점은 제게도 그대로 들어맞는 말 씀이었습니다. 첫째, "모든 고통(병)에는 의미가 있다." 이는 NLP 용어를 빌리 자면 '리프레이밍(Reframing, 의미와 사고의 틀을 바꾸는 것)'입니 다. 즉 현상,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는 것, 또는 거기에 새로 운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병이나 시련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반드시 어떤 의미가 있습니다. 그 의미를 제대로 알아차리면 회복되지만, 못 알아차리거나 보려고 하지 않으면 회복은 멀어집니다. 간접 사례로 소개된 로버트는 실 제로 NLP 트레니너이자 치료사인 로버트 딜츠입니다. 이 이야기 는 그의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만, 딜츠는 NLP를 치유에 적용하 여 이론적 - 실천적 바탕을 확립한 사람입니다. 따라서 그 또한 모 든 증상(병)은 내 몸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이므로 그 의미를 잘 파 악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는 저의 병을 이렇게 받아들였습니다. 즉 본질에서 벗어난, 나 답지 않게 가면을 쓰고 살아왔으니 하느님께서 의미 없는 삶을 거 두어 가시려 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렇게 큰 병이 주어진 것은 내가 좀처럼 현실에 대한 미련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해 석했습니다. 그렇게 깨닫는 순간, 제 병은 단순한 병이 아니라 하 느님의 선물이자 은총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건강하게 그 의 미에 충실하게 살고 있습니다. 둘째, "살아 있음에 대하여 감사한다." 이는 '영적인 마음가짐' 을 말합니다. 성서에도 나오듯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가짐입니 다. 평소 우리는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하여, 생명에 대하여 그다지 감흥이 없습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도 그럴진대 하물며 다른 존재(사람 및 동식물 포함)나 다른 생명에 대해서는 더구나 무관심 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큰 병을 앓고 회복되면 살아 있다는 것이 얼 마나 고마운 일인지 실감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경험을 하기 전 에 이런 신념을 생활화한다면 얼마나 충만된 삶을 즐길 수 있을까 요?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 경험을 통하여 배우지만, 현명한 사람은 남의 경험에서도 배운다고 하였습니다. 풀 한 포기, 이슬 한 방울, 친구의 말 한 마디, 어린아이의 웃음소리, 어깨를 감싸는 따스한 햇 살 한 줄, 그윽한 다향 (茶香)도 하나하나 새삼스럽게 느껴질 것입 니다. 저도 병실 창문으로 보이는 숲이 계절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보 며 자연의 생명력에 경이를 느꼈고 이른 봄 개나리, 진달래꽃을 더 잘 보려고 병실 복도 창에 이마를 비벼대던 때가 있었습니다. 비록 마스크를 하고 퇴원했지만 시원한 바깥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시고 아직 힘없는 다리였지만 땅을 밟고 섰다는 사실에, 그 살아 있음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셋째, "만일 생명이 더 주어진다면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살아가 겠다." 이는 어떤 조건이 이루어진다면 소명에 따라 살아가겠다는 'As if 와 'Calling'의 사고방식입니다. 아직은 현실이 아니지만 '만 일에' 라고 생각만 해도 우리 몸은 긍정적 변화를 하게 됩니다. 그 리고 나를 비우고, 나를 버리고, 나를 넘어서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나의 존재를 공헌하는 것입니다. 크고 작은 모든 병에는 반드시 어 떤 의미가 있음을 제대로 깨달았다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 리라 믿습니다. 스즈키 수녀님도 임사체험 후 다른 사람들의 치유 에 더 각별한 관심을 갖게 된 듯 싶습니다. 저 또한 이렇게 회복된 것은 "이제 네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 는 삶을 산다면 새로운 생명을 허락하겠다" 하는 하느님의 뜻에 의 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뜻에 충실하여 NLP와 에니어그램을 배우기 시작했고, 실제로 그것들을 활용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 이 되는 삶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스즈키 수녀님의 임사체험에 힘입어 저의 체험도 잠깐 말씀드릴 까 합니다. 1997년 여름에 입원하여 입 - 퇴원을 거듭하다가 강남 성모병원에서 막바지 투병을 하고 있던 12월, 성탄절 밤이었습니 다. 방문객들이 제 용태에 대해 물어보면 담당 간호사가 차마 말은 못하고 고개를 가로젓던 무렵입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이 제 병실 에 들러 기도해 주고 가신 얼마 후 잠이 들었는데 문득 저 혼자 사 방에 짙은 커튼을 내린 어두운 방안에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출구 는 물론 입구조차도 잘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이 검고 무겁게 가라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누가 찾아왔습니다. 