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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멋진 판공, 미리[?]크리스마스!/신앙의 해[27]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07 조회수397 추천수2 반대(0) 신고


사람이 보는 눈을 가졌다고 다 제대로 보는 것은 아니다.
회개한 다음 전에 볼 수 없었던 것을 새롭게 보기도 한다.
영적으로 눈을 뜬 사람은 믿음을 통하여 모든 것을 새롭게 보면서 새로운 삶을 사는 이다.
반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졌으면서도 하느님의 일을 보지 못하는 자도 주위에 흔하다.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완고한 불신 때문에
믿음의 세계에 발을 담구지 못한다.
영적으로 눈이 먼 자들이다.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는데 눈먼 사람 둘이 따라오면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라고 외쳤다.
예수님께서 집 안으로 들어가시자 그 눈먼 이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라고 물으시자,
그들이 “예, 주님!”하고 대답하였다.
그때 예수님께서 그들의 눈에 손을 대시며 이르셨다.
“너희가 믿는 대로 되어라.”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렸다.(마태 9,27-30) 
 

그 눈먼 둘은 길거리에서부터 집 안까지 따라오면서 고함치며 외쳤단다.
이렇게 무조건 주님을 따르면서 다가가는 것이 치유의 전제 조건이다.
믿음과 치유는 서로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자신들을 고쳐 주실 수 있다고 믿었기에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라고 외친 것이다.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
이것은 이천 년 전 그 눈먼 이에게만 물어보신 예수님의 질문이 아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그분은 우리에게 물으신다. 
 
이 물음에 우리는 준비된 답을 갖고 있는가?


“주님, 제가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그들은 예수님께 확실히 준비된 답을 드렸다.
그들은 이렇게 준비된 이들이었기에 볼 수가 있었고
아마도 그분의 십자가의 삶을 따르는 행운을 얻었을 것이다.
 

대림은 ‘오심’에 대한 기다림이다.
우리는 이미 짜인 준비된 ‘기다림’을 갖고 있는가?
아니면 그 기다림을 준비하고 있는가?
간혹 설렘 속에 시작한 기다림이지만 흐지부지 끝나는 게 일쑤다.


전례력으로 교회의 새해가 시작되었다.
온 세상이 헌 해를 보내면서 오는 새해맞이에 분주하다.
머지않아 ‘징글벨’소리가 울릴 것이고 ‘크리스마스트리’가 찬란하게 꾸며질 것이다.
희망으로 부푼 설렘이 이어지는 기간이다.
 

그렇지만, 그분 기다림에는 가끔은 부담이 따른다.
성탄 판공성사 표를 받으면 초조함은 더 커진다.
부활 판공이 엊그제인데 그간 한 번도 고해의 성찰을 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두렵기도 하다.
그분께 너무 많은 죄를 지었기 때문일까?


그러나 너무 조급하게 굴거나 그렇게 강박관념을 갖지도 말자.
어차피 믿음의 사람인 우리가 지나간 삶의 아쉬운 부분을 차분한 맘으로
한번은 꼭 회개해야 할 대림의 시기이기에.
우리만 그분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분도 우리를 기다리신다.
아니 그분이 먼저 기다리신다.
 

그렇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이 대림의 시기에 여유를 갖고 차분히 묵상하는 시간을 갖자.
그런 다음 그분 기다리시는 고해소 문을 스스로 들어가자.
지금껏 긴 줄 꽁무니에서 여러 사람 눈치 보며 떠밀려 들어간 판공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리고는 그 긴 기다림 속에 준비한 성찰의 보따리를 그분께 마음껏 풀자.
언제나 준비된 맘으로 기다리시는 그분은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며 사랑의 보속을 주실 것이다. 
 

차분한 기다림 후에 맛보는 큰 기쁨이 안겨온다.
정말 오랜 회개 후의 멋진 판공성사이다.
성당 안 십자가상의 예수님도 바뇌의 성모님도 방긋이 웃어준다.
그래서 ‘미리 크리스마스!’를 외쳐본다.
나중엔 몰라도 지금은 그저 기쁜 맘으로, ‘미리 크리스마스!’이다.
 

오랜 회개 후의 멋진 판공성사,
이날이 진정 ‘미리 크리스마스’가 아니고 ‘메리 크리스마스!’가 아닐까!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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