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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분보다 먼저 오신 작은 거인/신앙의 해[37]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19 조회수314 추천수2 반대(0) 신고


 필리핀의 마닐라 시내 한복판에는 커다란 성(城)이 하나 있다.
스페인이 필리핀을 지배하던 시절,
스페인 군대는 성벽을 쌓고
그 안에 작은 도시를 만들어 식민지 통치자들과 군대를 거주하게 했다.
성안에는 요새가 있는데,
그곳은 스페인 군대의 본부가 있던 곳이자,
필리핀의 국민적 영웅 호세 리잘이 갇혔다가 처형된 곳이다.
 

독립운동가인 리잘은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한 채 35세에 처형되었다.
필리핀에서는 그가 처형된 날을 국경일로 정하여 조국을 사랑한 그의 애국심을 기리고 있다. 리잘이 처형되기 전날,
그는 조국을 위해 유서 같은 긴 시인 ‘마지막 인사’(Mi ultimo adios)를 남겼다.
이 시가 적힌 벽 앞에서 한참 동안 깊이 생각에 잠겼다.
‘무릇 한 나라의 지도자란
조국을 위하여 자신의 최후의 피 한 방울도 남김없이 태우는 사람이어야 하는구나!’

오늘은 우리의 최고 지도자를 뽑는 날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사르는 지도자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그 기대에 대한 결과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킹 메이커란 말이 있다.
왕을 만드는 사람이다.
지금의 대통령 만드는 일에 몰두하는 이다.
비단 사람만이 아닐 게다.
때도 있고 그것의 가장 작은 단위인 타이밍도 있단다.
그 중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운 때라나.
암튼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매번 선거일이 가까워지면 지지자들의 열정이 열기를 더욱 달군다.
대중은 어떤 이유로 어떤 후보를 선택할까.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각 후보 캠프에서는 더 많은 표를 얻기 위해 혈안이 된다.
각자 자신들의 공약을 널리 알리려 애쓰고 그 과정에서 상대방을 공격하기도 한다.
이른바 각종 매체를 이용한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벌이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자신들의 차분한 이미지 전략을 펼치기도 한다.
 

정치인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대중을 자신의 의도대로 여론을 만들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노력한다.
특히 아직 어느 쪽의 후보를 선택할지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 혹은 중도파의 유권자들을 자신들 쪽으로 이끌려고 총력전을 펼친다.
우리 자신이 지금은 킹 메이커다.
자신들의 귀중한 한 표가 대통령 만들기에 참신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래서 참 힘든 게 킹 메이커일 게다. 
 

헤로데가 유다의 왕이었을 때에,
아비야조에 속하는 사제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이름은 즈카르야였고,
그의 아내는 사제 아론의 후예로서 이름은 엘리사벳이었다.
어느 날 즈카르야는 자기 조의 차례가 되어 하느님 앞에서 사제 직분을 이행하게 되었다.
안에서 즈카르야가 분향하고 있는 동안 밖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그 때에 주님의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나타나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라. 즈카르야야, 하느님께서 네 간구를 들어 주셨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을 터이니, 아기의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 할 터이지만, 많은 사람이 또한 그의 탄생을 기뻐할 것이다.
그는 주님 보시기에 훌륭한 인물이 되겠기 때문이다.
그가 바로 엘리야의 정신과 능력을 가지고 주님보다 먼저 올 사람이다.” 
 

이렇게 그는 성령의 힘으로,
하느님의 구원 사업을 위한 목적으로 이 세상에 오심을 나타내고 있다.
비록 원죄를 가진 인간의 몸에서 태어 날 몸이지만,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구원 사업의 도구로 활용하시기 위해
하느님의 영광을 한 몸에 안고 메시아 이신 주님보다 먼저 오실이다.
그는 엘리야의 정신과 능력을 가지고 주님보다 먼저 오셔서 아비와 자식을 화해시키고,
거역하는 자들에게 올바른 생각을 하게 하여 주님의 큰 영광을 맞아들이도록 할 분이다.
 

신앙의 해에 맞는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지난 며칠간의 공식 선거 기간 상호 비방과 흑색선전이 나름대로 있었다.
그래도 예년에비하면 새 정치 열망을 업어 그래도 차분한 편이었지만
한 치도 여유도 없는 보수와 진보로 딱 양분된 상태다.
남자와 여자로도 나누어졌다.
과거와 미래로도. 
 

오늘 탄생될 대통령은 세례자 요한처럼 아비와 자식을 화해시키고
모든이에게 올바른 생각을 하게 하여 희망을 주는 킹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그 킹 메이커다.
우리의 귀중한 한 표가 참신한 역할을 할 게다.
참 힘든 게 킹 메이커라는 걸 지금껏 느꼈다.

이제는 신성한 한 표를 깨끗하게 행사해야 한다.
그게 왕 중의 왕인 그분이 우리에게 주신 자유 의지이다.
그분보다 먼저 오신 작은 거인 세례자 요한을 생각하면서 투표에 참여하자.
킹 메이커로 오직 자신에게 주어진 것은 단 한 표뿐임을 결코 잊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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