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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사람, 요셉 - '12.12.18. 화,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18 조회수398 추천수9 반대(0) 신고

2012.12.18 대림 제2주간 화요일 예레23,5-8 마태1,18-24

 

 

 

 

 



참 사람, 요셉

 

 

 

 

 


어제는 예수님 족보에 이어 오늘 복음의 주인공은 참 사람, 요셉입니다.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자주 강론에 인용했던 언젠가 어느 수녀님의 진솔한 고백입니다.

오늘 우리는 참 사람, 요셉을 만납니다.


새벽 말씀을 묵상하며 산책 중

정문 옆 돌 판 배경의 푸른 솔 세 그루가 마음에 새롭게 와 닿았습니다.

 


“모든 일에 하느님께 영광”

 


위의 돌 판 글씨를 배경한 푸른 솔 세 그루에서 고독의 품위를 배웠고

순간 요셉을 묵상했습니다.

늘 푸른 솔로 살았던 참 사람 요셉이었습니다.


어느 저명한 정치가의 언급도 생각났습니다.

 


“소나무가 늘 푸른 것은 변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계속 잎갈이를 하기 때문이다.

  보수주의자들이 그 점을 무시한다.

  맨 날 에드먼드 버크를 인용하지만 핵심을 모른다.

  끊임없는 자기혁신(self-renewal)을 소홀히 하거나 게을리 하는 사회는

  혁명적 상황으로 진입한다.”

 


전적으로 공감하는 언급입니다.

 


하여 우리 분도수도승들은

늘 푸른 ‘정주(stabilitas)'의 삶을 위해

끊임없는 자기혁신의 ‘수도자다운 생활(conversatio morum)'의 서원에

충실하려 노력합니다.


이래야 성 요셉 같은 늘 푸른 소나무 같은 참 사람의 삶입니다.


얼마 전 대입 고사에 합격한 딸과 함께 수도원을 방문한 자매의 말도

잊지 못합니다.

 


“대학에는 스카이(sky)가 있고,

  다음에는 서성한, 그리고 중경외시, 다음에 건동홍이 있다 합니다.”

 


무슨 말인가 재미있어 물었더니

스카이는 서울대, 고대, 연대를 서성한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를,

중경외시는 중앙대, 경희대, 외국어대, 시립대를, 건동홍은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를 뜻한다 했습니다.

듣고 웃긴 했습니다만 이런 서열화의 프레임이 참 문제다 싶었습니다.


온갖 프레임이 난무하는 세상입니다.

프레임을 알되 프레임을 넘어 참 사람이 되는 길을 추구해야 합니다.

 


“민생이 아닌 도덕의 기강을 바로잡자.

  그리하면 민생은 저절로 해결된다.

  도덕이 바로 서고 민생이 풍요롭게 되지 아니 한

  역사는 인간세에 있어본 적이 없다.”

 


어느 선각자의 간곡한 토로에도 전적으로 공감했습니다.

도덕이 바로 서면 민생은 저절로 해결됩니다.

참 사람은 도덕적인 사람이요 바로 의인 요셉이 여기 해당됩니다.

 

 

 

 

 



첫째, 참 사람은 요셉처럼 고독의 사람입니다.

 


제가 새벽 수도원 정문 옆 돌 판 배경의 세 그루의 푸른 솔을 보며

언뜻 연상된 것도 요셉의 고독이었습니다.


고독해 보이는 푸른 솔처럼 요셉도 참 고독했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혼녀 마리아가 같이 살기 전에 잉태한 사실이 들어났을 때

충격은 얼마나 컸겠는 지요.


누구와 의논할 수도 없는 참 고독하고 외로웠던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사실 아무리 함께 살아도

때로 혼자라는 처절한 의식의 고독을 겪는 일도 종종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고독의 용광로를 겪어내야 참 사람이 됩니다.


고독은 하느님이 우리를 부르는 표지입니다.


하느님을 찾을 때 비로소 복된 고독이요

하여 옛 사막 수도자들은 고독을 피하기는커녕 사랑으로 안았습니다.

 


단절고립의, 닫힌 고독이 아니라

하느님께, 이웃과의 연대에 활짝 열려있는, 깨어있는 사랑의 고독입니다.

 

 

 

 

 



참사람은 요셉처럼 기도의 사람입니다.

 


고독할 때 저절로 하느님을 찾고 기도하게 됩니다.

요셉은 고독에 좌절하지 않고 즉시 침묵 중에 기도합니다.


밤의 어둠 중에 찾아 온 주님의 천사요

천사와의 대화는 그대로 하느님과의 기도를 상징합니다.

 


하느님은 친히 당신 천사를 보내

고독 중에 당신을 찾는 요셉을 찾아와 문제를 해결해 주십니다.


하느님 아니곤 아무도 요셉에게 답을 줄 사람은 없습니다.

대부분 문제는 내 안에 있고 답은 기도 안에 있습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고독으로 깨끗해진 영혼만이 주님과 대화의 기도입니다.

고독은 사치품이 아니라 필수품이라고 말한 토마스 머튼의 말도 생각납니다.

 


주님은 이어 당신 천사를 통해 당신 비밀을 다 털어놓습니다.

주님의 요셉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절대적인지 깨닫습니다.

 


침묵의 깊은 기도 중에 주님으로부터 답을 찾았고

즉시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인 요셉입니다.

 

 

 

 

 

참 사람은 요셉처럼 의로운 사람입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생각나는 두 구절입니다.

성경의 의로움 또는 정의는

근본적으로 법을 충실히 지키는 것이 아니라, 관계에 충실함을 뜻합니다.

 


하여 요셉의 의로움은 일차적으로 마리아와의 인간관계에 충실함으로써,

마리아를 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살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요셉의 의로움은

모든 인간관계의 근본인 하느님과의 관계에 충실 하는 것,

곧 그분의 뜻에 순종함을 뜻합니다.


관계에 충실한 것이 의로움입니다.

하느님과의 관계에 충실해야 인간관계에도 충실할 수 있고


이래야 진정 의인입니다.

의로운 요셉이 좋은 모범입니다.

 

 

 

 

 


참 사람은 요셉처럼 고독의 사람, 기도의 사람, 의로운 사람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를 의로운 참 사람으로 변모시켜 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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