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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딜 가도 엄마들의 치맛바람/신앙의 해[2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08 조회수330 추천수2 반대(0) 신고


세 명의 유대인 할머니가 마이애미 해변에 앉아 아들 자랑을 한다.
첫 번째 할머니가 자랑스럽게 내 던진다.
“내 아들은 이 엄마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몰라.
글쎄 작년 내 생일에 전 세계 크루스 여행 1등석 표를 2장 보내 주었지 뭔가.”

두 번째가 받아 넘긴다.
“내 아들이 엄마 생각 더 할걸.
작년 내 생일에 아들이 여기 마이애미에서 성대한 생일잔치를 차렸지 뭔가.
어디 그뿐인가.
뉴욕에 있는 내 친구들을 죄다 초청하고 비행기 표까지 보내 주었다니까.”


세 번째가 일어서서 말한다.
“뭘 그 정도 가지고.
내 아들만큼 날 생각하는 애는 없을 거야.
내 아들은 매주 세 번씩이나 시간당 120달러 정신과 의사에게 나를 데려간다네.
그런데 내 아들이 그 의사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아나?
글쎄 줄곧 내 이야기만 한다니까.”

이 유머는 유대인 어머니들의 자식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병적 수준인가를 꼬집고 있다.
유대인 의사 중에는 정신과 의사가 가장 많은데 미국인들은 우스갯소리로
유대인은 정신과 의사 아니면 정신과를 찾아가는 환자 둘 중의 하나라고 말할 정도다.
신분 상승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왔던
미국 유대인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이 상당함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이천 년 전의 나자렛 처녀 마리아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자 자신을 온전히 비우셨다.
당신 자신을 비운 그 자리에 예수님을 받아 모셨다.
성모님으로 말미암아 구원 행위의 주체이신 하느님 은총이
우리가 사는 이 차가운 세상에 가득하게 되었다.
성모님은 그분께서 들어오시도록 당신의 문을 활짝 여셨다.
그 순명이 마리아와 온 인류의 삶을 확 바꾸었다.

예수님의 잉태에 대해서는 복음 곳곳에 소상히 나타난다.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라는 천사의 말에 마리아는 몹시 당황하며
‘그 말이 무슨 일까?’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천사는 이어서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라며 마리아를 달랬다. 

우리는 전지전능하신 그분 존재의 믿음에 많은 두려움을 가진다.
사실 이 실체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 것은 인간 본능이다.
그 이유는 믿음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기에.
이것은 자기 높임의 증거이며 자만심의 노출이기도 하다.

믿음은 어떤 절대자에 대한 조건 없는 복종심에서 나온다.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면서 어떤 절대자의 지배를 받아야만
우리는 참된 믿음의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많은 이들은 확신을 갖기 전에 두려움을 가진다.
이것을 우리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
 

천사가 알려준 잉태 소식은 남자를 알지 못한 그녀에게는 매우 두려웠을 것이고
예수님은 마리아가 당장은 바라는 아들이 아니었으리라.
그래서 ‘이 몸은 처녀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되물었다.
마리아는 친척 엘리사벳의 잉태 소식을 듣고는 대답하였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마리아의 질문은 처녀인 자신 능력의 미약함과
하느님의 능력으로만 가능한 잉태는 무리하다는 겸손의 뜻이었다.
자기의 능력 밖이라는 것의 솔직한 고백이다.

그렇지만 하느님이 저와 함께 계시고
그분의 총애로 야곱의 후손을 영원히 다스리는 왕이 될 아들을 낳을 기회를
이 처녀에게 주시겠다면 기꺼이 따르겠다는 복종의 의미도 지녔다.
몸은 비록 연약한 처녀이지만
그분의 뜻이라면 감히 어떻게 마다할 수 있느냐와 일맥상통한다.
 

마리아의 말은 긍정의 의미이다.
이에 가브리엘 천사도 마리아의 복종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였다.
‘지금 하시는 말씀이 저에게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재촉의 뜻으로도 받아들였을 것이다. 
 

마이애미 해변에서의 유대인 할머니의 아들 자랑의 치맛바람은
최근 우리네 사정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입시 설명회 여는 곳은 수험생보다 하나같이 똑똑하다는 한국 엄마들의 판이다.

자식들의 신분 상승을 위해
자식에게 무조건 의사나 변호사 또는 특정 직업을 강요하는 이가 종종 눈에 띈다.
미국 이민 초기의 유대인 엄마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
그 부작용이 얼마인지는 이미 이민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는데도 말이다.
자식의 신분 상승보다는 그들의 자아실현을 존중해 주면 어떨까.
참으로 안타깝다. 
 

성모님도 유대인이다.
신앙의 해를 보내면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신앙인의 어머님만큼은
그래도 나자렛의 흠 없는 처녀 마리아의 겸손과 순명의 정신을 본받아야하지 않을까!
자식 앞날을 저해하는 그 치맛바람은 어딜 가나 극성이다.
 

마리아의 ‘지금 말씀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라는 이 말은
현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말이다.
우리는 성모님처럼 순종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나자렛 고을의 마리아 아가씨가 가졌던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하시는 말씀이 저에게 빨리’라는 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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