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2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10 조회수333 추천수1 반대(0)
사제 생활21년을 했습니다. 본당주임 신부 8, 해외 연수 2, 교구청 사목국 3, 보좌 신부 8년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많은 신부님들이 원하는 안식년을 하고 있습니다. 몸도, 마음도 늘 바쁜 제게 하느님께서는 좀 더 알차게 쉴 수 있도록 발목이 골절되는 은총을 주셨습니다. 언젠가 예수님께서 베드로 사도에게 말씀하신 것처럼 이제는 제가 원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주님께서 원해야만 할 수 있는 일들을 묵상하게 됩니다. 오늘 대림 제2주간 월요일을 묵상하면서예전에 쓴 강론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살아가며 편리해진 것들이 많아졌음을 알게 됩니다. 겨울철에는 연탄을 많이 사용했었습니다. 연탄을 가는 것은 어머니들의 일이었습니다. 저도 어릴 때, 연탄을 갈아 보았던 추억이 있습니다. 이제는 도시 가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탄을 땔 일도, 연탄을 갈 일도 없어졌습니다. 명절 때가 되면 이웃에 사는 친지들에게 선물을 전해 드리곤 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소고기며 돼지고기를 신문지에 담아 주셨고 저와 형들은 그것을 친척들에게 전해 드렸습니다. 그러면 친척들께서는 고마워하셨고 용돈을 주기도 하셨습니다. 이제는 선물도 택배로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이 많이 절약되고 택배로 보내는 선물은 포장도 예쁘게 합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장례가 났을 때입니다.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때입니다. 집 앞의 도로에 큰 천막을 쳐 놓았고 동네 사람들이 모두 오셔서 음식 준비를 도와 주셨습니다. 이제는 집에서 장례를 치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합니다. 장례의 음식 준비며, 손님맞이도 상조회사에서 도와줍니다. 예전처럼 가족이 많은 것도 아니고, 상조를 이용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되었습니다.
 
편리해진 이 세상에 살면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버렸습니다. 빨갛게 타오르던 연탄도 버렸습니다. 명절 때 준비했던 사랑의 마음도 버렸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함께 하던 장례의 풍습도 버렸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편리한 세상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과 문화도 함께 버린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오늘 이사야 예언자는 희망을 이야기 합니다. “광야와 메마른 땅은 기뻐하여라. 사막은 즐거워하며 꽃을 피워라. 수선화처럼 활짝 피고, 즐거워 뛰며 환성을 올려라. 레바논의 영광과, 카르멜과 사론의 영화가 그곳에 내려, 그들이 주님의 영광을, 우리 하느님의 영화를 보리라.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 그때에 다리 저는 이는 사슴처럼 뛰고, 말 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 광야에서는 물이 터져 나오고, 사막에서는 냇물이 흐르리라.” 하느님께서는 비록 우리 죄가 진흥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하얗게 하시고, 우리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하얗게 하실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하느님의 사랑이 크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이사야 예언자의 희망이 현실이 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나면서 변화되었습니다. 절망은 희망으로, 어둠은 빛으로, 슬픔은 기쁨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죄인으로 멸시받고, 공동체로부터 쫓겨났던 사람들이 죄의 용서를 받았고, 공동체로부터 다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화려하고, 커다란 건물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비록 작고, 보잘 것 없어도 하느님 나라를 희망하고,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려는 열린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희망현실이 되도록 함께하는 이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웃들은 예수님께 중풍병자를 데리고 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착한 이웃들을 보았습니다. 그들의 따뜻한 마음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중풍병자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치유해 주셨습니다. 저는 봉성체를 다니면서 10년 이상 자리에 누워있는 중풍병자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본인도 힘들지만, 가족들도 함께 아파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중풍병자는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가족들과 이웃들이 함께 할 때, 중풍병자는 힘을 얻을 수 있고,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5년 동안 중풍병자인 아내를 위해서 헌신하시는 남편이 있었습니다. 지금, 아내는 말도 하고, 비록 휠체어에 의지하지만 밖으로 나가서 산책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들도 함께하니 가능한 일이 되었습니다.

골절 사고로 4주간을 지내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두발로 서서 걸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이고 행복인지 새삼 알았습니다. 우리의 주님께서 오시면 우리의 지친 육신과 영혼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꿈과 희망은 혼자일 때는 그대로 꿈과 희망으로 남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함께 할 때면 꿈과 희망은 현실이 될 때가 많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함께하는 우리들의 열린 마음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작은 노력을 보시고, 큰 축복을 내려 주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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