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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착각과 믿음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13 조회수727 추천수14 반대(0) 신고



2012년 다해 대림 제2주간 금요일


< 그들은 요한의 말도 사람의 아들의 말도 듣지 않는다. >


복음: 마태오 11,16-19





그리스도


렘브란트 작, (1661)


     < 착각과 믿음 >

               얼마 전 성 니콜라스 주교 축일에 성당 옆에 있는 노틀담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가서 매년 하는 성 니콜라스 주교님 연극을 도와주었습니다. 물론 제가 니콜라스 주교님 역할을 하였습니다. 성 니콜라스 주교님이 산타클로스의 모델이라는 것은 모두 잘 아실 것입니다.

연극이 끝나면 나콜라오 주교님은 선생님이 미리 써 놓은 금빛 노트를 들고 각 반별로 한 해 동안 착하게 산 아이와, 또 한 해 동안 그렇지 못했던 아이를 불러내서 선물을 주면서 칭찬도 해 주고 새해에는 잘하지 못했던 것들을 고쳐보라고 충고도 해 줍니다.

아이들은 선물을 받기 위해 매우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신들의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립니다. “내가 올해는 제일 잘 살아서 선물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친구 손 들어보세요.”라고 하면 한두 아이 빼 놓고는 다들 손을 번쩍번쩍 듭니다. 어떤 아이는 자신의 이름이 불리지 않자 그만 울음을 터뜨립니다. 아이들은 집에 가서 올 해도 니콜라스 주교님이 오셨다 가셨다고 부모님께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이런 장면들은 오산성당 다음카페 자유게시판에 올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자라면서 산타클로스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됩니다. 왜냐하면 자라면서 그런 허황된 것들을 믿는 것은 참 바보스러운 것이라고 배우기 때문입니다. 산타가 아니라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들이 미리 선물을 준비해 놓은 것임을 본인도 알게 됩니다.

성 니콜라오 주교님은 가난한 집을 찾아다니면서 몰래 돈과 선물을 넣어놓고 다니셨습니다. 이런 일을 본받아 하는 모두가 산타인 것이고 그런 면에서는 저도 가짜 산타만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선생님들의 눈으로 아이들의 착하고 착하지 않은 면까지 알게 되었으니까요?

어린이들은 이 산타를 믿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1년 동안 산타의 선물을 받기 위해서 열심히 살 것이고, 어른들은 이 산타를 믿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믿음을 방해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나중에 이런 환상이 깨어졌을 때 바보가 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착각 속에서 살면 바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진실을 말씀드리자면, 사람은 착각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은 착각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착각입니다.

 

EBS에서 한 인간의 두 얼굴 II’ [긍정적 착각]이란 다큐에서 모든 인간은 착각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여러 실험을 하였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모자와 옷을 만들고 과학자처럼 생긴 사람이 뻐근해진 목과 어깨를 풀어주는 획기적인 기술이라고 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잠깐 착용해 보라고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말 목과 어깨가 편안해 진다고 하였고, 어떤 사람은 그것이 가짜라고 하는데도 끝까지 자기는 정말 효과를 보았다고 그 말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여성 셋을 세워놓고 남자들이 그 여성을 쳐다볼 때 자신의 심장 박동소리를 듣게 하였습니다. 1,2,3번 세 명 여성 중에 대부분이 다 3번 여성을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남자들이 듣고 있던 심장 박동소리는 자신들의 소리가 아니라 조작된 것이었습니다. 3번 여자를 볼 때 더 빠른 박동의 심장소리를 들려주었던 것입니다. 그랬더니 자신의 스타일이 아님에도 다 자신의 심장소리를 믿고 3번 여자를 자신이 더 좋아한다고 믿어버리게 된 것입니다.

고려대 심리학교 허태균 교수의 말입니다.

착각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인간은 없어요. 그런 인간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착각을 하는 존재냐, 하지 않는 존재냐는 것을 알고 있느냐, 모르느냐는 큰 차이를 가져오죠.”

 

따라서 어차피 착각을 하고 사는 인간이라면 긍정적인 착각을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착각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어른의 마음입니다. 이 어른의 마음 때문에 믿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긍정적인 것을 믿지 않으면 부정적인 것을 믿어버립니다.

고장 난 냉장고에 갇혀서 얼어 죽은 사람의 예도 있습니다. 그 냉장고가 돌아가고 있다는 것도 믿는 것이고, 혹은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도 믿는 것입니다. 긍정적인 것을 믿었으면 그 사람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떤 실험에서는 우유 시음회를 열어서 신선한 우유를 먹게 하고 나중에 그것이 유통기한이 지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구토 증세를 내타내고 한 사람에겐 정말 식중독 증세가 나타나 몸에 많은 반점이 일어나서 병원에 입원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괜찮을 거야!’, ‘하느님이 지켜주시니 다 괜찮을 거야!’, ‘다 잘 될 거야!’라고 긍정적인 착각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그렇게 쉽게 혹은 나쁘게 믿어버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믿지 않는 이 세대를 나무라십니다.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곡을 해도 함께 울어주지 않는 이 세상 사람들의 굳은 마음을 나무라십니다. 요한이 먹지 않았더니 마귀 들렸다하고 당신이 먹고 마시니 먹보요 술꾼이라고 하는 세대를 나무라십니다.

예수님은 그래서 어린이처럼 되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육모초를 갈아서 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것이 아무리 쓰더라도 어머니가 주시니 나쁜 것일 수 없음을 알고 잘도 마셨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우리를 믿지 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타클로스를 믿고, 달에 토끼가 산다는 것을 믿는 것이 진실을 아는 우리들보다 더 불행한 것 같습니까? 아들의 죽음을 두고 어떤 사람은 절망하여 자신의 인생까지 망치고, 어떤 사람은 이것도 하느님의 뜻이니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느님이 계시다고 하는 것도 믿는 것이고, 계시지 않다고 하는 것도 믿는 것입니다. 내가 무언가를 어차피 믿어야 한다면 아이가 부모님을 믿듯이 항상 부모님은 좋은 것을 나에게 주신다는 것을 믿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어차피 믿어야 한다면 하느님이 없다고 하는 것보다 있다는 것을, 하느님이 벌주는 것이 아니라 은총을 베풀고 계심을, 하느님이 나를 너무 사랑하심을, 그래서 지금도 보호해 주심을 믿읍시다. 믿는 대로 되게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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