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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22 조회수581 추천수9 반대(0) 신고



2012년 다해 대림 제4주일


<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


복음: 루카 1,39-45






마리아의 엘리사벳 방문


조토(Giotto) 작, (1302-1305), 파도바 아레나 경당


     <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

        코러스란 프랑스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어려운 가정환경을 가진 아이들과 고아들을 위한 최저기숙학교에 부임한 한 대머리 음악선생님과 아이들과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가난하고 온전치 못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이다보니 통제가 매우 어렵습니다. 마티유 선생님이 임시교사로 부임해 오는 날 수위 아저씨가 아이들의 장난으로 눈 부위가 크게 다쳐서 결국 병원으로 실려 나가게 됩니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다 하는 교장 선생님은 매우 엄하게 아이들을 다룹니다. 마구 때리기도 하고 위험한 장난을 친 범인이 자백할 때까지 아무 아이나 독방에 감금을 시키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나 선생님들에게나 지옥과 같은 기숙사 학교입니다.

물론 처음엔 대머리 음악선생님 마티유도 그들의 장난 때문에 곤혹을 치릅니다. 그러나 그는 그들의 본성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고 그들의 잘못을 감싸줍니다. 사실 자신도 작곡가로서 실패한 인간이고 결혼도 실패하여 임시직이라도 찾아야 하는 최저기숙학교의 최저란 말과 잘 어울리는 인간이었습니다.

대머리 음악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노래를 불러보게 합니다. 아이들은 노래를 정말로 못합니다. 그럼에도 선생님은 그날 저녁에 이런 일기를 씁니다.

서툴렀지만 분명 아이들은 노래를 불렀다. 아름다운 목소리도 그 안에 있었다. 아이들에게 뭔가 해줄 수 없을까? 작곡은 두 번 다시 않기로 했지만, 이 결심은 바꾸어야겠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그리고는 오선지를 꺼내어 다시 작곡을 하기 시작합니다. 파트를 나누고 매일 밤낮으로 함께 합창을 하는 아이들의 얼굴에 어느새 외로움의 그림자는 사라집니다. 특히 매우 반항적이었던 모항쥬란 아이에게서 천상의 목소리를 발견하게 되고, 그는 결국 마티유 선생님의 도움으로 정식적인 음악교육을 받게 되어 프랑스의 유명한 음악가가 되게 됩니다. 물론 마티유는 못된 교장 선생님에 의해 학교에서 쫓겨나게 되지만, 실패한 음악가가 아닌 아이들의 재능을 발견하여 교육하는 음악교육자로서 평생을 바치게 됩니다.

교장 선생님은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 아이들을 이용하고 억압하는 사람이었고 결국 누구에게도 사랑을 받지 못하는 불행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마티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었기에 자신의 인생도 변하게 된 행복한 사람인 것입니다. 마티유 선생님의 마음 안에도 좌절이 있었지만, 아이들을 통해 자신도 무언가 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얻었고 사랑으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누구의 마음 안에 믿음과 희망, 그리고 사랑이 들어섰다는 의미는 종교적 입장에서는 하느님께서 그 사람 안에 살게 되셨다는 뜻과 같습니다.

왜 예수님께서 행복을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는 계명을 주셨겠습니까? 이웃을 사랑하여 행복하게 해 주지 않으면, 절대 우리 자신도 행복해질 수 없는 진리를 가르쳐주시기 위함이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면 사랑으로 가득 차고 사랑이 그 안에 잉태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이렇게 인사합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여기서 순서를 잘 생각해야 합니다. 당연히 태중의 열매(karpos)인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이시기에 인간이신 마리아보다 더 복되실 것입니다. 그러나 엘리사벳은 먼저 어머니가 복되시고, 그리도(kai) 또한 그 열매도 복되시다고 인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다음을 더 읽어봅시다.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태 안의 아이가 즐거워 뛰노는 것은 기뻐함을 의미합니다. 태중의 아들이 기뻐하는 이유는 그 어머니가 마리아로부터 인사말을 먼저 들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가 은총으로 가득 차니 아이 또한 기뻐 뛰노는 것입니다.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알 수 있습니다. 또 나무에 따라 열매가 결정됩니다. 사과나무에서 도토리가 열릴 수는 없고 사과가 열려있는데 도토리나무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죽은 나무에서 열매가 열릴 수 없고, 건강한 나무에서 병든 열매가 열릴 수 없습니다. 그 나무에 따라 열매가 열리는 것입니다.

