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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09 조회수867 추천수8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12월 9일 대림 제2주일



“Prepare the way of the Lord, make straight his paths.
Every valley shall be filled
and every mountain and hill shall be made low.
The winding roads shall be made straight,
and the rough ways made smooth,
and all flesh shall see the salvation of God.”
(Lk.3,4-6)


제1독서 바룩 5,1-9
제2독서 필리 1,4-6.8-11
복음 루카 3,1-6

새벽님들께 죄송한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제가 내일부터 14일까지 오일 동안 새벽 묵상 글을 쓸 수가 없답니다. 제 동창신부가 가 있는 미얀마를 다녀옵니다. 동창신부와의 만남 그리고 여러 가지 알아볼 것이 있어서 떠납니다. 아무쪼록 좋은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기도 중에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15일 토요일에 뵙겠습니다. 그럼 오늘의 새벽 묵상 글입니다.

몇 년 전, 네덜란드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의 공항 화장실에서 깜짝 놀랄만한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글쎄 남자 소변기 안에 파리 한 마리가 들어있는 것입니다. ‘웬 파리지?’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곧바로 진짜 파리가 아니라 실제 파리 크기와 같은 그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저의 정확한 조준(?)에도 꼼짝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형제님들은 아시겠지만 남자 화장실에 가면 ‘남자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은 아닙니다.’, ‘소변을 흘리지 마세요.’ 등의 문구를 보신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바닥에 소변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네덜란드 공항에서는 이처럼 변기에 파리 그림을 붙인 결과 주변에 흘린 소변의 양을 80%나 줄일 수 있었답니다. 왜냐하면 변기 안에 그려진 파리를 소변으로 맞추려고 변기 앞으로 바싹 다가섰기 때문입니다.

사소하다고 말할 수 있는 아이디어 하나가 이렇게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생각 하나가 사람들의 습관을 바꾸기도 하고, 나아가서는 문화를 그리고 사회 전체를 바꿀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은 나의 생각이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내 자신을 그다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각자는 하느님의 창조물로서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또한 하느님으로부터 소중한 가치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도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자신의 가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에 쉽게 포기하고 좌절 속에 빠집니다.

사실 나의 참된 가치는 지금의 상황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양발이 짝짝이라서 마라토너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았던 이봉주 선수를 아십니까? 그는 다른 발 크기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발 크기요? 그런 거 일일이 신경 쓰다 보면 마라톤을 포기하고 싶었을지도 몰라요.”

정말로 내가 신경 써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할 수 없다는 이유에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은 소중하며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음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오늘 대림 제2주일을 맞이해서 복음은 세례자 요한의 활동에 대해 전해줍니다. 그는 요르단 부근의 모든 지방을 다니면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지요. 그가 이렇게 큰일에 대해 적극적인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자기 자신에게 오시는 하느님을 준비하는 사명이 있음을 잘 알고 있었고, 스스로가 할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도 주님을 맞이하고 세상에 하느님의 구원을 알리는 사명이 똑같이 주어졌습니다. 비록 그 옛날처럼 광야에 나가 세례를 받으라고, 회개하라고 외치는 것은 아니지만, 주님의 기쁜 소식을 나의 삶을 통해 증거해야 하는 사명이 주어졌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벌써 2개의 대림초에 불이 켜졌습니다. 4개의 대림초에 불이 다 켜질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또 이렇게 성탄을 맞이하는구나.’라는 후회를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대림시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성공이란 자신을 좋아하고,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고, 자신이 그 일을 하는 방식을 좋아하는 것이다(마야 안젤루).


어떤 마음이 중요한 지를 가르쳐주신 김민식 시인.



‘작은 움직임’(김민식)
 

내게는 아주 힘든 시절이 있었다.
나를 내 안에 가두어 버린 그 시절.
그때는 그저 사는 게 조금씩 죽어가는 나를 바라보는 과정이었다.
그런데 내 안에 작은 움직임이 생겼다.
스무 살이면 죽을 거라는 그 말은 그저 거짓이었다.
그 거짓을 깨닫는 순간 움직일 수 있었다.

이 시를 쓴 김민식 시인은 스물여덟이라는 짧은 생을 뒤로 하고, 2010년 1월 1일 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시인은 초등학교 4학년 때인 11살 때, 온 몸의 근육이 차츰 마비되다 결국 심장근육 마저 마비가 되어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근 디스트로피’라는 일종의 근육 마비병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병원에서는 9년 안에 죽을 것이라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지요. 하지만 그는 의사들이 기적이라고 했을 만큼 기대수명에서 8년을 더 살아냈다고 합니다.

바로 위의 시는 그런 내용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온 몸의 근육들이 하나 둘씩 굳어가면서도, 보이지 않는 가치인 ‘사랑, 희망, 기쁨’ 등을 이야기하면서 기적과 같은 삶을 우리들에게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김민식 시인을 보면서 모든 일은 분명히 마음에서 시작함을 깨닫습니다. 따라서 내가 원하는 삶을 이루겠다면 첫 번째 이 마음먹기부터 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나를 힘들게 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 그리고 온갖 갈등과 고통 시련들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들을 풀어 보겠다는 마음을 갖는 것에서 문제 해결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김민식 시인이 보여주었던 마음먹기. 우리들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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