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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안의 사고뭉치, 살살 달래야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30 조회수411 추천수6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화나면 화내고 힘들 땐쉬어

홍성남 신부 지음
01. 행복해지고 싶어?
생긴 대로 살아 
자신이 만들어놓은 틀에 억지로 맞추려고 하다보니 탈이 납니다. 둥근 사람은 둥글게, 모난 사람은 모나게 살면 살맛이 납니다. 모든 사람이 긍정적으로 살 필요도 없습니다. 슬플 땐 울고, 화나면 화내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내 안의 사고뭉치, 살살 달래야

술만 마셨다 하면 성당에 와서 주정을 부리는 사고뭉치 남자가 있었습니다. 특히 성탄절이 지나면 주사가 더 심해져 구유 세트 앞에 와서 시비를 걸었습니다. "야, 꼬마야. 네가 망아지냐. 부모 잘못 만나 하필 마구간에서 태어나고." 아기 예수 다음 차례는 요셉 성인이었습니다. "자기 애도 아닌데 뭘 그리 감싸고 드노. 어휴, 바보." 이번에는 성모님에게 시비를 걸었습니다. "처녀가 애를 낳으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왜 웃고 난리야." 동방박사들에게도 한마디 잊지 않았지요. "뭔 할 일이 없어서 그 먼 길을 찾아간 게야. 배부른 놈들." 그렇게 밤새도록 주정을 하는데 주사가 하도 심해 아무도 말리 지를 못했습니다. 술만 마시지 않으면 멀쩡한 그 남자가 어느 날 얌전하게 성당에 와서는 고해성사를 보았습니다. "제가 그동안 큰 죄를 지어왔습니다. 다시는 주정하지 않을게 요." 못 말리는 주정꾼이 웬일인가 싶은 본당신부가 자초지종을 물 었습니다. "어젯밤에도 술에 잔뜩 취해 구유 세트 앞에서 주정하고 있었습 니다. 그런데 갑자기 성모상이 움직이더니 제 뺨을 철썩 치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래, 처녀가 애 낳았다. 어쩔래? 네가 뭐 보태준 거 있어?' 하면서요. 얼얼한 빰을 감싸 쥐고 멍하니 서 있는데 이번에는 요셉 성인이 달려들지 뭡니까. '그동안 쌓인 게 많았어도 풀 데가 없었는데 너 잘 만났다. 딱 걸렸어' 하면서 이단 옆차기를 하는데 힘이 어찌나 세던지 제가 쓰러질 정도였습니다. 그때 아기 예수가 구유 안에 누워 있다가 벌떡 일어났습니다. '마구간에서 자느라 춥고 힘들어 죽을 지경이니 그 옷 내놔!' 그러 고는 제 옷을 홀랑 벗겨서 구유로 가지고 가 덮고 자는 겁니다. 엄 동설한에 팬티만 입고 돌아갈 수 없어 '옷은 주셔야죠' 했더니 동 방박사 셋이 한꺼번에 황금과 몰약, 유향을 던지는 바람에 알몸으 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휴, 다시는 술 마시고 주정 안 부리겠습 니다." 그 후 남자는 절대 주정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남자의 이야기는 그 일대에 파다하게 소문이 났습니다. 그리고 가정의 온갖 사고뭉 치들이 한밤중에 구유 세트 앞에 끌려와 치도곤을 당하고 철이 드 는 기적이 줄이어 일어났습니다. 그 성당은 지금까지 '조폭 가족 성당'으로 불리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자신을 상당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며, 감정을 잘 통제 하는 이성적인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를 양반, 신사, 요조 숙녀, 참한 여자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엇나간 말과 행동을 하면, 상놈이라느니 돼먹지 못했다느니 못 배운 사람 이라느니 하는 비난을 퍼붓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죽을 때까지 점잖은 양반으로 살 수 없습니다. 사람은 그렇게 성숙하지도, 완벽하게 철이 든 존재도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어른의 자아와 아이의 자아가 함께 자리를 잡 고 있는데, 가끔 아이의 자아가 사고뭉치로 툭 튀어나와 완전히 철이 들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철들지 못하게 하는 내면의 사고뭉치를 '내면의 문제아 (the inner brat)라고 합니다. 이 사고뭉치는 자신의 욕구를 철저 하게, 빨리 채우기에 급급합니다. 특히 기다리는 것을 싫어해서 욕구를 채우는 데 시간이 걸리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또 결과가 어떻게 될지에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은 무조 건 거절합니다. 그래서 마치 미운 네 살짜리처럼 소리를 지르고, 대화를 중단하거나 욕설과 비난을 퍼붓는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 기도 합니다. 우리가 무엇인가에 중독이 되고, 파괴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도 내면의 사고뭉치 때문입니다. 이 사고뭉치가 발작을 일으켰을 때, 우리는 스스로를 정상이 아 니라고 느끼면서도 거기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잠들어 있던 내면 의 사고뭉치가 깨어나면 냉정을 유지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입 니다. 평소 절제 능력이 부족하고,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전반적으 로 미성숙한 사람들의 내면에서 이 사고뭉치는 활개를 칩니다. 성 숙한 사람들이 가끔 사고를 치는 것은 스트레스가 누적되었기 때 문이죠. 심신이 지치면 내면의 사고뭉치를 통제할 수 없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 안의 사고뭉치를 마귀라고 여기기도 합니 다. 그러나 사과와 토마토가 다르듯이 내면의 문제아는 마귀와 다 릅니다. 이 사고뭉치는 다른 사람에게 의도적으로 피해를 주기 위 해서가 아니라 순간적인 욕망을, 단순한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니까요. 곧 절제하지 못하고, 미숙한 자아라는 면에서 인간에 게 죄를 짓게 하기 위해 애쓰는 영악하고 유혹적인 마귀와는 전혀 다르지요. 이를 마귀로 여기고 제거하려 들다가는 문제아를 더 문 제아로 만들 수 있습니다. 심하면 분열증적 증세에 이를 수도 있 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사고뭉치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없애버릴 수 없으니 길을 잘 들여서 데리고 사는 것 입니다. 내면의 문제아를 잘 달래서 우리 삶의 중심에서 벗어난, 후미진 곳으로 밀어내어 그 영향력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내 마음속을 헤집고 다니지 못하게 적당히 따돌려 말을 듣게 하는 것이지요. "나이와 사회적 신분,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상관없이 내 안에는 철없는 아이, 사고뭉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녀석을 발견하고 잘 다루어야 내적인 성장을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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