마티유 선생님이 좋은 나무였기 때문에 학생들이 변화되어 좋은 열매가 된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좋은 나무였기 때문에 좋은 열매인 그리스도가 잉태되고 태어나게 되신 것입니다. 내 열매가 싱싱하고 좋은 만큼 내가 복된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다른 누구에 의해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열매 맺게 하는 것입니다.

 

순교복자 수녀회의 김경희 루시아 수녀님의 기억의 치유라는 주제로 한 강연 중에서 이런 사례를 들려주셨습니다.

한 번은 수녀님이 종신서원자 피정을 지도하고 있었는데 한 평범한 수녀님이 갑자기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그 수녀님과 상담을 하다가 그 수녀님의 꿈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고 합니다.

침대에 누워있는데 동굴 안에 웅크리고 있는 어린 자신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늘에서 흰 가루 같은 것들이 눈처럼 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가루가 몸에 닿을 때는 매우 따가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 꿈이 무언지 모르고 고민하고 있을 때, 갑자기 부모님이 면회를 오셨습니다. 그래서 수녀님이 어머니에게 자신을 가졌을 때 혹시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습니다. 엄마의 대답입니다.

네 오빠를 낳고 몸이 너무 아파서 진통제를 복용했단다. 그런데 네가 들어서 있었단다. 엄마는 바로 아이가 또 들어설 줄은 몰랐단다.”

사실 이 수녀님은 어렸을 때부터 몸에 무엇이 닿기만 해도 매우 통증을 느껴서 샤워를 할 때도 때수건으로 문지르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결국 꿈속에서 본 동굴은 어머니의 자궁이었고 그 아이는 자신이었으며 그 하얀 가루는 바로 진통제였던 것입니다. 그 진통제가 피부를 약하게 만들게 된 것입니다. 어렸을 때의 아주 작은 것, 이것은 골수까지 박혀서 어찌 할 도리가 없다고 합니다.

이렇게 자신 때문에 자녀가 병이 들게 되었다면, 그것이 비록 실수라고 하더라도 평생 그 자녀를 보면서는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없습니다. 엄마의 행복은 자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고, 자녀의 행복도 엄마에 의해 결정되는 것입니다.

 

한 번은 어떤 유치원 교사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신의 유치원에 정말 점잖은 아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들을 뿐만 아니라 선생님보다 더 자신의 친구들을 잘 챙긴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안정되어 있는 아이는 처음 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어머니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어머니가 이런 이야기를 하더랍니다.

저는 아기 배었을 때 신구약 2번을 통독했습니다. 그랬더니 보통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아이가 태어난 것 같아요.”

성경을 읽으며 아이만 좋아졌을까요? 성경을 읽으며 어머니는 자신 안에 그리스도를 잉태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태리 로마에서 나폴리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거치는 유명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폼페이의 최후라는 영화로 잘 알려진 지금은 관광지가 되어 있지만 과거에는 매우 번창하였던 폼페이란 도시가 잘 보존되어 지금까지 남아있습니다. 돈과 쾌락의 상징이었던 이 도시는 화산이 터지면서 일순간에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세상 종말의 작은 상징인 것입니다.

이 도시는 2000년 전에 이미 수도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수도관이 매설되어 있어서 각 집에서 수도를 통해 식수를 공급받았습니다. 그런데 당시 평균 수명이 40세도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 수도관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꽤 발달한 문명이었지만 이 물이 지나가는 수도관은 으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깨끗한 물이라고 착각했지만 모두가 납중독이 되어 오래 살 수 없었던 것입니다.

 

내가 납이라면 하느님이 나를 통해 은총을 주려 해도 좋은 물이 갈 수 없는 것입니다. 성모님은 좋은 은총의 통로였습니다. 그래서 당신도 복되시고 아드님도 복되신 것입니다. 그것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자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몸을 전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저도 성체를 영하게 되고, 신자들에게 말씀을 전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저도 묵상으로 깨닫는 것이 많은 것입니다. 내가 행복해 지는 법은 이웃을 행복하게 하려는 마음을 갖는 것뿐입니다. 우리도 우리들 덕에 주위 많은 사람들이 또한행복해지도록 합시다.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신 이유는 우리를 행복하게 하시기 위한 것이었지만, 그것이 아니면 당신도 행복하실 수 없으셨던 것입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 곧 나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내 안에 하느님나라가 잉태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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