검은 얼굴, 검 은 옷 등 온통 검은 것밖에 보이지 않는 사람이 두 명 방안으로 들 어왔습니다. 직감적으로 저승사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은 저의 존재는 아랑곳하지 않고 책상 두 개를 가져다 놓고는 다시 두 툼한 기록부를 두 권 가져왔습니다. 아마도 제 삶의 모든 것 - 생 각과 말과 행실 등 모든 삶의 이력 - 이 기록된 과거장(過去帳) 또 는 그런 것과 관련 있는 명세서나 삶의 대차대조표와 같은 것이었 습니다. 그들은 나란히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샅샅이 뒤져보았습니다. 마 치 국세청 조사관이 부실기업 장부를 파헤치듯이. 저는 방 한가운 데 서서 아득한 기분으로 벽에 걸린 십자가를 쳐다보며 기도드릴 뿐이었습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이윽고 그들이 저를 보 고 큰 소리로 "스테파노, 좋은 소식이 있다"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저를 저승으로 데려갈 충분한 혐의를 찾지 못해 다시 이 세상으로 보내주겠다는 것 같았습니다. 일순 안심하고 기쁨에 휩싸였는데, 아무래도 그 소리는 귀에 익 은 목소리였습니다. 하여튼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눈이 떠졌고 아주 밝은 흰 빛의 덩어리와 같은 존재가 제 머리 위에 있었으며, 거기 에서 희고 부드러운 비치 쏟아져 내려와 저를 에워싸는 느낌이 들 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제 머리를 감싸안는 것을 느꼈습니 다. 잘 보니 그동안 레지오 모임을 통해 치유 기도를 해주고 여러 차례 문병을 와주었던 교우, 김성복 스테파노가 제 머리를 두 팔로 안고 귀에다 뭐라고 속삭이고 있었습니다. 마침 시간을 보니 자정이 지나 날짜는 12월 26일로 바뀌고 있었 습니다. 레지오 모임 중에 그리고 그후에도 저를 위해 기도를 하다 가 문득 좋은 응답을 들은 것 같아서 심야임에도 일부러 택시를 타 고 달려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스테파노, 좋은 소식이 있 다"고 소리친 이는 저승사자이기도 하지만 살아 있는 김 스테파노 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더욱 이상한 것은 그 일은 양력 12월 26일에 일어났습니 다만, 12월 26일은 음력으로 저의 생일입니다. 여러 가지가 우연 치고는 참으로 묘하게 일어났는데, 저는 이것이 제가 겪은 임사체 험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체험 후 약 2개월을 수술대기자 상태로 막연히 기다리다가 1998년 2월에야 간이식 수술을 받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 12월 26일은 스테파노 성인 축일로 그 때문에 애당초 저는 스테파노라는 세례명을 받았던 것입니다. 아 울러 2월은 저의 양력 생일이 있는 달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는 죽음과 관련한 많은 사례와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특 히 "모든 것에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 "필요한 것은 모두 자기 속에 이미 가지고 있다" 와 같은 NLP의 기본 전제에 해당하는 철학 이 곳곳에 스며 있습니다. 병자를 찾아가서 수녀님이 보여주는 일 련의 행동은 그야말로 NLP 기법의 하나인 '페이싱 (Pacing, 보조 맞춤)' 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고 감동과 외경을 금치 못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NLP를 적용한 참으로 훌륭한 모 델입니다. 지금 각 병원에서 호스피스 활동을 하고 계신 분들이 이 기법을 배워서 활용한다면 말기 입원자와의 관계에서 훨씬 뛰 어난 성과를 얻을 것입니다. NLP는 기본적으로 인간 대 인간의 소통과 인간 뇌의 작용을 바 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것을 조금만 응용하면 치유와 건강 등에 커 다란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의사, 간호사가 NLP를 공 부하면 보다 질 높은 의료를 배풀 수 있어 입원자들의 환영을 받게 됩니다. 이처럼 NLP를 적극 활용하는 수녀님의 모습이 죽음을 대 면했던 체험을 넘어 이 책을 번역하고자 마음먹게 해주었습니다. 저는 건강을 회복하였지만 요즘도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고 있 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입원자들의 모습을 봅니다. 특히 저와 같이 간을 다친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 중에는 발달된 의학 덕분에 생명을 되찾은 분들도 많습니다. 그 결과를 단순히 의학적인 성과 로만 치부해서 마땅한지, 그 속에 또 다른 메시지는 들리지 않는지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 보기를 권합니다. 저 또한 다시 얻은 생명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여러 모로 성찰 하며 살아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두 번 사는 이 세상에서 남에게 도움이 되고, 그래서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 짐하며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2004년 11월 위령성월에 심교준 스테파노 * NLP, Neuro - Linguistic Programming, 신경 - 언어 프로그래밍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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