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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선, 그건 믿음의 실천이다/신앙의 해[33]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14 조회수372 추천수1 반대(0) 신고


대림 제3주일은 자선 주일이다.
자선은 주님사랑 실천의 한 방법으로
그분 자신을 송두리째 내어 주는 나눔을 체험하는 신앙 행위이다.
교회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특별 헌금으로 자선을 실천한다.
이 자선이라는 사랑실천으로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기다릴 준비를 하자.
 

세례자 요한은 오신 주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었다.
우리도 날마다 자신을 비우고 낮추는 자세로 살아가자.
또한 우리가 가진 것을 가난한 이들과 기꺼이 나누어야 한다.
겸손된 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하며 곧 오실 주님을 기다리자.
 

‘그때에 군중이 요한에게 물었다.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요한이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세리들도 세례를 받으러 와서 그에게,
“스승님,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하자,
요한은 그들에게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라.”하고 일렀다.
군사들도 그에게 “저희는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하고 묻자,
요한은 그들에게 “아무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하고 일렀다.
백성은 기대에 차 있었으므로,
모두 마음속으로 요한이 메시아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였다.(루카 3,10-15)’
 

바실리오 성인은 나눔의 중요성을 이렇게 말했다.
“너희가 먹지 않았던 빵은 굶주린 사람들의 것이고,
옷장에 걸어 둔 입지 않는 옷은 헐벗은 이들의 옷이다.
너희가 신지 않는 신은 맨발로 다니는 사람들의 것이고,
금고에만 둔 돈은 가난한 이들 것이다.
실천하지 않은 자선 행위는 너희가 범하게 되는 수많은 불의(不義)이다.” 
 

성인의 이 말씀은 우리들 가슴을 짓누른다.
우리들 옷장에는 일 년 동안 입지 않은 것들이 수두룩하다.
책장에도 읽지 않아 먼지만 쌓인 게 적지 않다.
아직도 우리들 지갑은 두툼하다.
한 해 동안 땀 흘림 별로 없이 온갖 좋은 것 다 누렸다.
그러면서도 이웃에게는
‘가난한 사람들과 나누며 삽시다. 사랑 서로 나눕시다.’라며 자신을 속였다.
이제는 중독이 되어서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조차 없다.

야고보 사도는 믿음은 실천에서 완성이 된다고 하였는데(2,14-26),
실천에 이르지 못하고 머릿속서 맴도는 것은 믿음의 부재이다.
‘금을 쌓아 두는 것보다 자선을 베푸는 것이 낫다.(토빗 12,8)’라는 말이 있다.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아왔던 한 해를
조금이라도 만회할 수 있는 자선의 기회가 오늘일 게다.
얼마 전 읽은 가슴 뭉클한 자그마한 자선 사례가 떠오른다.
 

회사 앞 양쪽 길가에 쭉 늘어선 노점상에는 항상 사람들이 제각기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온갖 잡화상을 취급하는 그분들을 지나칠 때마다 삶이란 걸 생각하곤 한다.
그분 중 일흔이 막 지난 할아버지가
돗자리를 펴 놓고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잡동사니들을 파신다.

그 어르신은 손님을 기다리면서 깜빡 졸기도 하고
이따금씩 담배를 입에 물고 하늘을 향해 연기를 내뿜는다.
그리고 점심은 라면으로 때우실 때가 많은데 그 모습이 우리를 가끔은 슬프게 했다.
그래서 오며가며 자선하는 셈치고 필요하지도 않은 몇 점을 사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 일찍 점심을 먹고 지나치면서
할아버지가 여느 때와 달리 도시락을 드시는 눈에 띠었다.
다소간 궁금했지만 도시락 드시는 그 모습이 퍽이나 좋아 마음이 한결 가뿐하였다.

사무실로 오르는 승강기 안에서
천진한 아가씨들의 대화에서 자그마한 자선을 듣고는 자연 끄덕이는 머리를 느꼈다.
“아까 그 할아버지한테 왜 갔어?”
“응. 별것 아냐, 며칠째 라면만 드시기에 아침에 도시락 싸면서 하나 더 싸가지고 왔거든.
그걸 갖다 드렸어.”
부드러운 그 작은 목소리에는 가슴을 녹이는 따스함이 스며있었다.
 

해마다 이맘때면
인적이 많은 거리에서 땡그랑 종을 울리며 모금하는 구세군 자선냄비를 볼 수 있다.
추위를 무릅쓰고 묵묵히 봉사를 벌이는 그들의 모습이 종교인의 참된 자선일 게다.
그분보다 먼저 오신 세례자 요한도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라고 분명히 일렀다.
야고보 사도는 믿음은 이렇게 실천에서 완성된단다.
 

신앙의 해에 오실 그분을 기다리는 자선주일이다.
우리 주변에는 어려운 환경에서 사는 이들이 참 많다.
가난하고 소외된 그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며 살도록 기도하면서 작은 자선을 기꺼이 나누자.
이 사랑의 실천으로 다시 오실 아기 예수님을 차분히 기다리자.
자선, 그건 믿음의 실천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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