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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축제의 삶 - 12.5. 수,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05 조회수390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2.12.5 대림 제1주간 수요일 이사25,6-10ㄱ 마태15,29-37

 

 

 

 

 



축제의 삶

 

 

 

 

 


오늘은 ‘축제의 삶’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축제의 잔치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날로 사람들이 황폐해지고 거칠어지는 것은

공동 축제의 잔치가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 시골 마을이나 학교에는 계절 따라 공동 축제도 참 많았으며

어려운 중에도 마음들은 훈훈했고 따뜻했습니다.

 


며칠 전 공동휴게 때도 수도형제들이 왁자지껄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휴게의 분위기가 꼭 잔치분위기 같았습니다.

또 어제 오후 형제들이 일하고 있는 배 밭에서 간식인 국수를 먹었는데

함께 먹으니 역시 잔치 분위기 같았습니다.

 


“아, 이게 먹는 기쁨이구나.”

 


‘먹자고 하는 일인데’라는 말도 있듯이,

일만 있고 함께 나눠 먹는 기쁨이 없다면

그 인생 참 외롭고 쓸쓸할 것입니다.

 


사실 먹는 기쁨을 빼면 사는 기쁨도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축제 잔치의 중심에는 반드시 음식을 나누는 일이 있습니다.

 


오늘 말씀의 배치가 대림시기에 적절합니다.


1독서의 이사야의 천상잔치의 비전이

복음의 예수님을 통해서 완전히 실현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 장면을 보면, 모두가 주님을 만나 치유되고 배부르게 되니

완전한 축제 잔치 분위기입니다.


축제의 주인공인 주님이 아니시면

누가 이런 축제 잔치를 마련해 줄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은 추상적인 사랑이 아닌,

몸과 마음을 지닌 구체적 인간을 사랑하셨습니다.


사람이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아마 아픔과 배고픔일 것입니다.

심신의 병과 아픔이요 배고픔입니다.


몸과 마음이 병으로 아프고 몸과 마음이 배고픈 것입니다.

 


예수님 시대나 오늘이나 인간 현실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몸과 마음의 절박한 현실은

온 세상에 널려 있는 병원과 음식점, 교회 십자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하여 아픈 이들은 병원에, 배고픈 이들은 음식점에,

마음이 허전한 이들은 교회로 갑니다.

병원이, 음식점이, 교회가 그토록 많다는 것은

사람들이 심신이 병들고 배고파 있다는 반증입니다.

 


오늘 복음 장면은 그대로 예수님이 베푸시는 축제의 마당이자 잔치입니다.

종말에 있을 천상잔치는 물론 미사잔치를 상징합니다.


전반부는 병으로 아팠던 심신들이 주님을 만남으로 치유되는 장면이요,

후반부는 배고픔이 완전히 해소되는 장면입니다.


아픔과 배고픔이 일거에 해소되는 축제의 잔치로

1독서 이사야의 천상잔치의 꿈이 완전히 실현된 모습입니다.

 


‘그들을 그분 발치에 데려다 놓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고쳐주셨다.

 그리하여 말 못하는 이들이 말을 하고, 불구자들이 온전해지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눈 먼 이들이 보게 되자

 이를 보고 놀라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참 아름답고 은혜로운 장면입니다.


주님을 만날 때의 온전한 치유를 상징합니다.

하느님을 찬양하는 모습에서 이사야 예언이 성취됨을 봅니다.

 


“보라, 이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다.

  우리는 이분께 희망을 걸었고, 이분께서는 우리를 구원해 주셨다.

  이분이야말로 우리가 희망을 걸었던 주님이시다.

  이분의 구원으로 우리 기뻐하고 즐거워하자.”

 


그대로 미사 축제 때 우리의 고백으로 삼아야 할 은혜로운 말씀입니다.

아마 예수님의 치유를 체험했던 복음의 사람들도 이구동성으로

이런 하느님을 고백하며 찬양과 감사를 드렸을 것입니다.


주님은 치유에 이어 군중들의 배고픔을 해결해 주심으로

잔치를 완성하십니다.

 


‘그리고 빵 일곱 개와 물고기들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일곱 바구니에 가득 찼다.’

 


주님의 잔치에 참여할 때 아픔은 치유되고 배고픔은 해결됩니다.

주님 축제가 우리 고해의 삶을 축제의 삶으로 바꿉니다.


오늘 복음의 아프고 배고팠던 사람들이 주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평생 아픔과 배고픔에 허덕이다 고해인생 마쳤을 것입니다.

 


복음의 예수님은 오늘도 여전히 이 거룩한 미사 축제 잔치를 통해

우리를 치유해 주시고 배불리십니다.


하느님이 인류에게 주신 최고의 축제 잔치가 미사입니다.


미사를 통해 우리는 천상잔치의 치유와 충만, 기쁨을 앞당겨 체험합니다.

 


미사 축제의 은총이 고해의 허무한 삶을 축제의 충만한 삶으로 바꿔줍니다.


이사야의 다음 꿈이 그대로 미사 잔치 축제의 은총을 나타냅니다.

 

 “그분께서는 이 산위(미사)에서 모든 겨레들에게 씌워진 너울과,

   모든 민족들에게 덮인 덮개를 없애시리라.”

 


주님은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덮고 있는 무지의 너울, 환상의 덮개를 없애심으로

하느님과 형제들을 있는 그대로 보고 사랑할 수 있게 된 우리들입니다.

 


“그분께서는 죽음을 영원히 없애 버리시리라.

  주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 내시고,

  당신 백성의 수치를 온 세상에서 치워주시리라.”

 


언젠가 그날이 아닌 오늘 지금 여기서

주님은 당신의 거룩한 천상잔치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

우리의 눈물을 닦아 주시며 우리의 수치와 말끔히 치워주십니다.

 


주님의 말씀과 성체를 모심으로

치유되는 우리의 아픔이자 해결되는 배고픔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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