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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발효인생이냐 부패인생이냐 - 12.14. 금,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14 조회수392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2.12.14 금요일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학자(1542-1591) 기념일

 

이사48,17-19 마태11,16-19

 

 

 

 

 



발효인생이냐 부패인생이냐

 

 

 

 

 



오늘 말씀 묵상 중 문득 떠오른

얼마 전 분도지에 기고한 글이 생각났습니다.


'발효인생이냐 부패인생이냐' 참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언젠가 인용했던

서 재원 방송작가의 오픈닝 원고가 늘 읽어도 신선한 자극입니다.

 

 

 

 

 


-썩은 음식은 먹지 못하지만/삭은 음식은 깊은 맛을 내죠.

 

비슷한 것 같아도/발효와 부패는 천지 차이예요.

 

시간 지날수록/나이 먹을수록/사람은 발효돼야 하죠.

 

곰삭아야 해요/그런데 부패되는 부분이 더 많은 것 같으니/어쩌면 좋죠.-

 

 

 

 

 


음식과 삶의 이치는 어쩌면 이리도 흡사한지요.

음식이 상하여 부패되기 쉽듯이 삶도 그렇습니다.


‘음식이야 상하며 버리기라도 하는데 자식은 버리지도 못한다.’라는

어느 분의 탄식도 생각납니다.

맛이 간 음식이야 버리면 되는 데

사람이 맛이 가면 참 대책이 서지 않습니다.


평생 초지일관, 시종여일 발효인생을 살기는 얼마나 힘든지요.

 

오늘 기념하는 십자가의 성 요한은 물론 모든 성인들은

깊은 맛에 그윽한 향기의 성공적인 발효인생을 사셨습니다.


잘 발효되면 깊은 맛에 그윽한 향기이지만 부패하면 악취이듯

삶의 이치 또한 똑같습니다.


변절, 변심, 변질, 변덕의 어휘들 모두가

마음의 부패를 나타내는 말들입니다.

과연 나의 발효지수는 또는 부패지수는 얼마나 될까요.

 


오늘 복음의 예수님과 요한은, 1독서의 이사야 예언자는

100% 발효인생을 사셨던 분들입니다.


두 분 다 부패인생들을 향해 회개를 촉구합니다.

언제든 회개하여 말씀의 효소를 집어넣으면

부패인생도 발효인생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곡을 하여도 가슴을 치지 않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무감각, 무감동의 공감과 배려를 상실한 부패인생을 상징합니다.


부패인생의 왜곡된 시각은 다음 비방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요한이 와서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자, ‘저자는 마귀가 들렸다.’하고

  말한다, 그런데 사람의 아들이 와서 먹고 마시자,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 하고 말한다.”

 


분명 이런 부패인생들의 비방에 발효인생을 사셨던 요한과 예수님은

결코 흔들리지도 않으셨고 일체의 변명도, 해명도 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지혜가 옳다는 것은

이분들의 지혜가 이룬 일들로 환히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 역시 부패인생들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나는 주 너의 하느님,

  너에게 유익하도록 너를 가르치고 내가 가야할 길로 너를 인도하는 이다.”

 


바로 우리의 스승이자 인도자이신 주님을 떠남으로 시작되는

부패인생입니다.

 


“아, 네가 내 계명들을 주의를 기울였다면,

  너의 평화가 강물처럼, 너의 의로움이 바다 물결처럼 넘실거렸을 것을.”

 


주님의 계명이, 말씀이 바로 우리 삶의 효소입니다.

이런 계명의 효소, 말씀의 효소가 끊임없이 주입되어야

평화가 강물처럼, 의로움이 바다 물결처럼 넘실거리는 발효인생입니다.


오늘 화답송 시편도 말씀이

발효인생에 얼마나 좋은 효소가 되는지 잘 보여줍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같아, 제때에 열매 맺고, 잎이 아니 시들어,

 

  하는 일마다 모두 잘 되리라.”(시편1,1-2참조).

 

 

 


발효인생이냐 부패인생이냐,

우리 분도수도승의 서원과 관련시켜 묵상해도 좋은 주제입니다.


물도 고이면 썩습니다.


정주가 안주가 되어 우리 삶이 부패하지 않도록

기도와 노동이 균형 잡힌 일과표의 궤도에 따라

끊임없이 흐르게 하는 수도자다운 생활의 수행입니다.


수도자다운 생활의 수행을 통해

끊임없이 주입되는 말씀과 기도의 효소가

우리를 발효인생으로 이끌어 줍니다.

 


발효되면 향기이지만 부패되면 악취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말씀과 성체의 효소 은총으로

우리 모두 깊은 맛에 그윽한 향기의 발효인생이 되어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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