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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처음부터 말씀이 그렇게 계셨다/신앙의 해[42]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25 조회수346 추천수1 반대(0) 신고


맑고 청정지역에 사는 반딧불은 칠흑 같은 어두운 밤에 잘 보인다.
이처럼 깊은 어둠 속에서는 작은 불꽃 하나가 의외로 큰 빛을 발한다.
어둠은 빛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지만 빛은 어둠을 꿰뚫어 버린다.
어둠과 빛은 공존할 수 없다.
빛은 어둠을 극복할 뿐이지 없애지는 못한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어둠을 사랑의 온화한 빛으로 감싸 주신다.
그분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어둠 속을 헤매지 않고 밝고 행복해진다.
또한 우리의 죄와 허물을 없애 주시는 빛이 되게 하신다.
하느님께서는 빛으로 오신 당신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사랑의 선물을 주셨다.
오늘 성탄일은 우리가 그 선물을 받는 날이다. 
 

세례자 요한은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다가왔다.”라고 광야에서 설교하였다.
구약의 이사야 예언자는 이 세례자 요한의 설교를 두고 이렇게 말하였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가 들린다. 너희는 주의 길을 닦고 그의 길을 고르게 하여라.”
그렇지만 유다인들은 이 설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오.”
그는 숨기지 않고 분명히 말해 주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반신반의만 하였다.
주님의 길을 곧게 하려고 먼저 온 요한을 다그쳐 묻는 무리는,
따지기를 좋아하는 바리사이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당신이 그리스도도 엘리아도 아니고,
그 예언자도 아니라면 어찌하여 세례를 베푸는 거요?”라며 묻고 또 물었다.
요한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는 다만 물로 세례를 베풀 따름이오.
그런데 당신들이 알지 못하는 사람 한 분이 당신들 가운데 서 계십니다.
이분은 내 뒤에 오시는 분이지만, 나는 이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는 몸이요.”
이것은 요한이 세례를 주는 요르단 강 건너편 베타니아에서의 일이었다.
 

유다인들은 그들의 구세주 메시아의 출현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
그들이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는 메시아는,
화려한 옷을 차려입은 임금으로 거대한 쌍두마차를 타고서는 많은 시중을 거느리고,
성대히 나타날 것이라는 꿈을 가지고 살아오는 그들이었다.
이런 그들에게 이 광야에서 외치는 세례자 요한의 소리는,
어찌 보면 그들을 혼란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당신은 진정 누구요?’라고 계속 따지고 되묻는 것이다. 
 

예수님에 대해서는 복음 곳곳에 아주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다.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셨다.
생겨난 모든 것이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분이 자기 나라에 오셨지만,
백성은 그분을 맞아 주지 않았다.
그분을 맞아들이는 사람에게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
 

이처럼 예수님의 탄생 배경과 하느님의 고매한 섭리가 아주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다.
천지 창조 이전의 세계와 하느님의 영광과 은총,
그리고 하느님의 자비하심이 아주 세부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 빛을 증언하러 온 세례자 요한 역시
빛으로 오신 그분을 그 백성에게 분명히 알려주고 있다.
‘그분은 내 뒤에 오시지만 사실은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 때문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라고 말한 것은 이분을 두고 한 말이다.’라고. 
 

세례자 요한은 광야에서 외쳤다.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함께 계셨는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외아들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영광이었다.
그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
우리는 모두 그분에게서 넘치는 은총을 받고 또 받았다.
모세에게서는 율법을 받았지만, 예수 그리스도에게서는 은총과 진리를 받았다.
일찍이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다.
그런데 아버지의 품 안에 계신 외아들로서
하느님과 똑같으신 그분이 하느님임을 알려 주셨다.”
그렇지만, 그 백성은 요한의 이 외침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과의 관계가 이렇게 분명히 나타나 있는데도,
유다의 백성은 그 빛의 실체와 증언자에 대해서 혼돈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었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다가왔다.’라고 외쳐 보지만 그들에게는 혼돈만 더해지고 있었다.
더구나, 광야에서 그 빛을 증언하는 요한이 외치는 소리에 대해서도,
세상은 아직 반신반의하였다.
어쩌면, 이제 겨우 낌새를 알아차리고 알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당신이 누구시기에?’라고 따지듯이 여쭈는 것이다.

신앙의 해다.
주님의 말씀은 우리 생명을 위한 빛이다.
그분께서는 당신 빛을 드러내시고 당신 생명을 주신다.
우리가 한 처음부터 그렇게 계신
그분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어둠 속에 머물 것이다.
우리는 주님의 빛이 우리 삶에 비치게 하고, 주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을 따라가야 한다.
주님이 아닌 다른 데에서 우리의 행복을 찾지 않아야 한다.
그 빛이 지금도 이 세상에 와서 모든 사람을 비추고 있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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