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22 대림 제3주간 토요일 사무 상1,24-28 루카1,46-56

가난한 이들의 노래

어렵고 힘든 세상일 수록 노래해야 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기위해 노래해야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절 한 많은 민초(民草)들은

민중가요를 부르며 가난의 질곡을 통과했습니다.

노래까지 없으면 도저히 살아 낼 힘이 없습니다.

하여 노래방이 곳곳에 널려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저희 수도승들 역시 매일 평생 끊임없이 하느님의 노래방인 성전에서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의 노래를 불러드리면서 힘을 얻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몸은 늙어가도 정신은 늙지 말고 늘 푸른 정신으로 살아야 합니다.

하여 찬미의 감사의 노래를 권합니다.

그동안 3차례에 걸친 대선의 유권자의 비율이 깊은 묵상감입니다.

20-40대와 50대 이상의 비율입니다.

-*1992년 48%:29.3% *1997년 44%:33.5% *2012년 38.2%:44%-

점점 노쇠해가면서 보수화되어가고 있는 나라요 교회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민본(民本)의 뼈대가 되는

이념이나 이상, 도덕과 정신은 서서히 시들어가고

먹고 사는 민생(民生)의 현실만이 급부상하는 추세입니다.

보수화로 안주가 정착될 때 희망이나 꿈은 사라지고 남는 것은

‘이기적 나’와 ‘돈’과 ‘밥’과 ‘성(性)’의 몸 덩어리 욕망뿐일 것입니다.

정신까지 노쇠해 보수화 되어 가면서 젊은이들의 꿈이 좌절되어

애늙은이가 늘어나는 추세라면 희망이 없는 사회입니다.

진정 믿는 이들이라면 비록 몸은 나이 들어 노쇠해 가더라도

정신만은 늘 푸른 영원한 혁명가로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 복음의 마리아의 노래는 그대로 혁명가입니다.

세상의 체제전복을 의도하는 혁명가가 아니라

하느님의 승리를 노래하는 혁명가입니다.

민중들의 희망과 꿈, 염원이 담겨있는 마리아의 노래입니다.

아마 당시 체제에서는 금지곡으로 삼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교회는 마리아의 노래를 교회의 노래로 채택해

2000년 이상 저녁기도 때마다 성모님과 함께 부르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찬미와 감사의 노래가

우리의 고해인생을 축제인생으로 바꾸고 내적혁명을 이루어

늘 푸른 영혼으로 살게 합니다.

영적 도반 엘리사벳을 만나

영안(靈眼)이 활짝 열려 부른 마리아의 노래입니다.

우리의 영적시야를 열어주는 도반이 진정 좋은 도반입니다.

영안이 활짝 열려 마음 가난하고 겸손해질 때

우리 삶의 역사는 그대로 하느님 승리의 역사임을 깨닫습니다.

어제 만났던 어느 자매님의 가족 이야기도 잊지 못합니다.

갑자기 세상을 떠난 남편과 남은 세 자녀들의 삶의 역사를 들어보니

각자의 삶이 파란만장한 성경책이었습니다.

“아, 모든 분의 삶이 하느님의 승리를 드러내는 하나의 성경 같습니다.

  믿음의 승리, 하느님의 승리입니다.

  자매님이 기도와 믿음이 가정을 지켰습니다.”

가난과 겸손으로 마음 활짝 열릴 때

환히 드러나는 하느님이 주어(主語)가 되신 구원사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의 마리아의 노래도 온통 ‘하느님이…하셨다.’는

하느님이 주어가 되어 하신 업적들의 나열입니다.

바로 이런 깨달음에서 마음의 가난과 겸손입니다.

하느님이 빠지고 내가 주어가 된 ‘내가…하였다.’ 라는 교만한 삶이라면

내면은 기쁨도 겸손도 없는

캄캄한 어둠이요 말 그대로 무지몽매한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의 마리아는 진정 내적혁명가입니다.

영적시야는 하느님의 드넓은 지평으로 활짝 열려 있습니다.

이런 가난과 겸손의 텅 빈 마음의 눈에서 환히 계시되는

하느님의 은총의 역사요 여기서 샘솟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입니다.

마리아뿐 아니라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 역시

찬미의 사람이자 내적혁명가였습니다.

“제가 기도한 것은 이 아니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제가 드린 청을 들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이를 주님께 바치기로 하였습니다.

  이 아이는 평생을 주님께 바친 아이입니다.”

아이를 바친 후 마리아처럼 오늘 화답송의 찬미가를 부른 한나입니다.

아무리 현실이 어렵고 힘들어도 좌절하거나 절망해서는 안 됩니다.

한나와 마리아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쁨으로 하느님의 승리를 노래해야 합니다.

하여 모전자전(母傳子傳)이라 한나에게는 사무엘의 아들이 있었고,

마리아에게는 예수 아들이 있었습니다.

새삼 신앙도 보고 배움을 깨닫습니다.

이미 마리아의 태중에서 하느님 찬미와 감사를 배운 예수님입니다.

아마 이보다 좋은 태교도 없을 것입니다.

육신은 늙어 노쇠해도

끊임없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로 마음은, 정신은, 영혼은

늘 푸른 청년의 내적혁명가로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주님은 매일 찬미와 감사의 이 거룩한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 모두를

영원한 청춘의 내적혁명가로 살게 하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