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20 대림 제3주간 목요일 이사7,10-14 루카1,26-38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의 대가(大家)

-성모 마리아-

오늘은 렉시오 디비나의 대가 성모님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복음을 깊이 묵상하던 중 떠오른 주제입니다.

하느님은 믿음의 사람을 당신 도구로 쓰십니다.

믿음의 사람은 바로 렉시오 디비나의 사람입니다.

성모 마리아가 그 좋은 모범입니다.

이런 성모 마리아가 계셨기에 구세주의 탄생이 가능했습니다.

마리아 자신 보다 마리아를 잘 아시는 하느님은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방문하십니다.

인류 구원을 위해 노심초사하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겸손이 잘 들어납니다.

렉시오 디비나는 들음-묵상-기도-관상-실행의 구조로 되어있고

이런 순환과정을 통해 깊어지는 믿음이요 관상가의 삶입니다.

바로 이런 구조가 오늘 복음에서도 잘 들어납니다.

첫째, 렉시오 디비나의 시작은 들음으로부터 시작입니다.

성모마리아는 들음의 사람이었습니다.

영성생활은 들음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잘 들어야 대화의 기도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몸의 귀의 청력이 떨어지면 마음의 귀의 청력이라도 좋아야 합니다.

하여 잘 듣기 위해 깨어 마음의 귀가 활짝 열려 있는 침묵입니다.

바로 성모님이 그 모범입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마음의 귀가 활짝 열릴 때

성모님은 물론 믿는 우리 모두가 들을 수 있는 말씀입니다.

이보다 더 은혜로운 말씀은 없습니다.

제가 고백성사 때 보속의 처방전 말씀으로 가장 많이 써드리는 구절입니다.


성모님의 신원이자 바로 믿는 우리 모두의 신원입니다.

주님을 만나야 참 나를 알 수 있습니다.

주님의 천사를 통해 자신의 신원을 새롭게 확인하는 마리아입니다.

둘째, 들음에 이어 ‘묵상-기도-관상’입니다.

다음 마리아에 대한 묘사 안에 이 세 과정이 다 함축되어 있습니다.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곰곰이 생각하였다.’

들었으면 시간을 투자하여 되새겨야 합니다.

요즘 멘붕이란 말이 유행합니다.

마리아는 천사의 말에 긍정적인 의미로서의 멘붕에 직면합니다.

불가사의 같은 이 사건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우리 또한 일상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다양한 멘붕의 사건들을 겪습니다.

이번 대선 결과의 충격에 어느 분은 ‘머릿속이 하얗다.’고

멘붕 상태의 고통을 말하는데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서 주님 안에 머무는 묵상이 기도가 관상이 필요합니다.

시편저자는 되새김의 행복을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그분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겨 제때에 열매를 내며

  잎이 시들지 않는 나무와 같아 하는 일마다 잘 되리라.”

깊이 말씀을 묵상하고 또 기도하고 관상함이 생활화 될 때

비로소 관상가가 되고 하느님의 뜻을 잘 깨닫게 됩니다.

마음은 서서히 주님의 위로로 치유 받게 되고

닫힌 마음도 열림으로 멘붕 상태를 벗어납니다.

묵상과 기도와 관상을 통해 마음의 귀가 활짝 열린 마리아는

이어 계속되는 주님의 천사의 말을 듣습니다.

셋째, 렉시오 디비나는 순종의 실행으로 완성됩니다.

주님의 말씀을 충분히 되새기며 묵상-기도-관상의 과정을 거친 마리아는

즉각적인 순종의 실행으로 주님의 말씀에 응답합니다.

하느님의 원하시는, 참으로 믿는 이들의 고백은 이 것 하나뿐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마리아의 순종의 응답으로 마침내 오늘 1독서

이사야의 ‘임마누엘’ 예언은 실현되게 되었습니다.

우리 역시 순종으로 응답하는 삶을 살 때

임마누엘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최고의 렉시오 디비나 시간은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우리 모두 관상으로 깨끗해진 마음 안에

마리아와 함께 임마누엘 주님을 모시는 복된 미사시간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