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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림 제3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22 조회수295 추천수2 반대(0)

‘용비어천가’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습니다.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의 조상들을 칭송하는 글입니다. 역사는 승리한 자들의 편에서 기록된다고 합니다. 패배한 사람들은 무능하고, 게으르고, 분열을 일삼은 것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한동안 언론과 방송은 ‘용비어천가’를 부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승리한 세력의 권리이기도 하고, 승리한 세력에게 잘 보이려는 이들의 ‘Love Letter’이기도 할 것입니다.

평범한 일상을 사는 이들에게도 칭찬과 아부는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줍니다. 비난과 비판은 좁은 속을 터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기에 부족함도 있고, 잘못하는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역사가 승리한 자들의 편에서 기록되기만 한다면 그것은 늘 반쪽짜리 역사일 것입니다. 역사는 동시대의 갈등과 아픔, 시련과 고난까지도 함께 기록되어야 인류에게 진리의 길을 보여주는 참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성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야기입니다. 신약성서는 예수님을 따랐던 제자들이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성서의 이야기는 ‘용비어천가’가 아닙니다. 잘한 것은 잘한 것으로,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예수님의 영광과 권능만을 이야기 하지 않고, 그분의 수난과 고통, 처절한 죽음까지도 이야기합니다. 제자들의 업적과 능력만 이야기하지 않고, 제자들의 무능, 배반, 나약함까지도 숨김없이 이야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부활의 영광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모님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놀라운 호칭이 있습니다. 원죄 없이 태어났다는 말도 있습니다. 원죄의 결과인 죽음을 넘어서서 승천했다는 가르침도 있습니다. 평생 동정이셨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이것은 승리한 교회가 성모님께 대해서 가르친 말들입니다. 이 또한 교리이기도 하고, 교회의 전승이기도합니다. 하지만 성모님의 생각과 삶을 가장 명확하게 전해준 교회의 전승은 오늘 우리가 들은 ‘마리아의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마리아의 노래는 예수님께서 처음 회당에서 성서말씀을 읽은 후에 선포하신 가르침과도 같은 맥락입니다.

신학교에 다닐 때, 매년 5월이면 성모상 앞에서 ‘마리아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것은 신학생들이 평생 가슴에 담아 두어야 할 노래였기 때문입니다. 마리아의 노래는 모든 신앙인들이 마음 깊이 새겨야 할 노래였기 때문입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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