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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 -개안(開眼)의 여정- 12.7.금,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07 조회수346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2.12.7 금요일 성 암브로시오 주교 학자(340-397) 기념일

 

이사29,17-24 마태9,27-31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

 

-개안(開眼)의 여정-

 

 

 

 

 


강론을 쓴 후 새삼스럽게 놀라는 것은 그날 미사의 화답송 후렴이

말씀과 강론 주제에 너무나 일치한다는 사실입니다.

하여 교회 전례 및 말씀의 배치가 참 고맙습니다.

 


“앞으로 50년, 아니 40년 후에

  이 자리에 있을 분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오늘 미사를 드리며 시작한 말씀입니다.


새삼 시종여일(始終如一),

아름다운 노년, 아름다운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젊을 때보다 나이 들어 늙어갈수록 힘들어지는 것은 현실입니다.

우리나라 노년층의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합니다.


언젠가 갑자기 아름다운 노년이, 죽음이 아닙니다.

 

답은 오늘 지금부터 ‘개안(開眼)의 여정’에 충실 하는 길뿐입니다.

이래야 변절(變節), 변심(變心), 변신(變身)하지 않고

항구하게 신의를 지키며 살 수 있습니다.


잘 살다가 춥고 배고프고 외로웠던 탓인지

중년 이후 변절하는 이들을 곳곳에서 발견합니다.

 


“아프다.”

 


어느 정치가의 배신감을 토로한 외마디 같은 이 말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슬프다.”

 


어느 대가의 변절한 동지에 대한 안타까움을 에둘러 표현한 이 말 또한

잊혀 지지 않습니다.


나이 들어 늙어간다는 사실이 얼마나 엄중하고 두려운지 깨닫습니다.

 

어른들은, 지도자는 한 눈에 보입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습니다.

윗분들을 보고 배우는 사람들입니다.

존경받는 노인, 존경 받는 지도자를 모신 이들은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신체의 외적성장은 멈추거나 노쇠해가더라도

내적성장과 성숙은 죽을 때까지 계속되어야 합니다.

 


하여 우리 분도회의

첫 번째 ‘정주(stabilitas)’서원과

두 번째 ‘수도자다운 생활(conversatio morum)’ 서원이 그리도 좋습니다.

 


늘 주님 안에서 변함이 없는 정주의 삶이요,

늘 개안의 여정을 받쳐주는 수도자다운 생활이기 때문입니다.


밖으로는 항구한 정주의 산,

안으로는 끊임없이 강처럼 맑게 흐르는 개안의 여정,

바로 이게 우리 분도수도승의 삶을 요약합니다.

 


이래서 개안의 여정입니다.

색맹(色盲), 문맹(文盲)이란 말도 있듯이

눈이 있다고 다 보는 것이 아닙니다.

눈이 있어도 색을 구별할 수 없고 글자를 알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맹신(盲信), 맹목(盲目), 맹종(盲從)이란 말도 있듯이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해 어처구니없는 일도 저지를 수 있음을 봅니다.

 


대선(大選)을 앞두고 보수와 진보와 팽팽한 접전입니다.

보수에 눈멀어, 진보에 눈멀어 맹신이, 맹종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진정 국민을 위한 후보인지 눈을 열어 잘 분별해야겠습니다.

 


주님을 만나야 진정 개안의 은총입니다.

편견과 선입견에서 눈 먼 상태에서

눈이 열려 있는 그대로의 실재를 직시합니다.

 


오늘 복음을 눈 먼 사람 둘은 그대로 우리 인간을 상징합니다.

과연 선입견에 편견에 눈멀지 않은 이들은 얼마나 될까요.

아마 살아갈수록 이런 선입견과 편견도 강화될 것입니다.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개안의 길은 이 기도 하나뿐입니다.

주님만이 개안의 은총을 주실 수 있습니다.

하여 우리 역시 매일 자비송으로 미사를 시작합니다.

개안의 여정에 매일 미사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주님과 맹인의 주고받는 문답이 참 간절합니다.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느냐?”

 

“예, 주님!”

 

“너희가 믿는 대로 되어라.”

 


믿음으로 눈이 열린 두 맹인입니다.

저절로 ‘주님의 나의 빛, 나의 구원’이란 고백이 나왔을 것이며,

미사 시 우리의 고백이기도합니다.

 


새삼 ‘개안의 여정’은
‘깨달음의 여정’이자 ‘회개의 여정’이요

‘믿음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이사야서에 눈에 자주 눈에 띠는 말이 ‘그날이 오면’입니다.

 


상록수의 저자 심훈의 시 제목이기도 합니다만,

그날은 바로 복음의 예수님을 통해,

또 오늘의 성체성사를 통해 그대로 실현됨을 봅니다.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그날에는 귀먹은 이들도 책에 적힌 말을 듣고,

  눈먼 이들의 눈도 어둠과 암흑을 벗어나 보게 되리라.

  겸손한 이들은 주님 안에서 기쁨에 기쁨을 더하고,

  사람들 가운데 가장 가난한 이들은

  이스라엘의 거룩한 분 안에서 즐거움에 즐거움을 더하리니…”

 


그대로 오늘 복음의 주님을 통해서,

오늘 미사의 주님을 통해서 체험하는 유토피아 현실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의 눈을 열어주시어 개안의 여정에 항구하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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